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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5
    무서리 맞은 가을풀처럼
    풀소리
  2. 2007/03/23
    봄은 날 기다려 줄까?(6)
    풀소리
  3. 2007/03/20
    화성(華城)(3)
    풀소리

무서리 맞은 가을풀처럼

진보넷에 자리를 잡고 있는 블로거들이 대개 그러하겠지만,

나도 요즈음 참 힘들다.

 

다른 이의 짐을 나눠 질 여력이 하나도 없다....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짐을 짊어지고 있다.

 

사람이라면 대개 다 안다.

짐을 맡기는 쪽도, 꾸역꾸역 짊어지는 쪽도

보기도, 견디기도 힘들고 버겁기는 마찬가지라는 걸...

 

봄풀을 보면서 난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아래 있는 봄풀처럼 잎새 끝마다 영하의 추위에 언 흔적들을 가지고 있지만, 여리디 여리기만 할 것 같은 녀석은 아랑곳 않고, 꿋꿋하고 싱그럽게 꽃을 피운다.

 

출처 : cafe.daum.net/meistersinger

 

거꾸로 봄, 여름을 지나면서 사람이 매달려도 될 것같이 왕성하게 자란 풀들은

가을날 살짝 내린 무서리에도 삶아놓은 것처럼 곤죽이 되어 픽픽 쓰러진다.

 

겉으로 튼튼하게 보이지만, 속으로는 한없이 멍들어 생명을 잃어갔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을 겪으면서 지친 일들이 쌓이고 또 쌓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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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날 기다려 줄까?

어제 학교 운영위원 선거 때문에 아이 학교로 가는 길에 마을버스 창 너머로

어떤 집 마당에 매화꽃이 막 피기 시작하고 있더라.

 

마침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막 피어나는 꽃잎은 나의 불량한 시력에도

너무나 선명하고 청순하게 보였다.

 

그러고 보니 지난 겨울 스스로 다짐했던 여행계획이 그냥 지나가고 있다.

한 겨울 우울증이 피크에 달했을 때, 문득 새만금의 망가진 갯벌 사진을 보면서

봄이 시작될 즈음 저기 한 번 가보자고 결심했었더랬다.

 

사막이 별거랴... 불모의 땅이 바로 사막이 아닌가!

이미 불모의 땅으로 변했을 새만금 갯벌에 가, 그 황량함과 폐허를 느껴보고 싶었더랬다.

 

요즈음, 도무지 짬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노조 일도 바뿐데다 더욱이 야간에 수업까지 듣다보니 그야말로 '사경을 헤매는 지경'이다.

 

봄이 무르익기 전에, 그래서 황량함이 다른 것으로 가려지기 전에 함 가보고 싶다.

 


새만금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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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華城)

3월 17일. 그러니까 지난 주 토요일 나는 수원성, 정식 명칭으로는 화성(華城)에 갔다.

그날은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대의원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처음에는 대의원대회에 빠지려고 했었지만 사람들도 만날 겸, 특해 대회장소 바로 옆에 있는 수원성을 보고싶은 맘에 기차를 타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욕할 사람 많겠다. ㅎ)

 

3시부터 시작이라고 했는데, 4시가 거의 다 된 시간에 대회장에 도착했음에도 행사는 이제 막 시작이다. 더욱이 사전행사가 너무 많아 2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카메라만 달랑 들고 수원성으로 향했다.

 

 

행사장 바로 옆으로는 소나무숲 사이로 수원성을 오르는 길이 나있다. 조금 오르다보니 드디어 성이 나온다.

 


 

무수한 노고가 담긴 흔적이겠지만, 그저 있는 그대로만 보면 성벽은 참으로 아름답기도 하다.



수원성에는 화성열차라고 성을 약 1/3일 정도 도는 관광열차가 있었다.

난 보통 때는 처다도 보지 않는데, 시간도 없고 해서 얼른 탔다.

 


 


요로케 생긴 열차다.

속도도 별로 나지 않는 게, 수원성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권하고 싶다. 가격은 편도 1,500원이다.

 

화성열차를 타고 가면서 제법 사진을 많이 찍었다.

 

 

 



콘크리트로 뒤덮힌 도회지를 빗껴나 앵글을 잡으면 낮설기조차 하다.

 

 





익숙한듯 하면서도 낮선 풍경을 지나다보니 산수유가 곱게 피고 있더라.

 

 




수원성은 당시 기술을 총 동원해 쌓은 군사적 요새이기도 하다.

그래서 온갖 방어진지들이 있다. 평지에는 성 높이가 훨씬 높다. 통곡의 벽이 연상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텅 빈 공간을 지나

 


 



장안문을 지나고,

 


북노적대를 지나 화성열차는 다시 성 안으로 들어갔다.

성 안에서는 사실 찍을만한 풍경이 별로 없다. 화성열차가 기점인 연무대에 도착했고, 나는 거기서 내려 수원성벽을 따라 난 길로 되돌아 왔다.

 

 

전시에 포위됐거나 할 때 이용하려고 만들어 놓은 암문이다.

 



믿기지 않을지 모르지만 대포를 쏘던 포대다.

 

 

 

이윽고 수원성에서 경치가 가장 좋았었다는 방화수류정이다.

 

 

정자 아래로는 정자이름 그대로 버드나무들이 막 봄기지개를 하고 있다.




수류방화정에서 되돌아본 성은 먼 국경의 성처럼 외로워보인다.

 


어릴 때부터 수원성 하면 떠오르게 이미지화된 화홍문.

 

 




장안문을 다시 지나니 시간이 제법 흘렀다.

 

 

택시를 타고 대의원대회장에 도착하니,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선 노회찬 의원이 연설 중이다. 아직도 사전행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저놈의 글씨체에 집착하는 이유가 뭔지... 그리고 그런 것만 눈에 띄는 내 시각은 또 뭔지... ㅎ)

 

 

대의원대회가 끝나면 고양시 대의원들은 사진을 찍어야 '대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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