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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6/25
    [가문비] 보충수업 유감(8)
    손을 내밀어 우리
  2. 2010/04/26
    [가문비] 멀티메일(4)
    손을 내밀어 우리
  3. 2010/02/17
    1등만 좋아하는...(2)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9/09/25
    [가문비] 사랑해~(3)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9/06/25
    [가문비] 방과 후 학교를 마다하는 이유(23)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8/11/07
    [가문비] 칠판청소를 잘해요~(5)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8/05/08
    [가문비] 어버이날 선물(7)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8/03/24
    강박증 2(2)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7/08/24
    [가문비] 산 두부는 이제 안먹을래(16)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7/06/26
    [가문비] 문자메시지(3)
    손을 내밀어 우리

[가문비] 보충수업 유감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가문비] 방과 후 학교를 마다하는 이유] 에 관련된 글.

 

어제 가문비네 반에서는

45명의 학생 중에서 14명이 담임에게 불려갔다고 한다.

방학중 보충수업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녁에 가문비는 아빠한테 항변했다.

-아니 보충수업을 안하겠다는 것이 왜 학교를 못믿는 거야?

-보충수업을 안한다고 하면 싸가지가 없는 거야?

-보충수업 안하는 것이 사교육을 믿어서라는 게 말이 돼?

-보충수업 안한 학생이 나중에 잘되는 걸 못봤다는데?

-내년에 학교 앞에 각 대학 입학생 명단 붙으면 내가 보충수업 안한 친구들 이름에 동그라미 표시해줘야겠어...

등등등등....

 

가문비의 뜻은 변함이 없고

아침에 급히 선생님께 보내는 편지 하나 썼다.

말하고 싶은 거 다 해버리면

나도 싸가지 없는 부모가 될까봐서

성질 죽이고 썼다.

 

 

OOO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항상 아이들의 생활과 진로에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문비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선생님을 믿고 의지하고 있기에 이런 의견을 드리는 것이 다소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혹여 서운하게 여겨지는 대목이 있더라도 제 뜻은 결코 그러한 것이 아니니까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바로 방학 중 보충수업에 대한 얘기입니다.

 

대입 수능이 140여일 남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방학은 아이들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도 고3 여름방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학교 보충수업을 통해서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을 강조하시리라고 믿습니다. 선생님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방학 중 보충수업을 받지 않고 집에서 혼자 공부하겠다는 가문비의 생각도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일찍부터 사교육이나 선행학습보다는 학교수업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스스로 공부해온 가문비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가문비는 야간자습보다 집에 일찍 돌아와 혼자서 공부하는 습관에 익숙해져 있기도 합니다. 또한 자신의 취약점에 대해서도 비교적 잘 분석하고 있기에 방학 중에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도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선생님께서 다소 우려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가문비를 통해 전해듣고 선생님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런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학교와 선생님께서 주시는 배려와 관심과 사랑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가문비가 자신의 뜻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선생님의 건강과 OO고등학교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0. 6. 25.

이가문비의 아버지 이 성 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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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멀티메일

한 달에 한번 있는 슈퍼선데이날

가출한 우리 아빠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서 계속 먹고 자게 된다는 고삼병

에 걸린 큰딸은 배가 고픕니다 오

늘도 일박이일은 하지 않습니다

같이 점심먹기로 해놓고 친구랑

놀러나갔다 온 작은딸도 배가 고

픕니다 아빠는 전화를 받지 않습

니다 매일매일 학교에서 불러주

는 행복한 고삼 가문비는 버림받

았습니다 그래도 와사비콩은 여

전히 맛있습니다

 

제목 - 전화 왜 안받아ㅠㅠ

주제 - 아빠에 대한 원망과  와사

           비콩에 대한 예찬

표현법 - 반어, 반복

 

사실 가문비는 공부가 하기 싫습

니다 그래서 오분째 아빠한테 멀

티메일을 쓰고 있습니다 아빠는

과연 언제 오실까요 정말 미스테

리합니다

(04/25 6:06 PM)

 

<각주>

-아빠는 어디에? - 서울 강남에서 있었던 결혼식 주례를 맡으러 갔음.

-슈퍼선데이 - 고3 가문비는 매달 마지막 일요일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임.

-일박이일 - KBS2 티비에서 일요일 저녁에 하는 예능프로그램.

                     가문비가 본방사수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인데 천안함 사고 이후

                     결방을 거듭하고 있음.

-와사비콩 - 콩에 와사비분을 입혀서 독특한 맛을 내는 과자. 맥주안주로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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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좋아하는...

