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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지친 이들이 쉬어갈만한 작은 얘기들입니다.

20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2/14
    초콜릿(7)
    풀소리
  2. 2008/02/11
    진주의 봄
    풀소리
  3. 2008/01/08
    안개(6)
    풀소리

초콜릿

일찍 가겠다고 했으나

어제도 여전히 10시가 가까워서야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

 

아내는 내게 줄 것이 있다고 했는데, 목소리는 여전히 활기찼다.

성연이는 아내가 선물을 꺼내놓기도 전에 그게 자기가 주는 거라고 우겼다.

아내가 내어놓은 것은 초콜릿이었다.

발렌타인데이 선물이다.

좋다.

 

아내가 준 초콜릿/ 이미 성연이 손을 탔어도 나는 기쁘게 받았다.

 

성연이는 지 엄마가 한 알을 먹었다고 우겼다.

아내는 자기가 아니라고 또 우겼다.

음~ 그림이 그려졌다.

어쨌든 5알 짜리 포장지 안에 4알이 5알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뜯어진 포장지만 아니라면 속을 듯...

 

4알을 3명이 나눠먹자니 또 다시 다툼이 ㅎ

최후의 승리자는 항상 그러하듯이 성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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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봄

길었던 연휴 끝이다.

설날 진주 처갓집에 내려가서 3박 4일 동안 머무르다 오늘 올라왔다.

 

처갓집 담장 옆에 자라는 모란/ 벌써 꽃눈이 통통하게 부풀고 있다.

 

덕유산이든지 고속도로 주변 높은 산들은 여전히 흰눈에 덮여있고,

강물에는 군데군데 얼음이 얼어 있어도

햇살은 밝고 따뜻하다.

 

실제 그런지 아님 내 바램이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어찌돼었든 난 봄으로 느낀다.

 

옥상 텃밭 비닐 덮개 옆에서 돋아나는 강낭콩/ 밤이면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데 어떻게 얼어죽지 않고 자라는지 모르겠다. 아내는 강낭콩이 밤이면 아마 비닐 속으로 머리를 디밀 거라고 한다. ㅎ

 

진주에 있으면서 할머니 산소에 다녀왔다.

2006년 12월에 돌아가셨으니 약 1년 만이다.

 

물론 할머니와 정이 들었기 때문에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할머니 산소 주변 산에서 난(蘭)을 캐고 싶기도 했다.

 

이번에 캔 꽃대가 8개나 올라오고 있는 난/ 뒤에 있는 난은 2006년 12월에 캔 것들이다.

 

산소에 들렸다가 주변 산으로 가니 기대한 대로 난이 지천이었다.

나는 그 중에 꽃대가 돋은 것 몇 포기를 캐왔다.

그 중에는 꽃대가 8개나 올라오는 커다란 포기도 있었고,

대부분은 하나 또는 2개가 올라오는 것들이었다.

 

집에 오면서 화분과 재료를 사다가 8개 꽃대가 올라오는 것을 심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주변 사람들 중에 난을 키우겠다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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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겨울에 왠 안개가 이리도 많은지...

 

아침 출근하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와~

온통 안개다.

 

아침에 피어난 짙은 안개/ 온화한 날씨 탓인가. 오염된 공기를 경고하지만, 가을 안개를 너무나 닮았다. 시야를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너머를 가면 마치 누런 벼이삭에 이슬이 맺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았다.

 

마치 늦가을 새벽 같다.

내 고향은 남한강가이면서 물살이 센 여울이 있는 동네라

늘 안개가 많았지...

특히 가을이면 꾸역꾸역 안개가 피어나고,

아침 등교길 고개마루에서 보면,

마치 산등성이를 감싸고 있는 안개는 바다와 같았지...

 

오늘 안개는

마치 가을 안개와 같았다.

가을처럼 춥기는커녕 시원한 날씨가 그랬고,

짙은 안개가 그랬다.

 

저 짙은 안개 너머로 가면

벼 이삭마다 이슬이 맺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누련 벼가 가득찬 논들이 나타날 것만 같다...

 


안개는 오늘 밤에도 여전히 짙게 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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