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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근무(1)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5/04/02
    눈, 돼지국밥, 회의, 다시 눈(1)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5/04/01
    이번주 사건들(1) - 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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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핵의 날을 지나며(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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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5/03/23
    안녕히 가세요...(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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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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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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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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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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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5/03/16
    제3의 대안?
    손을 내밀어 우리

토요일 근무

임기 시작하자마자

연맹 사무처도 주5일제를 하겠노라고

그냥 말로만 선심쓰는 게 아니라 주말은 실제로 쉬게 하겠노라고

큰소리를 치고 방법을 강구하자고 했더니

아직 주5일제 못하는 노조도 많은데 연맹이 그러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부터

주5일제 해봤자 수련회, 집회 등등 어차피 참석할 수밖에 없는 일정 투성이라서

도저히 쉴수가 없다는 의견들까지 막 쏟아졌고,

그래서 나온 절충안이

주5일제는 하반기부터 시작하도록 하고

오는 6월까지는 임원/상설위원장 1명, 사무처 2명씩 조를 이루어

당번제로 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사무실에 있다.

정부산하기관 경영평가에 대한 대응 따위로 여념이 없는 임원 동지,

월요일 회의에 제출할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여러 사무처 동지들,

3월 중순에 비정규 전국순회투쟁과정에서

현대자동차경비대들에게 마구 폭행을 당하여 아직 울산에 입원 중인

위원장 몫까지 투쟁력으로 보태고 있는 서울지역통신산업비정규직노조 동지들,

그리고 옆방에서 정세토론을 벌이고 있는 지하철 현장동지들까지,

구태여 당직을 두지 않더라도 주말에 이 사무실이 빌 것 같지는 않구만.

 

옆에서 부위원장이 그런다.

-무슨 중한 일이 있어서 왔어요?

=아니요, 당직이요.

-아이고, 내참, 그것 때문에 대전에서 와요?

=당연히 그래야지요.

-김부위원장하고 이처장은 당직에서 빼지요.(김부위원장은 집이 부산이다)

=에구,됐어요. 예외를 만들면 끝이 없어요.

-허허...

 

하긴,

당직 아니라도 집회, 회의 등등

주말에 몇번 출근해 봤지만,

KTX정기권을 쓸 수도 없어(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공휴일 제외하고 적용)

교통비가 평일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더 들고

그나마 주말에는 하행선 차표는 넉넉하지가 않아

오며가며 애로가 좀 있기는 하지.

 

그래도 출근만 하면 정신없는 평일에 비하면

조용하고 차분하게 사무실에 쌓인 일들을 챙겨볼 수 있고

사람이 많지 않으니 생색내며(히히) 점심 한턱 쏠수도 있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수다도 떨어보고

좋은 점도 많구만!^.^

 

슬슬 나가서 집회 없는 시내 풍경이나 둘러보고 갈거나- 루루루루...

앗, 불량아빠에게 보내는 우리집 식구들의 원성이 들리는구나-와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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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돼지국밥, 회의, 다시 눈

이번 주에 있었던 일들은 아니지만, 기왕에 메모해 두었던 거,

조금 수정해서 남긴다. 시간나면 더 추가할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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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아침.

늦지 않았어? 아내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앗, 몇시지? 습관적으로 옆에 놓인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6:42라는 숫자가 커다랗게 동공 속으로 빨려들어왔다. 아아아, 큰일났다. 내가 타야 하는 KTX는 대전역에서 7시 16분에 출발한다. 앞뒤로 KTX야 또 있지만, 밀양역에 서는 KTX는 드물었고, 10시까지 삼랑진양수발전소를 가려면 이 기차를 놓쳐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감기기운이 있어서 몸을 뒤척이다가 새벽녘에 너무 곤히 잠들었던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승용차를 타고 쉬지 않고 달리면야 시간에 댈수는 있겠지만 내 몸의 상태는 그렇게 무모하게 운전을 할 정도가 아니었다. 상황이 파악되자마자 화장실로 뛰어들어 5분만에 머리를 감아치우고 치약은 그냥 집어서 가방에 넣었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고, 6시 55분이 되기 전에 나는 승용차의 시동을 걸고 있었다.

 

대전역으로 내달렸다. 다음 신호등에 주의를 기울이며 신호등과 신호등 사이에서는 최대한의 속도를 냈다. 대전역까지의 기록이 12분이었던가, 그걸 갱신했나 모르겠다, 암튼 7시 10분에 나는 대전역 매표소에 있었다. 몸이 힘들때는 굶어서는 안되지. 상행선 승차장에는 김밥을 파는 곳이 있다. 삼각김밥과 녹차 한병을 사들고 다시 육교를 건너서 하행선으로 뛰어내려가니 KTX가 그리로 달려들고 있었다.

