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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지친 이들이 쉬어갈만한 작은 얘기들입니다.

208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9/15
    운동회(4)
    풀소리
  2. 2005/09/07
    벌초
    풀소리
  3. 2005/09/06
    여름의 끝, 맥문동 꽃
    풀소리

운동회

오늘 우리 성연이가 다니는 고양시 원당초등학교 대운동회에 다녀왔다.
학생수가 많아 전교생이 모이는 대운동회는 4년만이라고 한다.
나는 학교(학부모)운영위원이기도 했지만, 운영위원이 아니었어도 성연이 때문에 참석해야만 했을 것이다.

 

얼마 만인가. 운동회에 참가한 것이.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에서도 운동회를 했지만 그리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국민학교 때였던 것 같다.
촌에 있는 학교라 운동회 날이면 학생뿐만 아니라 인근의 모든 주민들이 모두 나왔던 것 같다. 넓은 학교는 미여터질 듯 사람들로 가득 차고, 온갖 잡상인들이 몰려들고, 맛있는 음식들을 가득 싸와 동네 사람들이랑 나눠먹는 것도 참 재미있었다.

 

푸른 하늘 가득 메운 아이들의 소원지/ 아이들 소망이 모두 이뤄지길...



오늘 날씨는 너무나 화창했다. (화창한 것이 좋은 것인가?)
하늘에는 만국기 대신에 아이들이 손수 만든 소원지가 가득 달려 있다.

 

'만국기 대신 소원지라~. 그래. 아무리 더뎌도 바뀌긴 하나봐.'

 

이윽고 아이들이 모였다. 국민의례(아직도 한다.)를 하고, 교장 선생님, 학교 운영위원장 말씀을 듣고, 내외빈 소개를 듣고 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땡볕에 서서 꼼짝없이 들어야 하는 아이들이 안쓰럽다. 물론 선생님들 말씀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지만 말이다.

 

운동회에 모인 아이들/ 행사가 지루한 지 딴전을 피운다. (성연이는 뒤돌아 앉아 있음)

성연이가 있는 1학년 응원석은 아주 난장판이다. 거기에 비해 옆에 있는 2학년 응원석은 벌써 의젓하다. 성연이도 내년이면 저러려나. (물론 점잖은 성연이는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1학년 아이들은 꼭두각시 춤을 췄다.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배려해서 일반 공연 1회, 사진 찍기 위한 공연 1회 등 2회 공연하게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안 그러면 행사 진행이 안 될 것 같다. 열성 1학년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들 하나라도 더 찍으려고 말 그대로 난리다.


난장판인 1학년 응원석

 

1학년 달리기/ 참고로 성연이는 등외



한복입은 솔아

 


한복입은 성연
 



춤추는 성연이와 짝궁/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솔아 긴장해야겠는 걸~~

 


춤추는 솔아와 짝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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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지난 일요일 벌초 다녀왔다.
날씨는 적당히 흐리고, 며칠 사이에 견주면 조금 낮은 기온이었지만 풀을 깎는 동안에는 땀은 비오듯이 흐른다.

 

아버지 산소에서 바라본 풍경/ 고향동네는 산에 가려 보이지 않고, 멀리 남한강 자락이 보인다.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해도 집을 나선 건 6시가 되어서였다.
6시 40분 김포공항 앞에서 함께 가준 형님과 만났다.
가다가 아침을 먹고, 약간의 장을 봐도 9시면 고향 충주까지 도착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길은 생각보다 밀렸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88도로에서 중부고속도로를 들어서자마자 밀리기 시작한 길은 중부3터널이 지나서야 풀렸다.
올해는 추석이 이른 관계로 벌초할 날짜가 며칠 되지 않아 한꺼번에 몰렸나보다.

 

고향 언저리에 들어서니 골짜기는 골짜기대로, 큰길은 큰길대로 벌초 온 이들이 타고 온 차들로 빼곡하다. 내 고향동네에 이렇게 많은 차가 오기는 아마 처음일 듯 싶다.

 

벌초 전진기지(?)인 8촌 형네집에 이르니 벌써 10시다. 예초기를 빌리려니 이미 큰집 형님이 가지고 가셨다고 한다. 어쩔 수 없지. 낫으로 하는 수밖에.

 

예전에 팔아버려 선산은 이미 남의 산이다. 우리 소유였을 때 큰산에 아무 곳에나 산소를 쓸 수 있어서였는지 무덤은 띄엄띄엄 떨어져 있고, 걸어서 한바퀴 돌고 오는 데만도 한나절이 걸리는 거리다. 더욱이 벌목을 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길은 작은 나무들과 풀들로 우거져 헤치고 가기도 힘들다.

 

낫으로 깎는 일은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땀은 눈을 찌르고, 팔은 후들거린다. 허리는 끊어지는데도 돌아보면 제자리다.

 

산 위에서 본 고향동네/ 멀리서 보니 아름답기만 하다.

 

벌초는 길에서 가까운 할아버지(할머니 합장) 산소로부터, 아버지, 증조할아버지(할머니 합장) 순으로 한다. 사실 아버지 산소까지 벌초하면 대강의 일은 끝난 셈이다. 증조할아버지 산소는 큰 편이지만 잡풀이 별로 나지 않아 벌초가 쉽기 때문이다.(잔디 등이 잘 자라고, 잘라줘야 할 잡풀이 별로 없다.)

 

아버지 산소 벌초를 끝내고 마을 쪽을 봤다. 멀리 남한강이 보인다. 물이 흘러오는 곳을 보고 쓰면 부자가 된다고 하는데, 그 물을 보려고 이렇게 높이 썼나보다고 동행한 형님은 말씀하신다.

 

증조할아버지 산소는 벌초할 것이 별로 없지만 거리가 멀어 본격적으로 등산을 해야 한다.
우리는 걷기 쉬운 능선길로 올랐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고향동네가 아름답다. 난 고향에 대한 좋은 추억이 별로 없는데, 멀리서 바라본 고향동네는 아무런 사연도 없다는 듯이 아름답기만 하다. 사람도 그럴까? 한 발 멀리 떨어져서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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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 맥문동 꽃

공원에 맥문동 보라색 꽃이 한창이다.

맥문동은 원래 약재로 유명한 풀이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고 꽃도 예뻐 요즈음은 관상식물로 많이 심는다. 특히 나무 그늘 밑에.

 

맥문동 꽃이 지면 곧바로 가을이다.

아직 맥문동 꽃이 피어 있고, 매미가 운다.

그래도 세월은 무서운 것, 곧 저 꽃도 지겠지...

 

공원에 핀 맥문동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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