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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6/03
    메밀, 메밀꽃
    풀소리
  2. 2005/06/03
    <초청> 고양시위원회 정치포럼
    풀소리
  3. 2005/05/30
    음악, 노래.(1)
    풀소리

메밀, 메밀꽃

엇! 저게 뭐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장소에 있었다.
앉아서 보니 누가 일부러 키운 것도 아니다.
빗물에 실려온 조그만 흙덩이에 용케 싹을 틔웠나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가는길,
팍팍한 시멘트 포장도로 옆에 기적처럼 피어난
메밀, 메밀꽃이다.

 

 

잎새가 조금 시들어 있다.
6월의 햇살을,
숨막히는 광합성을
조그만 흙덩이가 품은 물기로는 감당하기 어려운가보다.

 

그래도 싱싱한 꽃을 피웠다.
머지 않아 열매도 맺겠지.
여린 순이 부러질까봐
빗물통에 살짝 동여놓은 손길이, 시선이 아름답다.

 

온통 시멘트 더미 속에서 기적처럼 자란 메밀, 메밀꽃

 



서울본부 앞길은 내 통학로였다.
옛날 다니던 중학교를 보고 한 컷 찍었다.
지금은 강남으로 이사간 동북중학교다.




멀리 보이는 흰 건물들이 내가 다니던 옛날 동북중학교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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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고양시위원회 정치포럼

<초청> 제4차 정치포럼

 

제목 : 노동운동의 위기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일시 : 2005년 6월 3일(금) 오후 8시
장소 :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 사무실

 

발제 :
 - 해방연대(준) 김정호 (서울의류업노동조합 위원장)
 - 전진 한석호

 

<발제 소주제>
▲ 노동운동의 위기와 그 원인.
▲ 귀족노동조합(노동자)이라는 이름매김은 타당한가.
▲ 비리 그리고 검찰 수사와 예상되는 문제점들.
▲ 노동운동의 위기극복 어떻게 가능한가.

 

노동운동이 위기라는 사실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 민주노총 마크가 있는 조직잠바 입기가 쑥스럽다는 동지들이 많았을 정도입니다.
한국노총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심지어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서도 비리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 비리문제는 검찰에 의한 외부의 개입이 아니라 강력한 자정능력을 가져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수사하는 것은 썩은 정치권과 재계의 수준으로 노동조합 특히 민주노총의 도덕성을 떨어뜨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중적으로 그렇게 인식될 때까지 칼날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교차하여 터트릴 것이라고 합니다.
검찰이라는 외부세력에 의한 치욕스러운 개입이 아니라, 내부의 강력한 자정력을 가지고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한편으로는 플랜트노조나 하이닉스노조처럼 깨지고 짓밟히고,
한편으로는 비리가 드러나고, 귀족노조라는 비아냥을 듣고, 귀족노조 소리 듣는 대기업 노동조합은 침묵하고...

 

민주노총이 망하면 단지 민주노총만 망하겠는가 하는데 고민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민주노총이 망하는 순간 민주노동당도 그리고 민중의 삶도 다 망할 것이라는 게 제 판단이고, 걱정하는 여럿의 판단입니다.

 

민주노총은 우리 사회를 민주화시키는 길에 언제나 선봉이었으며, 민중의 생존권을 보호하는 방파제였습니다. 수 없는 열사들의 피를 먹으면서 지켜온 노동운동, 민주노총/ 도대체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당원 여러분을 포럼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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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노래.

* 뻐꾸기님의 [음악 이어받기(젊은바다로부터)] 에 관련된 글.

음악. 노래.
난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낯설다.
유난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의 나는 제일 못하는 게 책읽기와 노래부르기였다. 나도, 나도 할 분들이 있겠지만 부끄럼을 타는 정도가 특히 심했다.
국어나 영어시간에 돌아가며 책읽기를 할 때면 늘 긴장되고 진땀이 났다. 음악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시험 보기 위해 마지못해 노래를 할라치면 하늘이 노래졌다. 우리 가족과 친척들은 한 때 내 노래를 듣는 게 소원이기도 했다.
그런데 적성검사에는 음악 점수가 제일 높았다. 놀라웠다.

 

마흔이 넘고, 언론 인터뷰에 방송까지 출연하면서 부끄러움은 이제는 많이 누그러졌지만 노래는 영 낯설다. 물론 투쟁가는 무수히 불러왔지만 말이다. 혼자 음악듣기도 제대로 못하는 건 가난한 성장과정과 무관하지 않다. 난 나를 위한 뭔가 장비를 산 것은 10여년 전 회사 다니며 산 아이와 카세트와 지난해 말에 산 디카가 고작이었던 것 같다. 물론 전에도 있겠지만 기억나는 건 그렇단 말이다.

 

뻐꾸기님의 이어가기 바톤을 받고 순간 당황했다.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노래가 몇 곡이지만, 단편적인 가사 정도였을 뿐이다.
온전한 것은 지난 2월 초순 내가 진보 보로그를 막 개설하고 났을 때 누군가의 불로그에서 들은 정태춘, 박은옥의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라는 노래다.

 

그때의 느낌과 그 노래로 뻐꾸기님에게 보답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내가 제대로 못하면서 다른 이에게 바톤을 넘길 자신도 없다. 용서하시라.



문득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라는 제목을 보고
서늘한 상념에 잠시 기억을 멈추었다 클릭한다.

 

정태춘, 박은옥의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다
노래가 흐르고, 가슴 시린 기억과 상실감이
차갑게 아스팔트에 젖어드는 겨울비처럼 무겁게 내린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기다려도 아직 오지 않은 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막차가 떠나고 남은 거리에
아직도 첫차를 기다리는 이 누구인가.
...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정태춘/박은옥)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니
눈물 같은 빗줄기가 어깨 위에
모든 걸 잃은 나의 발길 위에

 

싸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 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 번 더 나부낀다

 

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 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어둔 길모퉁이 돌아 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 막차로 떠나가고

 

그 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 긴 어둠 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너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고

 

다시 올 봄의 화사한 첫차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오늘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겠니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마
첫차는 마음보다 일찍 오니

 

어둠 걷혀 깨는 새벽 길모퉁이를 돌아
내가 다시 그 정류장으로 나가마

 

투명한 유리창 햇살 가득한 첫차를 타고
초록의 그 봄 날 언덕길로 가마
초록의 그 봄 날 언덕길로 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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