 

김밥에 녹차를 마시고 나서 그 와중에 가방에 챙겨온 쌍화탕 한병을 마시고 나서야 차창밖으로 눈길을 주었다. 어, 눈왔네. 차창 밖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산들이 눈에 덮여 있었다. 그제서야 우리 아파트며 하상도로가 비에 촉촉하게 젖어있던 것이 생각났다. 비가 오고 또 눈이 저렇게 왔구나. 그리고는 다시 아득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밀양역에 선다는 안내방송에 다시 눈을 떴다. 고개를 들어 차창밖을 내다 보았다. 낯선 풍경이다. 그래, 내려야지. 휘청거리며 내렸다. 밀양역에서 잠깐 쉬었다가 삼랑진으로 가는 무궁화호를 타면 된다. 육교를 오르려다가 거기에 차 시간표가 붙어있길래, 내가 탈 차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그 때 누군가 내 어깨를 가볍게 쳤다. 돌아보니, 낯익은 사내가 거기에 서 있다. 무턱대고 인사부터 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선 물었다. (아닐텐데 하면서도) 지부장님이세요? 아니, 서부본부장이십니다. 옆에 선 동지가 소개했다. 일행은 둘이었다. 그제서야 그 동지들이 나와 같은 KTX에서 내린 것을 알았다. 

 

본부장 동지가 택시를 타자고 제안을 했고, 덕분에 9시에 벌써 우리는 삼랑진양수발전소의 노동조합 사무실에 도착했다. 차 한잔 느긋하게 마시고, 발전용량이나 조합원 현황에 대한 얘기도 듣고, 교육자료도 한번 읽어보고, 그래도 시간에 여유가 있었다.

 

양수발전소는 용량에 비해 유지인원은 적은 편인듯, 60만킬로와트용량의 무주양수나 70만킬로와트용량의 산청양수나 조합원은 사오십명 정도였고, 무주와 같은 규모의 밀양양수발전소도 마찬가지였다. 주간근무자들 중에서 필수인원을 제외하고 스무명 정도가 교육장에 모였고, 비정규개악법안의 문제를 하나하나 예를 들어가며 혼자서 떠들어댔다.

 

11시가 조금 지나서 교육은 끝났다. 삼랑진역에서 내가 타야 할 기차는 11시 55분엔가 있었고 지부장이 그 시간에 늦지 않게 차로 데려다 주었다. 삼랑진에서 밀양까지 무궁화호, 밀양에서 30여분 기다려 서울로 가는 KTX로 갈아타는 환승표를 끊고, 승차장으로 나갔다. 정오를 앞둔 바람은 무척 찼고,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은 나와 또 한 사람밖에 없었다.

 

3월 24일 낮.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악착같이 먹어야 회복이 빠르다. 13살 이후 홀로 객지를 전전한 나는 그것만큼은 익숙했고 철저했다. 평소 같으면 우유 하나로 때웠을 수도 있는 30여분의 대기 시간에, 몸살기가 있다는 이유로, 밀양역을 빠져나와서 주변 식당을 살폈다. 돼지국밥이라는 메뉴가 식당의 유리창에 새겨져 있다. 돼지국밥이라, 뭐지?

 

잘 고아낸 국물에 밥을 말아낸 것은 여느 국밥과 같은데, 돼지국밥에는 특이하게도 돼지수육을 얇게 썰어서 풍성하게 넣었다. 그러고 보니 국물도 돼지뼈 국물인가 보다. 작년에 일본에서 먹었던 기름기 넘치는 라면국물이 떠올랐는데, 냄새와 맛은 그것보다 훨씬 낫다. 김치와 깍두기, 새우젓과 양파에 더해서 부추겉절이가 넉넉하게 겯들여졌다. 생각보다는 먹을만했다. 4천원-

 

이렇게 시시콜콜 적다가는 세월만 잡아먹겠다. 돼지국밥의 고깃덩어리 몇 점은 남기고 밀양역으로 뛰었다. KTX에 곧 탔고, 고단한 몸을 챙겨 잠을 청했다. 아침에 봤던 눈 덮인 산들도 다시 보지 못하고, 시체처럼 늘어져 있는데, 누군가 옆에 앉는다. 대전이었다. 대전부터는 정기권으로 움직이는 구간이니까, 자리를 자유석칸으로 옮긴다. 또 잔다.

