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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지친 이들이 쉬어갈만한 작은 얘기들입니다.

20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2/26
    재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5)
    풀소리
  2. 2007/12/22
    동지(冬至)(6)
    풀소리
  3. 2007/12/16
    눈덮인 덕유산(5)
    풀소리

재즈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1.

메리 크리스마스~

올 크리스마스는 마음 껏 놀았다.

24일 밤새 수다와 함께 음주가무를,

그리고 25일은 재즈 공연을...

 

2.

나는 사람의 존재 이유의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음/주/가/무 중 딱 절반인 '음주'만 선호한다.

혹자는 절반이 아니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당당하게 절반이라고 말한다.

'음주'는 '음주가무'의 절반을 차지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글자 수가 그것을 증명하기도 하지 않는가.

 

3.

그런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재즈 공연을 봤다.

사실 내가 재즈공연을 보러 간 것은,

그것도 '예술의 전당'이라는 나와 좀 동떨어진 공간에 간 것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지역 후배가 아내에게 초대권 2장을 주었고,

우리는 크리스마스 저녁에 기꺼이 '예술의 전당'으로 갔다.

 

연주하는 론 브랜튼과 클레

 

4.

먼 거리다.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도 길다란 길을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갔다.

 

공연이 있는 콘서트 홀은 마치 칵테일 파티를 하는 곳 같았다.

먹을 것을 준다더니 정말 주더라.

 

5.

공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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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

징글벨스

Softly As a Morning Sunrise

O Little Town of Bethlehem(베들레험 작은 고을)

Skating(피넛의 스케이팅)

Christmas Time is Here 외


출  연 :

Piano_론 브랜튼 Ronn Branton

Saxophone_클레 Klae

Drums_오종대

Bass_최진배


특별출연

소프라노 김원정

테너 이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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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으로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리더인 피아노 론 브랜튼은 정말 악보도 없이 피아노를 쳤다.

 

6.

공연이 깊어갈수록 재밌어졌다.

음악에는 젠병인 내겐 의외의 일이었다.

 

특히 소프라노 김원정의 흥겨운 몸짓과 짧은 해설은

음악에 문외한인 내게도 즐겁게 다가왔다.

 

사람의 진심이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해진다면...

맑은 거울처럼 상대방에 온전히 전해진 진심이 또 다른 진심으로 또 전해진다면...

 

어쩜 그런 꿈같은 일들이

음악에서는 가능할 것도 같았다.

공자님부터 사람들이 음악에 빠지는 이유가 그런 것일까?

 

그런 꿈같은 일들이 가능하다면 이 공간, 이 시간을 벗어나서도 가능할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무수한 요소들,

심지어 나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무수한 요소들이

진심을 왜곡시키고, 상대방의 진심을 비추는 내 마음의 거울을 얼룩지게 만들겠지...

 

7.

상념은 계속 이어져

예술인들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를 알 것만 같다는 데까지 이어졌다.

 

물론 이런 문화 소비가

어떤 사람들에겐 자신의 지위를 가늠하는 멋들어진 장식도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쓸데없는 상념까지 말이다.

 

어쨌든 멋진 크리스마스 재즈 공연을 보게 해준 후배 서성진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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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

오늘이 동지(冬至)다.

1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날이다.

다른 말로 하면 해는 이제 더 이상 짧이지지 않을 것이다.

내일부터 해는 조금씩이라도 길어지리라.

 

그러기에 동지날을 옛부터 해가 다시 태어나는 날로 봤고,

이슬람의 초승달만큼이나 상서롭게 봤나보다.

동지날 지구에 비치는 햇살 각도. 햇살은 남회귀선에서 수직으로 내리 쬐는만큼 북회귀선 북쪽인 우리나라엔 예리한 예각으로 비껴 내린다./ 그림 : 위키백과

 

어찌되었건 짧고 희미한 햇살을 싫어하는 나에겐

동지란 축하할만한 절기이다.

그렇기에 예전에 나는 동지(冬至) 에 많은 의미를 싣기도 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하는 오늘은 동지에 의미를 싣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진다.

 

해가 길어지기 시작했다고 당장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겨울은 점점 깊어질 것이다.

더욱이 세상살이는 자연현상처럼 그렇게 정해진날 또 춘분이 오고,

봄날이 오고 그러진 않을 것이다.

 

세상살이와 별개로 나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혼자 미쳐 희희덕거리는 것도 오늘은 재미가 없다.

그래. 좀 쉬자.

마침 모처럼 맞은 놀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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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덕유산

지난 금요일(14일) 덕유산을 지났다.

진주 출장길.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지나면서말이다.

 

눈덮인 장엄한 풍경이라 조금 큰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클릭하면 큰 사진이 뜬다는... 아래 사진도 마찬가지...

 

오염없는 투명한 하늘에는 하지만 구름들이 위압적으로 누르고 있었다.

문득 고개를 들어 산을 바라보니

'와' 눈이 덮여 있었다.

그것도 이제 막 내린 것처럼 보였다.

나무줄기 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눈덮인 덕유산

 

내 눈에는 너무나 멋있었다.

무주를 지나면서 높은 산 위로 구름이 걸리고,

산을 훌치고 지나는 검은 구름은 많지 않더라도 눈발을 휘나렸었다.

 

그러나 덕유산은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평지에는 눈 한점 없는데도 산 꼭대기에는 눈이 가득했다.

 

히말리야나 알프스 하고는 다른 풍경이지만

정말 보기 흔치 않은 풍경이었다.

 

나는 후진 카메라였지만

달리는 고속버스 창문을을 통해

찍을 수 있을 만큼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컴퓨터에 다운 받아보니 생각보다는 잘 나온 것 같다.



고속도로를 스치면서 바라본 눈덮인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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