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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9
    향기(2)
    풀소리
  2. 2006/06/26
    월드컵(5)
    풀소리
  3. 2006/06/25
    안타깝다.
    풀소리

향기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무척이나 많은 일들이, 그것도 최악의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지는 등 힘든 출장길에서 돌아왔다.


그럼에도 돌아오는 버스에서 녹음이 짙어진 차창 밖 풍경을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의외로 힘든 일들이 아니라 향기나는 사람들이었다. 외로움이 받쳐서인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사는지도 모르겠다.


음~ 제법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외로운 별처럼, 위태롭게 번식을 이어가는 반딧불처럼 그렇게들 살고 있지만, 한꺼번에 여러 사람들이 슬라이드 영상처럼 스쳐지나가니 괜히 행복해졌다.



한영식.

그는 얼굴이 떠오른 많은 사람 중 한명이다. 지부장과 지부 간부들이 본조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운동의 대의를 잃어가고 있다고 하여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동지들이 모두 떠난 지부 상집 자리를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동지다.


그는 늘 밝게 웃고 있다. 그 웃음이 난 편안하고, 살갑다. 출장기간 자투리 시간을 내 처가에 다녀오는 길에 그와 동행했다. 그의 차편을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저녁에 술 한 잔 할까? oo와 함께.’

‘전 같이 못 있겠지만, 술 한 잔 하세요.’

‘왜? 술 끊었어?’

‘아니요~. 집에 가서 애들 봐야 돼요.’

‘왜? 제수씨도 일 나가시나?’

‘아니요. 이혼한지 오래됐어요.’

 '...'

 

‘그래? 언제?’

‘작년 파업 끝나기 직전에요.’

‘애들 나이가 어떻게 돼?’

‘7살, 3살이요.’


가슴이 쨘해지고, 콧등이 시려온다.

지난해 70여일간 파업을 했었고, 파업을 할 때 이미 몇 달 월급을 받지 못한 상태였으니 가정 경제가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니 어린 아이들을 남기고 떠난 제수씨를 뭐라 할 처지도 아닌 것 같다. 부디 관계가 좋게 회복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음~ 그런데도 늘 웃음을 머뭄고 다닌단 말이지.

남들 다 떠난 상집을 지키고...


그러고 보니 작년 파업투쟁 때 사진이 생각난다.

거리 행진 대열에 한영식 동지는 아이를 안고 있었지.

음~ 그때 이미 이혼한 상태였구나. 아이의 눈동자가 너무나 가슴이 아파 사진을 올렸던 기억이 난다.


그때 사진 밑에 달았던 말이 이랬었지.


우리와 달리 저 초롱한 아이의 눈가에는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하자.”

 

<> 아이를 안고 거리행진 하는 한영식. 저 아이가 그러니까 저 때 2살이었구나.


자주관리기업. 자주관리기업은 그렇게 동지들의 피땀과 눈물, 아픔이 모여 만들어진 것인데, 뭐 뜯어먹을 게 있다고 날파리들이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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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위스와 조별 예선전이 있던 날이었다.

시간이 얼추 밤 12시가 넘었었지.

을지로 3가 환승역은 온통 붉은 색이다.

전철 안도 온통 붉어, 붉은 악마 수송열차 같았다.

 

시간이 늦어 교통편을 이어서, 이어서 가는 길에도 온통 붉은 옷차람이다.

 

...

솔직히 무섭다.

저 힘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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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

5.31일 선거가 끝나고

제법(?) 조용한 중앙당과 달리

우리 고양시위원회는 논쟁의 불길이 번지고 있다.

 

나는 민주노동당이 최소한 상식적 균형만 잡아도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놈의 상식에 여러 논란이 있겠지만, 적어도 상식적으로 접근하려하고,

그런 상대를 인정하는 그런...

 

하지만 당의 모습은 나의 기대를 벗어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상식적 균형이 제법(?) 잡혔다고 하는 우리 고양시위원회에서도

...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에는 상식적 균형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것 때문에 생긴 논란, 논쟁도 있다.



안타깝다.


논의가 결국 정파의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정파’. 모든 게 그놈의 정파문제인가? 그러나 조금만 들어가 보자. 정말 정파문제인가?


모든 잘못에 대한 지적, 모든 비판을 쉽게 한 마디로 ‘정파가 다르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치부하면, 정말 해결책이 없다.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정파 뒤로 숨지 말고 상식선에서 직설적인 논의가 되었으면 좋겠다.



1. 여전히 민주노동당은 서민들의 희망이어야 한다.


참 살기 팍팍하다. 그러다 세상이 망할지라도 확 뒤집어졌으면 할 때가 있을 정도다. 돌아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여전히 민주노동당에 민주노총에 희망을 걸어보고, 자기 역량의 200% 300%로 힘을 쏟고, 기꺼이 희생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서 사라졌다. 열정으로 당의 일에 앞장섰고, 어려운 처지에서도 힘을 보태길 주저하지 않던 많은 사람들이 사라졌다.

그 뿐이 아니다. 지금도 돌아설까말까 망설이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돌아서지는 않는다 해도 이제는 당에 대해 관심을 끄겠다는 이들이 늘어만 간다. 안타깝다. 돌아서는 이들, 당에 대해 관심을 끄는 이들, 이들의 삶은 나아질까? 그들은 또 어디서 희망을 찾을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는지 힘들기만 하다. 당이 처한 어려움, 위기는 한둘이 아니니 말이다. 다 접고, ‘상식’, 우리가 가진자들에게 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상식’ 수준에서 문제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2. 민주노동당의 상식


후보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먼저 공직에 대한 태도에서부터 출발하도록 하겠다. 흔히 ‘공직을 가진 사람은 무한책임을 갖는다.’고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도 자기의 책임이 단 1%만 있어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에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비난하고, 비판하는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인사들이 토론회나 인터뷰에 나와서 흔히 쓰는 말이다. 그리고 그 잣대로 상대 당을 비판하고, 탄핵한다.