 

3시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전철로 갈아타고 민주노총 사무실로 간다. 민주노총 중앙위원회가 4시에 시작한다. 그 전에 몇 통의 메일로 결재서류들을 챙기고 전화로 간단하게 업무를 처리했다. 중앙위원회는, 직전의 주요 사업장노조 간담회로 인하여 시간을 약간 넘겨 시작했는데,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한시간 남짓 비정규개악안에 대한 교육이 있었다.

 

수련회도 아닌, 중앙위원회에서의 교육은 이례적인 일인데(아마 처음이 아니었을까) 그 내용이 비정규개악법안과 권리보장입법안이라는 것이 흔쾌하지는 않았다. 민주노총 중앙위원이면 조합원 3천명당 1명씩 배정되니까 최소한 단위노조 위원장이나 연맹의 주요 간부들인데, 작년 9월부터 난리가 난 비정규개악안에 대해서 아직까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교육의 배경이라니, 교육받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지금 와서야 받는다는 것이 쪽팔리는 것 아닌가. 바로 오전까지 같는 내용의 교육을 여러 차례 하고 다닌 나로서야 복습과 자기점검의 의미가 더해졌으니 뭐 나쁘지도 않았다만.^.^

 

그래서 중앙위원회는 5시 30분에 가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161명 중에 85명이 참석해서 성원을 아슬하게 넘었다. 안건은 총파업투쟁 건 딸랑 하나이고, 비정규입법과 관련한 총파업투쟁을 중심으로 심의, 의결해 달라는 것이 주문사항이었지만, 위원장 책임하에 사회적교섭을 추진하겠다는 중집위 결정이 더 첨예한 대립각을 만든다. 사회적 교섭안을 대의원대회에 상정하지 말고(그래서 파국은 피하고) 일반적인 교섭의 원칙 안에서 집행부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라고, 이른바 (초반동적이라 지목된) 제3의 안을 제안한 원흉(?)^^으로 지목된 나로서도 사회적 교섭에 관한 중앙위 결정사항은 신경을 쓸수밖에 없지.

 

회의자료의 그 부분만 인용해 본다.

 

<3. 지도집행력의 회복>

 

  (1) 추진의 방향

       가. 대의원대회 등 민주주의 회복 문제

            -대의원들에게 설문조사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대의원대회 방식과 시기 등을 채택.

            -각급 단위별 대책 논의: 연맹, 지역본부별 의결단위에서 논의하여 대책방안 모색.

       나. 사회적 교섭 추진 건

            -사회적 교섭 추진 관련해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비정규입법"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토록 추진.

            -사회적 교섭과 관련, 적절한 시점에 대의원대회 소집, 승인 여부 결정.

 

  (2) 각급 집행, 의결단위의 소집 및 논의

       -중앙집행위원회, 중앙위원회 등을 통해 당면한 사업의 의결과 집행.

       -각급 조직별로 현안 문제의 해결과 방안 논의.

 

이미 중집위(3/17) 결정에 대한 문제가 다양하게 제기되었던 터라서, 여러가지 수정안이 나왔다. '대의원대회 등 민주주의 회복 문제'를 '대의원대회 등 기능과 역할 수정 문제'로 바꾸자는 의견을 포함해서 제안되었던 수정안 중에서 사회적 교섭에 관한 대표적 수정안은 다음과 같다.

 

(수정안)

나. 사회적 교섭 추진 건

-4월 비정규확대저지 투쟁과 관련한 노사정 교섭을 추진한다.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은 비정규확대 저지 투쟁 후 적절한 시점에 중집, 중앙위를 열어 추진여부를 결정한다.

-비정규확대법안 강행처리시 사회적 교섭안은 폐기한다.

 

하지만, 이즈음 민주노총 회의는 좀처럼 수정안을 허용하지 않는다. 안이 하나 제출되면 그것에 대한 의견을 회의의 성원들에게 물어야 할텐데, 주로 의장이 하나하나 반박하거나 설득하려 한다. 이수호 위원장은 비정규직 관련해서 사회적 교섭을 전술적으로 이용할 것이며, 오늘의 안건은 사회적 교섭과 무관하다는 것을 강조했고, 이석행 총장은, 전날에 내가 사무처장단 회의에서 제기했던 의견(총파업투쟁의 힘있는 결의에만 집중하고 사회적 교섭건을 갖고 논란을 벌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을 받아 상당히 수정한 것이라며, '사회적 교섭과 관련해서는 대의원대회를 꼭 거칠 것'이라고 직권 추진의사는 과도하게 알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 어쩌라고? 원안대로 통과시키자고 한다. 저리도 도저한 원안사수론이 민주노총을 이 지경까지 몰고 왔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구나.

