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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03/06
    강과 바람과 황사(2)
    풀소리
  2. 2007/02/28
    추가합격(15)
    풀소리
  3. 2007/02/22
    우연히 봄을 만나다.(5)
    풀소리

강과 바람과 황사

어제부터 세찬 바람이 내려오더니 오늘은 황사까지 왔다.

자유로 옆으로 한강과 그 너머까지 텅 빈 공간이

오늘은 엷게 낀 황사로 안개처럼 포근하게 보인다.

 

생각하기 싫고, 들여다보기 싫은 '나'를 적당히 가려줄 것 같다.

좋다...

 

성산대교 밑의 바다처럼 넓은 한강에는 모처럼 몰개(파도)가 친다.

어제 내려온 바람이 여전히 머물고 있다는 증거다.

겨울엔 저 강물에 몰개가 칠 때마다 몸과 마음이 움추러졌는데

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가, 아님 따뜻한 차 속이라서 그런가

그져 시원하게만 느껴진다.

 

성산대교를 지나며, 차창 너머로 보이는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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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합격

풀소리[낙방] 에 관련된 글.

낙방을 하고서 완전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제 국역연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혹시 등록 결원이 생기면 등록할 생각이 있으세요?'

 

난 당연히 '네, 그럼요.'라고 대답했다.

마침 우리 노조 상근자 회의중이라 찌릿찌릿 눈총이 많았지만, 어쩌랴. 다니려고 시험본 난 걸...

 

오늘, 아니 12시가 넘었으니 어제인가? 아침부터 전화를 기다렸는데, 오지 않는다.

제길, 결국 안 되는가?...

 

오후에 대구 출장이 있어, 출장기간 동안 등록을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가 국역연수원으로 전화를 했다. 이러저러해서 전화했다고 하니까 그쪽에서는 '아, 풀소리씨세요?'하고 묻는다. 물론 풀소리라고는 안 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그 반문에 나는 추가합격을 예감했다. 결국 2시 쯤 KTX 차 속에서 합격을 통지받았다.

 

함께 출장을 가던 이들은 또 다시 걱정이다. 거기 다니면 노조는 어떻게 하느냐고 말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미 결정한 걸...

 

어쨌든 합격이다. 정신없을 것 같고, 걱정도 많지만, 그래도 투지가 막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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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봄을 만나다.

'나'를 잃고, 유령처럼 바람이 되어

바람을 따라 강변으로 흘러갔다.

 

지난겨울 빛을 벗은 갈대숲은

유령이 되어 바람결에 휘날리고,

깊고 깊은 심연에서 솟아올라

냇물이 되어 경쾌하게 흐르는 봄볕은

몽롱한 꿈들을 깨우며

두꺼운 검은 허물을 들썩이고 있다.

 

잊어버리려 애쓰던 옛사랑의 추억이

불현듯 되살아나는 불면의 밤일지라도,

붉은 여운을 남기며

깜깜한 밤바다로 스러져갈 운명일지라도,

봄날은 어찌 빛나지 않으리...

봄날은 어찌 빛나지 않으리...

 



2년 동안 해온 학교 운영위원 임기가 마무리에 있다.

공금유용의 문제와 성희롱, 성폭행 미수 사건이 동시에 벌어졌고,

그 중심에는 한 선생이 있었다.

 

물론 난 이미 지난해 11월 낌새를 챘지만,

운수산별노조 건설과 통합연맹 건설이라는 핑계로 차일피일 해결을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 끝내 피해를 당한 여선생(보조교사)이 교육부에 진정을 했고,

교육부에서 감사를 했다.

나는 늦었지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으나,

사실 규명조차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결국 학교로부터 자료를 받아내고,

오늘 운영위원회에서 해당 선생에 대한 학교장의 확고한 처리방침을 들었지만,

여전히 뭔가 개운치 않다.

 

웬만하면 덮고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학교장이나 교감이나 행정관료만이 아니다.

학교 주변에 늘 붙어 있는 학부모 위원들도, 증거를 대밀기 전까지는 문제를 덮고가려고 한다.

 

한바탕 전쟁을 준비했지만,

학교측의, 정확히는 학교장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하겠다는 유연한 대응으로

재발 방지와 문제 선생에 대한 확고한 처리에 대한 답변을 운영위원회 회의록에 남기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재발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 선생이 퇴출된다고 해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피해 여선생은 보조교사라는 불안정한 직위마져 박탈당했고,

그동안 당했던 온갖 고초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피해 여선생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여전히 가슴 한쪽이 허전하다.

 

좋은 학교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겠다고 학교 운영위원이 되었는데,

2년 동안 뭘 했는지 모르겠고,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점심을 먹고, 반주를 몇 잔 걸치고 사무실에 들어왔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허이 허이 걸음을 옮겨 샛강 공원에 이르니,

그곳에는 이미 봄이 오고 있더라...

 

빛 바랜 갈대는 여전히 바람에 날리고 있다.

 


겨울 철새가 아직 날아가지 않고 있으니 아직은 겨울인가...

 

샛강의 시냇물은 봄빛이 완연해 경쾌히 흐른다.

양지쪽 돌틈에는 새싹이 파릇하게 돋아나고

 

철이른 냉이는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착한 사람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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