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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4/26
    [가문비] 멀티메일(4)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9/06/25
    [가문비] 방과 후 학교를 마다하는 이유(23)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9/04/02
    상암경기장에서 김연아를 보다(10)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8/05/08
    [가문비] 어버이날 선물(7)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8/03/24
    강박증 2(2)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7/10/05
    학부모 시험 감독(5)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7/06/26
    [가문비] 문자메시지(3)
    손을 내밀어 우리

[가문비] 멀티메일

한 달에 한번 있는 슈퍼선데이날

가출한 우리 아빠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서 계속 먹고 자게 된다는 고삼병

에 걸린 큰딸은 배가 고픕니다 오

늘도 일박이일은 하지 않습니다

같이 점심먹기로 해놓고 친구랑

놀러나갔다 온 작은딸도 배가 고

픕니다 아빠는 전화를 받지 않습

니다 매일매일 학교에서 불러주

는 행복한 고삼 가문비는 버림받

았습니다 그래도 와사비콩은 여

전히 맛있습니다

 

제목 - 전화 왜 안받아ㅠㅠ

주제 - 아빠에 대한 원망과  와사

           비콩에 대한 예찬

표현법 - 반어, 반복

 

사실 가문비는 공부가 하기 싫습

니다 그래서 오분째 아빠한테 멀

티메일을 쓰고 있습니다 아빠는

과연 언제 오실까요 정말 미스테

리합니다

(04/25 6:06 PM)

 

<각주>

-아빠는 어디에? - 서울 강남에서 있었던 결혼식 주례를 맡으러 갔음.

-슈퍼선데이 - 고3 가문비는 매달 마지막 일요일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임.

-일박이일 - KBS2 티비에서 일요일 저녁에 하는 예능프로그램.

                     가문비가 본방사수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인데 천안함 사고 이후

                     결방을 거듭하고 있음.

-와사비콩 - 콩에 와사비분을 입혀서 독특한 맛을 내는 과자. 맥주안주로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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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방과 후 학교를 마다하는 이유

그저께 밤이었나,

새벽 2시쯤 집에 왔는데, 

느티는 자고 가문비는 아직 깨어 있다.

 

아빠를 보고는 가문비가 사인 받을 게 있다고 뭔가를 들고 왔다.

여름방학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보충수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그걸 부모도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지 뭐.. 근데 뭐라고 써?

-아, 내가 이유서는 써놨어.

=어디 보자.

-여기...

 

아래, 가문비가 쓴 "방학 중 방과 후 학교 불희망 사유서"를 그대로 옮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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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학 중 공부는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가장 취약한 과목은 영어이며,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 때는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제가 들었던 학교의 영어 보충 수업은 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하는 한국어 해석 방법보다는 영어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영어를 배우고 싶고, 앞으로 그 방법으로 공부를 계속 해 나갈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에서 선생님께서 불러주시는 단어의 뜻을 받아 적고 주요 숙어에 밑줄을 긋는 것보다는, 혼자 집에서 영어 뉴스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하며 머릿속에 청각 이미지가 자리 잡게 해 영어를 쉽게 파악하는 것을 공부하는 쪽이 훨씬 더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도상의 문제이겠지만, 방학 보충의 일관적이고 수박 겉핥기식인 수업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작년 겨울 방학, 수학 같은 경우에는 약 30시간 동안 수학1 전체 범위를 배웠는데, 짧은 시간 동안 어렵고 복잡한 내용들을 많이 배워서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념 설명을 듣고 대표적인 예제 몇 문제를 다룬 뒤 바로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 버리니까 무언가를 배웠는지조차 헷갈리고요. 다른 과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 같은 경우에도 현대문학, 고전문학, 비문학 등 많은 분야들이 있는데도 모든 학생들은 고전 문학만 배워야 했습니다. 과목마다 몇 분야로 나눠서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방학 보충이 진행된다면 좋겠지만, 현재 우리 학교는 그렇게 하지 못하니까 저는 그저 잘하는 부분 못하는 부분 상관없이 훑어보는 식의 수업을 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만 느껴집니다.


또한 저는 흔히들 말하는 야행성입니다. 동생이 잠자리에 들고 난 후인 밤 11시 이후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실제로 그 때 훨씬 효율이 좋기도 하고요. 방학 때만이라도 그런 생활 습관을 제가 조금 더 효율적인 시간대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쪽으로 바꿔서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대비해서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들 많이 말씀하시지만, 그건 내년에 가서 생각해도 될 문제이고 일단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저는 이번 여름방학 보충 수업을 희망하지 않습니다. 의지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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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경기장에서 김연아를 보다

지난 주부터 연일 출장에다가 주말까지 모임에 시달리고 있는데

어제, 월드컵 예선 북한전을 한다고 일산에 사는 여동생이 가문비를 초대했다.

수업이 채 끝나지 않은 시간에 감히 서울로 함께 갈 친구는 아무도 없고,

내가 자의반 타의반 1시간쯤 일찍 퇴근해서 가문비랑 함께 기차타고 서울로 갔다.

