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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2
    상암경기장에서 김연아를 보다(10)
    손을 내밀어 우리

상암경기장에서 김연아를 보다

지난 주부터 연일 출장에다가 주말까지 모임에 시달리고 있는데

어제, 월드컵 예선 북한전을 한다고 일산에 사는 여동생이 가문비를 초대했다.

수업이 채 끝나지 않은 시간에 감히 서울로 함께 갈 친구는 아무도 없고,

내가 자의반 타의반 1시간쯤 일찍 퇴근해서 가문비랑 함께 기차타고 서울로 갔다.

 

남북 축구,

한국 팀은 내내 공을 갖고 놀았지만 헛방이었고,

반면에 그걸 막아내는 북한의 수비나 순식간에 몰아치는 역습은 대단했다.

막판에 골이 터지지만 않았어도 참 할말없는 경기였지.

(김치우가 교체 투입될 때, 가문비가 몹시 좋아하면서,

 이제 김치우가 한 골 넣고 끝날 거야, 하고 말했다.

 우연인지 행운인지 김치우가 곧 골을 넣었고,

 축구에 관해 내가 가문비보다 더 많이 아는게 없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음...ㅎㅎ)

 

응원의 열기는 뜨거웠는데

지나치게 한국팀으로 쏠려서 거슬리더군.

특히 선수 소개할 때는 모두에게 골고루 환호를 보내면 좋으련만

북한 선수들 소개할 때는 주변에서 나만 손뼉치고

박지성과 박주영 소개할 때는 운동장이 떠나갈 듯했다.

 

전반전 끝나고 우리 앞에 김연아가 나타났다.

갈채가 쏟아지는데 옆에서 동생이 한마디 한다,

정말 국민영웅이구만...예쁘네....

 

몇마디 연설을 하고 나서 방송사와 인터뷰를 했는데

연설에서 한 번, 인터뷰에서 두 번 강조하기를,

선수들에게 부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

김연아 자신이 이미 여러 번 겪었던 터,

선수에게 부상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고 하는 얘기라서

더 가슴이 먹먹하고 애틋했다.

 

경기 끝나고

100미터 달리기를 해서 마지막 기차를 간신히 탔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가 훨씬 지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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