 

3월 24일, 밤.

시간이 흐르면 회의는 또 신경질적으로 변해간다. 합리적인 의견 개진조차도 회의방해책동으로 규정하고 야유가 쏟아진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원안통과를 밀어부치는 집행부의 고집에 급기야 원안통과의 문제점을 제기했던 한 동지가 퇴장하고, (성원을 확인하면 이미 정족수 미달이 된 상태에서) 한 동지의 성원확인 요청을 달래가면서, 구차하게 총파업결의를 중심으로 안건은 원안통과되었다. 집행부의 원안 사수 노력에 경배를!

 

민주노총 회의에 숱하게 참석했지만 참석하는 회의마다 이토록 허탈하고 힘이 빠지기는 올해 들어서이다. 그렇다고 회의를 빠지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 아니겠나. 참, 나도 수정안을 내기는 했다. 총파업투쟁을 보란듯이 잘해내면 <3.지도집행력의 회복>은 절로 될 것 아니냐, 괜히 논란벌이지 말고 삭제하자, 했더니, 앞서 이석행 총장의 답변이 그 수정안에 대한 반박 과정에서 나왔다.

 

9시가 다 되어, 연맹의 중앙위원들이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다. 앉자마자, 회의진행에 관해서 큰소리가 난다. 여러시간 발언 한번 안하고 있던 어느 중앙위원이 원안 통과에 대해 집행부를 성토하고 있다. 총파업을 조직하러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현장을 누비는 노동조합 위원장 동지였다. 올갱이 해장국에 반주 한잔 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무주리조트에 가야 한다. 과기노조 전임자, 대의원 합동수련회가 거기에서 낮부터 진행되고 있는데, 민주노총 중앙위원회가 끼어들어서 일정을 망쳤다. 대전-삼랑진-무주로 끝날 예정이었는데.

 

KTX를 타면 신기하게도 15분 정도 짧고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11시 10분쯤 대전에 도착할 예정인데, 자다가 전화를 받았다. 과기노조 사무처장의 전화, 무주에 눈이 펑펑 내린다고, 아쉽긴 하지만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역에 내려서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다. 대전역, 밤 11시 20분,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긴 이런데, 무주엔 눈이라고? 허허, 혼자서 웃음짓는데, 한점, 두점, 난데없이 성긴 눈발이 날리더니 이내 와르르 쏟아진다.

 

신기루였나, 차를 타고 전조등을 켰더니 그새 말끔히 사라졌다. 다른 동지들도 전화를 했다. 눈이 와서, 회의장에서 숙소까지도 차가 올라가기 힘들다고, 이성우한테 주려고 거제도에서 마련해온 싱싱한 생선회가 있는데, 안됐지만 오지 말라고, 전화기 안에서 사람들이 깔깔대고 있었다. 하루 일과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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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사건들(1) - 교통사고

시간에 쫓기다 보니

그날 그날 잠깐이라도 흔적을 남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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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월요일>

 

1월에 임기를 시작하고 나서

숱한 회의와 토론과 수련회가 있었지만

임원 8명이 한자리에 모여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신 적이 없어서

벼르고 별러 28일 저녁에 시간을 갖기로 했는데,

이모 부위원장이 몸살로 결국 합류하지 못하고

일곱명이서 삼겹살에 소주, 2차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죽암휴게소노조 이위원장에게서 오랜만에 전화가 왔다.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목소리가 어째 수상쩍다.

 

그렇게 해서 기막힌 사고 소식을 들었다.

 

죽암휴게소노동조합 김주랑 동지,

28일 아침에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신탄진의 붐비는 네거리에서 

횡단보도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는 덤프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27살의 젊고 아름다운 노동자, 고 김주랑,

2001년과 2002년,

죽암휴게소노조가 오래도록 투쟁하던 때에

나는 연맹의 지역본부장으로 그 투쟁을 함께 했었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조합원 모두가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김주랑 동지는

그 중에서도 가장 명랑하고 활달하고 씩씩하고 당차게

선봉에 섰던 동지였다.

교선부장이었지 아마.

 

임원들과의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사무처의 민동지와 조동지와 함께 대전으로 달렸다.