그렇다. 무한책임이다. 공직자는 무한책임을 갖는 것이다. 당의 후보가 되겠다는 것도, 후보로써의 역할, 공직에 당선됐을 경우 그 공직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우리가 비판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이른바 보수 부르조아 정당인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에서도 통용되는 ‘상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무한책임’에 대한 상식은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을 넘어서 사람들이 보다 평등하고, 서로 연대하며, 예측 가능한 내일이 보장되며, 맘 편히 살아보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민주노동당에게는 기본적으로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3. 상식의 잣대로 보면


다시 돌아와 우리 얘기를 해보자.

당내 5.31 선거 평가와 관련하여 김해근 동지가 문제를 제기했다. 처음 각 선본에서 올린 선거평가에 대해, 권현숙 선본에서 제출한 ‘평가’ 부분에 대한 덧글이 있었고, 이후 정식으로 비판글을 올렸다.


사실 난 김해근 동지가 정식 비판글을 올린 이후에야 평가서를 읽어보았다.

선본에서도 인정하듯이 권현숙 당원의 출마 때부터 당원들, 특히 해당 분회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시의원 선거가 분회 중심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권현숙 당원은 해당 분회에서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제기의 핵심이었다.


난 그 동지들의 문제제기가 정당하다고 본다. 우리 원당분회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하였다면 나도 당연히 문제를 제기했을 것이다. 그건 권현숙 당원이 후보로서 적당하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와 별개의 문제이다. 그것은 권현숙 당원도, 선본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권현숙 당원은 후보로 선출되었다. 여기서부터 선거를 둘러싼 1차적인 책임은 일단 후보를 자임하고, 선출된 권현숙 당원에게 있는 것이다. 최소한 부로조아의 잣대로 보아도 그렇다는 말이다.


후보 확정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당원, 특히 분회원들이 권현숙 후보에게 흔쾌하지 않았고, 나아가 불만이 많았다는 점은 권현숙 당원 포함하여 지역위원회에 관심이 있는 당원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권현숙 당원이 후보를 자임하였다면, 그러한 악조건을 딛고, 또는 극복하고, 분회원들을 선거로 집중시키는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닐까? 전, 현직 분회장을 포함해서 말이다. 당의 특별당비 거출 또한 당연한 책임 중의 하나이다. 그건 분회원들 얼굴을 모르고 알고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책임의 문제이다.


그러나 권현숙 선본의 평가를 보면 분회원들을 선거로 집중시키지도 못했고, 당 특별당비도 제대로 거출하지 못했다. 선거 평가서를 보면 그 이유가 마치 전현직 분회장들의 보이콧과 그동안 활성화되지 않은 분회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표현들이 있다. 설령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제1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후보나 선본이 전, 현직 분회장과 분회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그렇게 판단하는 후보와 선본을 보면서 난 오히려 후보가 준비가 덜 되었거나, 본인이 져야할 책임감을 제대로 못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밖에 판단할 수밖에 없다.



4. 앞으로...


권현숙 선본의 지방선거 목표가 제1 목표는 ‘당선’, 제2 목표가 ‘분회 활성화’이다. 지금도 여전히 그러한 목표 설정이 정당했다면, 나아가 분회가 당의 골간조직(정식 조직도 상의 조직)이고, 핵심 활동 공간으로 상정한다면, 권현숙 후보와 선본 평가에 참가한 동지들이 분회 활성화를 위해 보다 고민하기 바란다. 여전히 과제로 있는 선거 목표를 이행하는 건 어쩜 후보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지역위원회도 힘들지만 분회(원)는 더욱 힘들 것이다. 가뜩이나 당원들의 당에 대한 열정도 예전 같지 않다. 장기로 비유한다면 원래부터 실력도 초보자였는데, ‘차(車)’도 ‘포(包)’도 다 떨어진 상태라고나 할까? 그래도 어쩌랴. 앞장서는 이들이 좀 더 힘을 써야지 않겠는가?



5. 끝으로


내가 알고 있는 내용 하나를 사족으로 덧붙인다.

행신 분회의 현 분회장은 최김재연 동지다. 전, 현직 분회장이 선거에 제대로 결합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도 포함되기 때문에 조금 덧붙인다.


선거전에 돌입을 전후하였던 시점이었을 것이다. 최김재연과 그 남편인 김해근 동지는 내게 전 분회장인 심경구 동지가 행신지역 시의원 선거에 어떤 식으로든지 결합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나도 선거 이후에 혹독한 비판을 할지언정 선거기간에는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판단하여 그러마하고 답하였다.


나는 바쁜 노조일로, 나쁜 건강상태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 날 심경구 동지에게 전화해 보니 이미 후보와 만난 다음이라고 하였다. 상세한 내막을 묻지도 않았지만, 간단하게 들은 이유도 느낌만 있을 뿐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니 여기에 쓸 것도 없다. 그러나 결과는 나서서 돕지 않는 것이었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건 최김재연, 김해근 두 동지가 후보와 심경구 전 분회장이 서로 합심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과 함께, 두 사람이 만든 자리에 참석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후보뿐만 아니라 심경구 전 분회장이 적어도 분회 지방선거를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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