 

남북 축구,

한국 팀은 내내 공을 갖고 놀았지만 헛방이었고,

반면에 그걸 막아내는 북한의 수비나 순식간에 몰아치는 역습은 대단했다.

막판에 골이 터지지만 않았어도 참 할말없는 경기였지.

(김치우가 교체 투입될 때, 가문비가 몹시 좋아하면서,

 이제 김치우가 한 골 넣고 끝날 거야, 하고 말했다.

 우연인지 행운인지 김치우가 곧 골을 넣었고,

 축구에 관해 내가 가문비보다 더 많이 아는게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음...ㅎㅎ)

 

응원의 열기는 뜨거웠는데

지나치게 한국팀으로 쏠려서 거슬리더군.

특히 선수 소개할 때는 모두에게 골고루 환호를 보내면 좋으련만

북한 선수들 소개할 때는 주변에서 나만 손뼉치고

박지성과 박주영 소개할 때는 운동장이 떠나갈 듯했다.

 

전반전 끝나고 우리 앞에 김연아가 나타났다.

갈채가 쏟아지는데 옆에서 동생이 한마디 한다,

정말 국민영웅이구만...예쁘네....

 

몇마디 연설을 하고 나서 방송사와 인터뷰를 했는데

연설에서 한 번, 인터뷰에서 두 번 강조하기를,

선수들에게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

김연아 자신이 이미 여러 번 겪었던 터,

선수에게 부상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고 하는 얘기라서

더 가슴이 먹먹하고 애틋했다.

 

경기 끝나고

100미터 달리기를 해서 마지막 기차를 간신히 탔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가 훨씬 지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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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어버이날 선물

 

어젯밤에 서울에서 모임이 있어서 갔다가

막차도 보내고 밤은 꼬박 새고

얼마만이냐 KTX 첫차를 타고 부랴부랴 집에 돌아왔다.

 

밥상을 차려놓고

얼른 밥먹으라고 불렀더니

가문비가 카네이션 꽃송이 하나와

책 한권을 갖다주고선 다소곳이 식탁에 앉는다.

 

아하, 오늘이 5월 8일이었구나,

가문비는 곧 학교로 달려나가고

책갈피를 펼쳤더니.....

 

아빠!

항상 밖에서도 바쁘시고

집에서도 딸들 챙기느라

힘드시죠?

앞으로는 말 잘듣고

일찍 일어나는(??) 가문비가

되도록 노력할께요.

 

큰딸이 아빠 많이많이 사랑하고

언제나 응원하고 있는 거 알죠?

아빠- 힘내세요~!!

 

2008. 5. 8

'사랑스러운' 큰딸

가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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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2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강박증] 에 관련된 글.

금요일밤에는

예기치 않게 몇 팀을 동시에 또는 연달아 만나는 바람에

술을 연거푸 마셨고

결국엔 많이 취해서 새벽 3시가 다 되어 집에 왔던가.

 

그리고는 습관대로 거실에서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코 드렁드렁 골면서

취중에 잠이 들어버렸겠지.

 

얼핏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50분,

와아아아아아아악~~~~

오늘은 꼼짝없이 지각이구낫,

이가문비!! 이가문비!! 빨리 일어나,

밥도 굶고 아빠차로 빨리 가야겠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가문비방으로 들이닥치는 찰나

안방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학교 안가는 토요일이야!

 

어잉?

.......

그렇구나.

그럼 다시 자야지.

그대로 거실에 누워 술기운 가실 때까지 잤다.

 

그러고 보니 학교 안가는 토요일 전날이라서

맘 편하게 술 마신 것 같기도 하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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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시험 감독

조용하게 학교만 다닐 줄 알았던 가문비가

지난 1학기 초에 난데없이 표 대결까지 해서 3학년 8반 반장이 되었을 때,

가문비 엄마 왈,

"야, 반장 엄마들 학교 와라, 이러는 거 싫은데, 어쩌자고 반장을 했어?"

가문비는,

"그냥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남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왜 그러셔?"

 

그러고 나서 학교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반장이며 회장 엄마들이

서로 전화도 주고받고 하면서 아이들 뒷치닥거리를 하는 낌새는 여러번 봤었다.

 

그 중에 하나가 시험기간에 가서 시험감독을 하는 일인데,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 10월 4일부터 6일까지란다.

아내는 10월 5일(바로 오늘!)에 시험감독을 하는 걸로 턱 하니 이름까지 올랐는데,

이번 주부터 서울로 출근을 하고 있으니

졸지에 그 노릇이 나한테로 넘어왔지.

 

오늘 오전은 여차저차하여 휴가를 청한다고, 사무실에 연락하고 나서

이틀째 스쿼시된 몸을 끌고 학교로 갔다.

 

09:00-09:45 사회

10:00-10:45 기술, 가정

11:00-11:45 수학

 

오늘의 시험시간표는 이랬다.