신탄진 보훈병원에 가족과 조합원들이 모여

고인을 추억하고 있었다.

그 틈에 끼여서 나도

본부장님, 본부장님, 하고 부르면서

서글서글한 웃음을 아낌없이 나에게 보냈던

동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새벽이 깊도록 소주를 들이켰다.

 

고 김주랑 동지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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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의 날을 지나며

3월 24일은 세계결핵의 날이었다. 신문에서 그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해마다 새로 발생하는 결핵환자가 3만명을 넘어 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1등이고, 작년에는 그 전년도에 비해 2.2%가 늘어난 3만1천503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여, 그동안 줄어들던 추세가 반전되었다고 한다. 인구 10만명당 결핵환자가 91명으로 일본 33명, 미국 5명, 영국 12명, 프랑스 14명 등 선진국들에 견주어 아주 높은 수준이며, 2003년에 결핵으로 죽은 사람은 3,331명(인구 10만명당 6,9명)으로 사망원인별로 11위를 차지해서, 호주 0.1명, 미국 0.3명, 독일 0.5명, 영국 0.6명, 프랑스 1.0명, 일본 1.8명 등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이별로 보면 0-19세까지 7.4%, 20-39세 37.5%, 40-59% 26.3%, 60세 이상이 28.8%로 20-30대의 생산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후진국형 패턴을 보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기사를 읽으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년 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80년대 초반에 농민들의 삶을 연극의 소재로 삼아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문제점과 약의 오남용 실태까지 들여다보게 되면서, 결핵이라는 질병의 심각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것은 질병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결핵은 전염성이 높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에이즈나 당뇨병, 알코올 중독 등으로 인하여 면역기능이 특별히 저하되지 않는 한 6-9개월의 지속적인 투약으로 거의 완치될 수 있는 질병이다.

 

정작 문제는 자신의 노동력에 의지해서 삶을 지탱하는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의 경우 결핵은 해고와 생업 중단을 뜻하므로, 6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약을 복용하거나 적당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곧 발병 사실을 아예 감추거나, 단기간의 약물치료 후 증세가 완화되면 그냥 버티고 보는 환자들을 양산했고, 결국 내성결핵균에 의한 재발 등으로 죽음을 초래한다. 병을 몰라서도 아니요 약이 없어서도 아니라, 그들이 처한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병을 키웠고, 사회가 그들을 죽도록 방치한 것이며, 그것은 지난 수십년 동안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비단 결핵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노동현장에서 일년에 3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산재사망, 그리고 IMF 이후 급등한 경제적 문제나 사회적 소외로 말미암은 자살 또한 사회적 타살의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교육, 직업, 소득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위치에 따른 사망 불평등은 도처에 엄연하고 섬뜩한 현실로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최근 연구(강영호, 2004)에 따르면, 교육수준이 고졸 미만인 사람은 고졸 이상인 사람보다 사망할 위험이 1.90배 높고, 하류계층에서의 사망 위험은 다른 계급에 비하여 1.67배 높았으며, 상위소득군에 비하여 하위소득을 가진 사람들의 사망위험이 6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혹여 모든 죽음은 평등하다고 믿은 동지가 있다면, 지금부터는 평등한 죽음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겠노라고 한번 다짐해 보지 않겠는가. 후후. <월간 네트워커, 이달치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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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가세요...

사무실에서 밤늦게 퇴근하는 길에 동지들에게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장난스레 인사를 던진 적은 더러 있지만

오늘 아침 아내의 인사는 그 여운이 지금껏 남아 있다.

 

어젯밤에

몸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았지만

일요일에 사서 해감시켜둔 조개를 그냥 두면 죽어버릴 것 같아서

밤늦게 꺼내어 국도 끓이고,

지난 주에 해둔 멸치볶음도 어느새 다 먹어치웠길래

고추장양념으로 멸치를 볶아냈다.

 

그리고 아침이다.

혼자서 식은 밥을 데워서 조개국이랑 밑반찬이랑 해서 먹고

새로 쌀을 씻어 밥솥에 앉히고 나오려다 보니,

아내가 오늘 따라 일찍 일어나서 씻고 있길래

(다른 날에는 내가 출근할 때 모두들 자고 있다)

화장실 문을 빼곡 열고 뒷모습만 보면서 말을 건넸다.

 

=저기, 조개국  끓여놨고, 멸치볶음도 새로 했거든요..

-네에, 고맙습니다. (뒷모습 그대로, 볼멘 목소리...)