<올림픽> 한국, 2위 도약..역대 최고 성적 도전

연합뉴스 | 입력 2010.02.17 11:42 | 수정 2010.02.17 16:12

 

(밴쿠버=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믿기지 않는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고 있다.
전날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모태범(21.한국체대)이 한국 빙속 첫 금메달을 딴 데 이어 17일(이하 한국시간)에는 이상화(21.한국체대)가 아시아 여자선수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한국의 종합 순위는 수직 상승했다.
 

---------------------------------------------------------------------------------------------------------------------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답게

동계올림픽 메달현황에 대한 언론의 보도 또한 1등(금메달) 중심이다.

 

이전에 시드니 올림픽때 우연히 공식사이트 갔다가 알게 된 사실은

다른 나라 언론에서는 전체 메달 순으로 보도하고

어떤 곳은 나라별로 굳이 순위를 매기지는 않는다는 것.

 

새삼스런 일이지만

온통 1등만 다루고 있는 기사들을 보다가

옛 기억에 다시 한번 찾아봤다.

 

우선, 밴쿠버 올림픽 공식사이트...

http://www.vancouver2010.com/olympic-medals/

한국은 독일(9), 미국(8), 프랑스(7), 캐나다(5)에 이어서

전체 메달 4개로 스위스와 함께 5위에 랭크되어 있다.

 

다음, CNN의 동계올림픽 사이트...

http://sportsillustrated.cnn.com/olympics/2010/medals/tracker/

올림픽 공식사이트와 마찬가지인데

좀 다른 점은 나라 앞에 순위 같은 건 아예 표시되어 있지 않다는 거.

 

그래봤자 메달에 의미를 부여하는 한

어차피 3등까지만 기억하는 거 아니냐고 따지면

일일이 기사까지 분석해야 답할 수 있는데,

지금 일정이 있어서 곧바로 나가야 하니까

똑똑하고 시간 많은 동무들이 좀 도와주시기 바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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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사랑해~

이삼일 전이었나,

아침 9시 반쯤 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큰딸이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

 

가문비 문자였다.

아니 이 시간이면 한참 수업하고 있을텐데

이게 무슨 문자람?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한손으로 급히 답문을 보냈다.

"그럼, 근데 왜?^♡^"

 

금세 다시 답이 왔다.

"사랑하니까   "

 

뭐야, 이거...이 시간에 학교를 나와서 딴데 있는 건가?

난생 처음 있는 일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슬며시 걱정도 되고...

그래도 나도 바빠서 일단 넘어갔다.

 

점심시간에 다시 생각이 나서 문자를 하나 보냈다.

"별일 있는 건 아니지? 점심 맛있게 먹었니? 홧팅^.^"

 

좀 있다 보니까 답이 와 있다.

"그냥 한문시간에 효성 관련 지문 배우고나서 부모님한테 문자보내기 했어~

 난 이제 밥먹고 있음!"

 

에효...그러니까 수업중에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모두가 (금지된) 휴대폰을 꺼내서 일제히 문자를 보냈다는 거?

 

나중에 가문비한테 물어보니

나처럼 당황스러워하면서 답을 보낸 부모들이 제법 있었던 듯...

 

아빠, 실내화 안가져왔어. 아빠, 수업료 냈어? 아빠, *월 *일 한겨레 광고 좀 구해 줘.

이런 문자에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는데

사랑 어쩌고 하는 문자가 오는 순간 슬며시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은

나도 어쩔 수 없는, 고정관념에 찌든 기성세대라는 거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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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방과 후 학교를 마다하는 이유

그저께 밤이었나,

새벽 2시쯤 집에 왔는데, 

느티는 자고 가문비는 아직 깨어 있다.

 

아빠를 보고는 가문비가 사인 받을 게 있다고 뭔가를 들고 왔다.

여름방학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보충수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그걸 부모도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지 뭐.. 근데 뭐라고 써?

-아, 내가 이유서는 써놨어.

=어디 보자.

-여기...

 

아래, 가문비가 쓴 "방학 중 방과 후 학교 불희망 사유서"를 그대로 옮겨둔다.