1학년 8학급, 2학년 9학급, 3학년 10학급, 모두 27학급의

반장, 부반장, 회장, 부회장 등등의 감투를 쓴 아이들의 엄마들이

당번을 정해서 매일 27명이 모이고

선생님들과 짝을 이루어 시험감독에 들어가는 것인데,

오늘도 남자는 나 혼자였다.

안내말씀을 주시던 무슨 주임선생님께서는 나를 보더니

아빠들이 감독을 하면 더 좋겠다고 하고, 엄마들도 맞장구쳤다.

 

시험감독을 맡은 선생님은 자기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년은 제외하고

학부모 감독도 자기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년은 빼고 반 배정을 한다.

나는 1교시 2학년 7반, 2교시 2학년 8반, 3교시 2학년 9반이었다.

 

내신성적을 여러모로 반영하기 때문일까,

시험분위기가 거의 입시와 진배없다.

정해진 45분 동안에 문제를 풀고 답은 OMR카드에 적어서 내는데

문제지에는 연필로만 쓸 수 있고

OMR카드에는 빨간펜으로 표시하고 나서 컴퓨터용수성사인펜으로 최종 표시하고,

주관식은 검정이나 파랑 볼펜으로 쓰도록 정해서 칠판에 인쇄물로 커다랗게 공지해 두었다.

 

우리 때는 답안지 빨리 작성하고 나면 그냥 나가곤 했었는데

그럴 수도 없다. 문제를 일찍 풀면 엎드려 자는 수밖에 없다.

시험지 나눠주고 10분만에 엎드린 아이,

시험시간이 2분 남았는데 OMR카드를 두번이나 새로 청하는 아이,

시험시간 내내 단 5분만 깨어있던 아이,

한 반에서는 OMR카드를 25분 지나고 나서 나누어주었는데

그 사이에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버린 아이,

연신 코를 훌쩍이거나 연필로 장난질을 하거나

여하튼 각자의 개성들이 틈틈이 시험시간의 정적을 깨기도 하고,

그러는 동안에 45분 내내 교실 뒷편에서 서 있는 것이 내 임무였다.

 

그냥 멀쩡하게 서서 45분씩 견디는 거, 이거 중노동이더라.

3교시쯤 되니까 허리도 뒤틀리고 다리도 뻐근한 것이

앞에서 서 있는 선생님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이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로구나.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학교 식당에서 20여명의 엄마틈에 홀로 끼여서

짬밥까지 먹고 집으로 왔다.

(교장선생께서 밥먹고 가라고 아예 지키고 있더라)

그냥 뻗어서 잠이나 자면 좋겠는데

오후 일정도 만만치 않다.

일단 사무실에 가서 출근신고는 하고 보자.

 

참, 쉬는 시간에 교감선생님이 학교 폭력에 관한 짧은 보고/안내를 했는데,

가문비네 학교는 학교폭력이 별로 없고

특히 요즘 여중생들이 담배를 많이 피는데 그것도 덜하다,

다만,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곳이라서

시험을 앞두고 인근 상가 등지에서 도벽이 발동하여 파출소로 잡혀가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 아빠가 박사라고 10대 아이들까지 박사는 아니니까

아이들 시험치는 기간에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말고

좋은 점수 받으라고 압박하지 말기 바란다,

백일장 같은데 가자고 해도 공부에 영향 있을까봐 조심스러워 하는 게

이 학교 분위기다, 너무 정서적으로 메말라 있는 것 같다,

대충 이런 얘기였다.

 

학부모 시험감독은 왜 하는지 잘 이해는 안되지만

가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직접 듣는 건

흥미로울 때가 있다.

 

방금 가문비가 뒤이어 집에 왔다.

학부모들이 시험감독을 맡으면 무슨 컨닝예방효과라도 있냐, 물었더니

친구들이 그냥 좀 부담스러워한다고 그런다.

하긴, 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는데 옆에서 어떤 엄마가 내려다 보고 있으면

선생님이 보고 있는 것하고는 또다른 부담이 될 것 같다.

 

아무튼, 반장 딸 덕에 별 일을 다해 본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아이들 학교 일에는 참 고분고분하단 말이야.

 

(시험 분위기 망칠까봐 사진 하나 못찍었다. 2학년 7반 교실 칠판에

 "지나친 욕설하지 말기"라고 적혀 있었다. 음, 요즘은 지나치지만

않으면 욕설쯤은 허용된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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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문자메시지

요새 가문비가 잘 때 술취해서 자거나 밖에 있는

불량 아빠님!  큰딸 작은딸은 이제 잔다~! 굿나잇

 

6월 모모일 새벽 1시 57분에 온 문자메시지이다.

 

블로그가 너무 썰렁해서 남겨 본다.

오늘은 일찍 귀가할 수 있나 모르겠다.

저녁무렵 간단한 회의도 하나 있고,

7시부터는 성평등 교육 받으러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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