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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지친 이들이 쉬어갈만한 작은 얘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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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5월 24일.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이다.

그날은 오후에

공공부문 노동자 총력투쟁결의대회 관련 2개의 집회가 예정되어 있었다.

 

공공부문 노동자 총력결의대회 철도본부 집회/ 민영화 계획 추진이 임박해서인지 서울역 광장에 계단까지 꽉 찰 정도로 많은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여의도 총연맹 결의대회/ 곧 통합을 앞둔 공공노조와 운수노조의 깃발이 나란히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부로농원 일이 밟혔다.

일주일 전에 심으려고 불려놓은 옥수수 씨앗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서둘러 부로농원으로 가

몇년 동안 농사를 짓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란

옥수수 밭자리를 다듬기 시작했다.

 

완두콩(?)도 싹이 예쁘게 났다.

 

비가 온 탓인지 1주일 전 10여 가구가 채취해가 성글었던 밭이 또 다시 빼곡하다.

 

제일 인기가 좋은 상추도/ 인기가 별로인 청경채도 잘 자랐다.

 

열무는 더 두면 질겨질 정도로 자랐다.

 

알타리무도 제법 알이 들었다.

 

옥수수는 1주일 이상 물에 불거져

싹눈이 트고, 뿌리가 나와 있었다.

만약 심지 않는다면 모두 죽었을 것이다.

 

우선 커다랗게 자란 풀들을 뽑았다. 

땅이 기름져서 풀들이 쉽게 뽑혔지만,

그래도 농사일은 고된 일이다.

 

백작약/ 부로농원에는 지금도 여전히 꽃들이 가득이다.

 

홍작약/ 약재로 쓰는 백작약과 달리 주로 관상용으로 심는다고 한다.

 

한창 피어나고 있는 꽃창포

 

나날이 꽃봉우리가 늘어나는 흰 수련

 

여물어가는 매실/ 이번주에는 수확을 해야겠다...

 

허리를 숙이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30분 이상 한다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그래도 여럿이 하면 힘이 반감된다.

서로 실없는 얘기도 나누면서 떠들고, 웃는 것이 휴식이 되나보다.

 

주인댁 아들 힘찬이와 그 친구까지 와서 도왔다.

얼추 밭 모양이 갖춰지고,

우리는 간격을 맞추어 한 구덩이에 2알씩

옥수수를 심었다.

 

커다란 풀들을 뽑아내 밭을 만들고, 옥수수를 심고 있다.

 

찰옥수수 중에 키가 작은 종이다.

잘 자라주겠지...

어설픈 농부의 성의보다는

생명의 질긴 힘으로...



하루의 마무리는 노래방에서


열창하는 양호철/ 어떻게 해야 우리의 인생은 bravo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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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듯이...

마치 세상의 종말을 앞둔 것처럼 미친 듯이

하루 종일 놀았다.

 

마루 옆 연못에 내리는 비

 

부로농원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씨앗 옥수수는 물에 불어 있었지만,

밭을 일구어 옥수수를 심겠다는 계획은

비 때문에 실행할 수 없었다.

 

막 피어난 백작약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에

뒷산에 올라가 아카시아 꽃을 땄다.

 

가져간 부침가루를 물에 개고,

부르스타와 후라이판을 펼쳐놨다.

 

아카시아 꽃튀김으로 시작해서

쑥갓 튀김, 곰취 튀김도 해먹었다.

 

물론 아카시아꽃을 따다가 튀김을 해먹자고 시도한 나도,

먹는 이들도 모두 처음 맛보는 거였다.

그런데 정말 맛있었다.

 

튀김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아카시아꽃

 

아카시아 꽃튀김

 

요로케 둘러앉아 잔을 비우고...

 

마루 옆 연못에는 비가 내렸고,

입구의 우거진 숲은 세상과 우리를 갈라놨다.

오동식은 섹스폰을 불었고,

양호철은 낚시대를 물에 담그고 사색에 잠겼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사색에 잠긴 이들...

 

섹스폰을 불고 있는 오동식

 

낚시대를 두리우고 사색에 잠겨있는 병곤

 

병곤이는 수박을 들고 나타났고,

또 누군가는 어느새 술을 충분하게 사왔다.

 

튀김을 하고 남은 재료를 몽땅 섞어

부침을 만들었다.

오~ 이것도 또 새로운 맛이다.

 

튀김을 위해 준비한 곰취, 쑥갓, 참나물 등등

 

남은 것들을 몽땅 섞어 부침을 붙이고...

 

아이들을 위해 고기도 굽고... 경선이 뚝딱해온 부추무침도 맛있고...

 

요런 것도 만들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찬란했던 순간도 마치 빛 바랜 흑백필름처럼

흐린 옛추억이 되겠지만...

 

그러기에 '현재'는 더욱 절실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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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들꽃

다들 힘들어 하는데,

혼자만 봄에 열광하고,

또 봄을 즐기는 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래도 어쩌랴.

내 성정이 그런 걸...

 

다만, 잠시라도 이곳에 들린 분이라면

요즈음 힘든 일이 많은 분이라면 더욱 더

직접 가보지 못해도

맛이라도 보시라... 짧은 휴식이라도 되시라...

 

붓꽃

 


담장 밑에 피어난 꼬들빼기 꽃

 

부로농원에 널려 있는데, 이름을 모르겠다는...



온 산천에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는 아카시아/ 보기도, 향기도 좋지만, 샐러드를 해도, 튀김을 해도 맛있을 거 같다는... 



밭 담울 넘어 홀로 피어난 열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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