 

-----------------------------------------------------------------------------------------------------------------------

 

   방학 중 공부는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가장 취약한 과목은 영어이며,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 때는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제가 들었던 학교의 영어 보충 수업은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하는 한국어 해석 방법보다는 영어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고 싶고, 앞으로 그 방법으로 공부를 계속 해 나갈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에서 선생님께서 불러주시는 단어의 뜻을 받아 적고 주요 숙어에 밑줄을 긋는 것보다는, 혼자 집에서 영어 뉴스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며 머릿속에 청각 이미지가 자리 잡게 해 영어를 쉽게 파악하는 것을 공부하는 쪽이 훨씬 더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도상의 문제이겠지만, 방학 보충의 일관적이고 수박 겉핥기식인 수업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작년 겨울 방학, 수학 같은 경우에는 약 30시간 동안 수학1 전체 범위를 배웠는데, 짧은 시간 동안 어렵고 복잡한 내용들을 많이 배워서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념 설명을 듣고 대표적인 예제 몇 문제를 다룬 뒤 바로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 버리니까 무언가를 배웠는지조차 헷갈리고요.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 같은 경우에도 현대문학, 고전문학, 비문학 등 많은 분야들이 있는데도 모든 학생들은 고전 문학만 배워야 했습니다. 과목마다 몇 분야로 나눠서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방학 보충이 진행된다면 좋겠지만, 현재 우리 학교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저는 그저 잘하는 부분 못하는 부분 상관없이 훑어보는 식의 수업을 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만 느껴집니다.


또한 저는 흔히들 말하는 야행성입니다. 동생이 잠자리에 들고 난 후인 밤 11시 이후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실제로 그 때 훨씬 효율이 좋기도 하고요. 방학 때만이라도 그런 생활 습관을 제가 조금 더 효율적인 시간대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쪽으로 바꿔서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대비해서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들 많이 말씀하시지만, 그건 내년에 가서 생각해도 될 문제이고 일단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저는 이번 여름방학 보충 수업을 희망하지 않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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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칠판청소를 잘해요~

어제 저녁

가문비네 학교에서 대입설명회를 한다고

부모님들 오라고 그랬는데

나는 그 시간에 서울에 있었다.

 

여차저차 못가서 미안하다고

가문비네 담임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2통의 문자가 연달아 왔다.

 

"네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문비 학교생활 잘하고 있구요

오늘 과학대회 준비하러 가더라구요"

 

"따님 덕에 교실칠판도 반짝반짝하구요

감비가 수학을 잘한다고^--^*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해요

늘 건강하세요"

 

밤 늦게 집에 돌아와서 가문비한테 물었다.

-칠판이 반짝반짝하다니 뭔 말이냐?

=아, 청소할 때 내가 제대로 하는 게 칠판닦기밖에 없거든.

-맨날 벌청소하는 건 아니구?^.~

=ㅋㅋㅋ

 

지난 봄에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불러서

담임을 만난 적이 있다.

올해 처음 발령받았다고 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뭔가 하나 이상의 칭찬거리를 갖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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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어버이날 선물

 

어젯밤에 서울에서 모임이 있어서 갔다가

막차도 보내고 밤은 꼬박 새고

얼마만이냐 KTX 첫차를 타고 부랴부랴 집에 돌아왔다.

 

밥상을 차려놓고

얼른 밥먹으라고 불렀더니

가문비가 카네이션 꽃송이 하나와

책 한권을 갖다주고선 다소곳이 식탁에 앉는다.

 

아하, 오늘이 5월 8일이었구나,

가문비는 곧 학교로 달려나가고

책갈피를 펼쳤더니.....

 

아빠!

항상 밖에서도 바쁘시고

집에서도 딸들 챙기느라

힘드시죠?

앞으로는 말 잘듣고

일찍 일어나는(??) 가문비가

되도록 노력할께요.

 

큰딸이 아빠 많이많이 사랑하고

언제나 응원하고 있는 거 알죠?

아빠- 힘내세요~!!

 

2008. 5. 8

'사랑스러운' 큰딸

가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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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2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강박증] 에 관련된 글.

금요일밤에는

예기치 않게 몇 팀을 동시에 또는 연달아 만나는 바람에

술을 연거푸 마셨고

결국엔 많이 취해서 새벽 3시가 다 되어 집에 왔던가.

 

그리고는 습관대로 거실에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코 드렁드렁 골면서

취중에 잠이 들어버렸겠지.

 

얼핏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50분,

와아아아아아아악~~~~

오늘은 꼼짝없이 지각이구낫,

이가문비!! 이가문비!! 빨리 일어나,

밥도 굶고 아빠차로 빨리 가야겠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가문비방으로 들이닥치는 찰나

안방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학교 안가는 토요일이야!

 

어잉?

.......

그렇구나.

그럼 다시 자야지.

그대로 거실에 누워 술기운 가실 때까지 잤다.

