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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산다

1/3, 첫 출근, 상집회의(임원/상설위원장/사무처), 대청소

1/4, 취임식/시무식, 모란공원 참배

1/5, 처.실장단 회의, 실별 브리핑(총무, 대협, 교선, 정책)

1/6, (사무처 개별 면담)

1/7, (저녁, 김천행, 할머니 제사)

1/8-9, (처가 식구들 우르르 놀러오고...)

1/10-11, 임원.사무처 수련회(안산), 회의, 회의, 분임토론, 회의

1/12, 중앙집행위원회(48명 중 41명 참석, 초유의 일이라?), 실별 브리핑(미조직비정규실)

1/13, 처.실장단 회의, 민주노총 조직혁신위원회 전체회의, PSI-KC대표자회의

1/14, 실별 브리핑(조직실), 민주노총 중앙위원회 예정

 

지난 열흘이 대강 이렇게 흘렀다.

앞선 회의결과를 정리하기도 전에 또다른 회의가 이어지고,

회의와 회의 사이로는 결재서류가 연이어 몰려든다.

공식회의가 아니더라도 회의에 준하는 간담회나 약식모임도 틈틈이 있으니,

그야말로 회의하다가 하루를 보내는 듯하고,

나를 제외한 7명의 임원(위원장, 수석부위원장, 5명의 부위원장)을

집회, 이취임식, 교육, 투쟁사업장 방문, 분과/지역본부 대표자회의 등등으로

행사의 성격과 임원들의 역할과 특성을 고려하여

제대로 배치하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다.

쪼들리는 재정문제를 해결하는 일,

올해 사업계획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

임기 초반에 꼭 해야 하는 이런저런 일들,

일과 중에는 차분하게 준비하고 논의할 틈이 없으니,

밤은 밤대로 새벽은 새벽대로 맘이 바쁘다.

그나마 각각 2시간 남짓되는 출퇴근 시간의 사색(?)과 메모, 숙면의

시간들이 없었다면 내 머리는 벌써 쑥대밭처럼 엉망이 되었을 터.

 

그래도 사무실에 주로 있는 나는 좀 나은 편인가,

오늘은 광주 전남지역 투쟁사업장을 두루 방문하고

늦은 시간에 서울로 돌아온 위원장께서 전화로 하는 말씀,

이렇게 맨날 길에서만 시간 보내고 쌓인 일들을 언제 하노?

푸념보다는 즐거운 비명으로 듣기로 하고, 한마디 했다.

-그래서요, 토요일까지 회의를 잡은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

 

가급적 토요일은 재택근무로 때우려고 했는데

오늘 아침 실장단회의에서 해야할 일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다 보니

도저히 안되겠더라, 그래서 긴급하게 토요일 아침으로

임원.실장단 회의를 소집했고, 그 얘기를 위원장에게 했더니

=토요일까지 처장이 서울로 오는 건 너무하지 않아?

-괜찮아유~, 느즈막히 시작하지요, 뭐. 아침 10시에 합시다.

 

투쟁하는 데도 자주 가고 집회도 열심히 가고

이러저러한 현장에도 자주 가서 조합원들 얘기도 많이 들어야

사무실에서 하는 일도 생동감있고 회의도 현실감이 더해질텐데,

이러다간 정말 회의만 하다가 2년 임기 다 채우는 거 아닌가 몰라.-.-;;

내 역할이 익숙해지면 조금은 나아질려나 아주 곤두박질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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