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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

 

1.

점심으로 콩국수 한 사발 말아먹고

모처럼 일요일에 사무실에 나왔다.

 

집에 있어도

집을 나서도

밀린 일은 끝이 없고

쉬는 날에 넓다란 사무실에 와서 혼자 일하면

일에 능률이 오를까 기대했는데

이런, 너무 덥다.

 

4월 중순이 이러하니

5월부터 8월까지(임기가 그 때까지^^) 어찌 버틸꼬?~.~

 

암튼, 생각난 김에

콩국수에 대한 얘기나 간단히 하자.

 

2.

여러번 콩국수를 해먹었지만

뭔지 모르지만 2% 부족했다.

 

지난 수요일에 서울에 갔다가

어떤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김치찌개, 섞어찌개 같은 것들이 1인분에 6천원이고

어랍쇼, 콩국수가 1그릇에 8천원이라고 붙어 있다.

 

이거 뭔가 있나 보다 싶어서 콩국수를 주문했다.

헌데,

흔하게 고명으로 얹은 계란, 오이채, 토마토 따위 하나 없이

샛노란 콩국에 쫄면같은 국수만 달랑 그릇에 담겨나왔다.

뭔가 범상치 않군, 하면서 젓가락을 들이댔더니

오호, 이 고소하고 질박한 콩국의 맛에

쫄깃한 국수가 씹히면서 어우러지는 것이 훌륭했다.

 

두부 해먹으라고

부모님과 처가에서 작년 가을에

각각 국산콩 2말씩 보내주셨는데

두부만으로는 다 소화하지 못하고

이제 두유랑 콩국수도 열심히 해먹어야 할 판이라서

집에 와서는 곧바로 인터넷을 뒤졌다.

 

3.

그리하여 오늘

내가 만들어본 것 중에서

가장 맛있는 콩국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결론...

맛있는 콩국은

좋은 콩과 물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

예전에 고소한 맛을 보강하려고

땅콩이나 잣 같은 걸 조금씩 넣기도 했는데 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아, 간을 맞추려면 약간의 소금은 있어야 하는구나.

 

-콩을 찬물에 충분히 불린다. 여름은 6시간쯤, 추울 때는 밤새...

-끓는 물에 8분쯤 삶는다.

-찬물로 씻고, 주물러서 콩껍질을 완전히 제거한다.

-콩과 물을 1:1로 넣고 믹서에서 곱게 간다.

-이렇게 만든 콩국이 너무 진하면 저마다 입맛에 맞게 물로 약간 희석하면 된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

-콩을 오래 삶으면 메주콩 냄새, 즉 콩내가 많이 난다.

-콩을 덜 삶으면 콩 특유의 비린내가 난다. 적어도 5분은 넘겨야 한다.

 (시간이 애매하면 삶는 도중에 콩을 꺼내어 먹어보라~)

-콩껍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콩물이 부드럽지 않고 씹히는 건데기가 많다.

 

콩국이 다 되었으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국수를 말아 먹으면 끝.

국수는 어떻게 하느냐고?

오늘은 일단 집에 있는 소면으로 때웠는데

생면을 사다 써도 좋고

아니면 밀가루만 갖고 반죽을 치대서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좋겠지.

 

콩국수 좋아하는 분들, 한 번 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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