 

그러고 보니 학교 안가는 토요일 전날이라서

맘 편하게 술 마신 것 같기도 하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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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산 두부는 이제 안먹을래

집에서 두부 만드는 것에 참 관심이 많았지만

천연간수를 구하는 문제가 걸려서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8월초에 강릉 처가에 갔다가

천연바닷물간수를 2리터쯤 구해 왔다.

 

그 뒤로는 틈틈이 순두부와 두부를 만들어 먹는다.

저녁에 콩을 불려놓으면 아침에 순두부를 먹을 수 있고

(수련회 가서 순두부 해먹었더니 밤새 술먹었던 속이 말끔히 풀리더라~~)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두부 굳히는 것까지 가능하다.

 

두부를 두어번 만들고 나서

가문비가 일종의 폭탄선언을 했다.

 

"나 이제 마트에서 사온 두부는 안 먹을거니까 아빠가 알아서 해!!"

 

가문비가 가장 즐기는 반찬 중의 하나가 두부인데

집에서 만든 두부를 조달하라고 하니

꼼짝없이 일주일에 한두번씩 두부를 만들게 생겼다.^.^

 

참, 천연간수는 쇼핑몰에서도 팔더라.

1.5리터 용기 가득 채워서 6병에 1만원이고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다.

8월초에 갖고 온 간수가 거의 바닥나서

주초에 6병 주문해서는 그 중에 2병은 이웃집 임모 동지한테 선물했다.

 

자, 그러면 두부를 만들어 보자. 참 쉽고 즐거운 일이다.

 

1. 콩을 불린다. 머그컵 하나를 불리면 2컵 정도 분량이 되고 두부 한모쯤 만들 수 있다.

2. 불린콩의 2배 정도 되는 물을 부어서 믹서로 간다.

3. 베주머니에 넣어서 콩물만 짜낸다.

   (->베주머니 안에 남은 건 바로 비지다. 비지찌개, 비지전 만들어 먹으면 된다)

4. 한번만 짜내면 좀 아까운 듯하니까 아까보다 절반쯤의 물을 비지와 섞어 한번 더 믹서에서 갈고 베주머니에 넣어서 콩물을 짜낸 다음 처음의 콩물과 합친다.

   (->3번째에도 뭐가 나오는가 싶어서 시험삼아 해봤더니 거의 두부가 안나오더라. 두번이면 충분)

5. 콩물을 저으면서 팔팔 끓인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 잠시 한눈 팔았다가는 거품이 일면서 순식간에 콩물이 넘치므로, 찬물을 한컵정도 준비해 두었다가 넘쳐오르면 저으면서 찬물을 끼얹어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함!!)

6. 뜨거운 콩물을 체에 걸르고 천연간수를 마른 콩의 처음 분량만큼 넣고 그냥 둔다.

7. 잠시 후, 뭉게뭉게 응고된 덩어리가 생긴다. 이걸 살짝 끓이면 덩어리는 더욱 선명하게 되고 물은 맑아진다. 바로 순두부다. (->신김치 썰어넣고 약간의 양념간장을 더해서 먹으면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8. 순두부를 두부틀에 넣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두면 두부가 된다.  따뜻할때 양념간장에 찍어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으로 살짝 보자.

이게 순두부...

 

집에서 만든 두부틀에 베보자기를 얹고...

 

응고된 두부를 떠넣고 위를 눌러서 두어시간 지나면...

 

요렇게 두부 모양이 나온다. 생긴 건 투박해도 맛은 그만이다.

 



두부틀을 파는가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옥션에 하나 올라와 있는 것이

편백나무(히노끼)로 고급스럽게 만든 두부틀 하나에 33,000원이다. 으악.

천연간수를 파는 쇼핑몰에는 플라스틱 두부틀이 있는데 그것도 15,000원....쩝

 

그래서 마트에 가서 990원짜리 플라스틱 보관함을 세개 사다가

드릴로 5mm 구멍을 숭숭 뚫어서 뚝딱 만들었다.

돈벌기 정말 쉽다. ㅋㅋㅋ

그 중에 하나는 임모 동지한테 천연간수하고 같이 선물했더니

목공의 재주를 갖고 있는 이 동지가 나중에 나무로 하나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고마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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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문자메시지

요새 가문비가 잘 때 술취해서 자거나 밖에 있는

불량 아빠님!  큰딸 작은딸은 이제 잔다~! 굿나잇

 

6월 모모일 새벽 1시 57분에 온 문자메시지이다.

 

블로그가 너무 썰렁해서 남겨 본다.

오늘은 일찍 귀가할 수 있나 모르겠다.

저녁무렵 간단한 회의도 하나 있고,

7시부터는 성평등 교육 받으러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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