=챙겨 먹고 애들도 먹이고 하셔요. 다녀 올께요.

-네에,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아내의 얼굴도 못보고 그냥 나왔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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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어, 혹은 대타

이번 주 남은 일정들을 챙기다가

스페어라는 말이 불현듯 떠올라서

국어사전에 이런 것도 있나 싶어서 찾아봤더니, 있다.

 

스페어(spare) - 언제든지 바꿀 수 있도록 갖추어 두는 것.

 

사무처장이라는 자리가

바깥일보다는 안살림을 우선 챙기는 것이라서

회의며 결재며 하루종일 정신없기는 해도

위원장하던 시절처럼 맨날 길 위에서 보내지는 않는데(출퇴근 빼고),

올해의 주요 사업계획 간담회에다가

4월 총파업 투쟁 조직과 관련하여 단위노조 교육이 연달아 이어지니까,

위원장을 비롯해서 실무자들까지 모두가 정신이 없고,

수석부위원장은 이미 지난 주에 몸살로 크게 한번 드러누웠다.

 

이런저런 일정이 겹치다 보면

피치 못하게 겹치는 일이 생기고,

그럴 때 나는 영락없이 스페어의 역할을 떠맡게 된다.

위원장이 지방 출장 중일 때 민주노총 회의에 대신 가고,

임원들의 일정이 겹치면 교육이나 간담회에 대신 가게 되는 것이지.

그래서 주초에 맡은 내 책임보다는 훨씬 많은 일정들이 내 것이 된다.

다른 임원들이라고 뭐가 다르겠냐만...

 

오늘은 대타로 맡은 간담회 일정이 있었는데,

갑자기 끼어든 민주노총 사무처장단 회의  때문에 다시 대타를 만들고 있고,

내일 아침 10시, 발전노조 삼랑진양수지부 조합원 교육,

다시 서울로 달려와서 오후 4시부터 민주노총 중앙위원회,

끝나면 바로 무주리조트에서 과기노조 전임자 수련회.

 

모레는 진보넷 총회가 있어서 동지들하고 술 한잔 하려고 했더니,

발전노조 서천화력지부 조합원교육을 맡은 부위원장이 안된다고 해서

내가 가기로 했고, 가는 김에 충남의 여러 지역을 두루 돌면서

충남공공환경노조 각 지부들 교육까지 떠맡았다.

 

하루에 전국을 쏘다녀도 이미 익숙해진 몸이지만

내 몫의 일은 그 일대로 차곡차곡 쌓여가는데

잠은 이미 줄일만큼 줄였고,

이제 남은 것은 술마시는 시간들인가....ㅋㅋ

 

아니아니, 네오, 간장, 몰롯, 이런 동지들과 번개도 한번 때리고,

한번도 다함께 술자리를 갖지 못한 우리 임원들 술도 마시게 해야 하고,

엊그제 설득에 실패한 우리 한모 동지 못 떠나게 술로 중독시켜야 하고...

 

ㅎㅎㅎ..회의 끝나고 잠깐 짬이 나서 그냥 횡설수설해본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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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 무상

진작부터 떠나겠다고 한

또다른 동지가 있어서

밥이나 먹자고 했다.

 

밥이나 먹는다는 것이

소주 6병을 마시고 말았다.

 

주인 아줌마 말씀하시기를

이렇게 술 많이 마시는 사람들 첨 본다,

그(우리) 사무실 사람들 열명이 와도

겨우 소주 2병 마신다고 했다.

 

사무실에 와서

남은 일들을 해치우고 나니

하모모, 박모모, 이런 존경스런 선배들이 그립다.

 

전화를 건다.

하모모님께 전화를 걸고

내 수첩에 미처 전화번호를 남기지 않은

박모모님께도 전화를 건다.

 

다들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다들 할말없기는 매한가지다.

 

오로지

한결같이 열심히 사는 것으로

스스로의 삶을 증거할지니.

 

더 마시기로 했다.

오늘 나로 하여금 술마시게 한 동지와 더불어

서울 밤하늘이 빨개질 때까지

그래서 새벽하늘이 눈부실 때까지

 

이런 것이다

산다는 것은

 

때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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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는 연대 그 자체가 궁극의 목표

“노동운동이 뭐예요. 대부분의 일은 ‘사람과의 사업’ 이잖아요. 다른 사람에 대한 온당한 이해가 되려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먼저 필요해요.”

“부문운동으로서 노동운동이 헤게모니를 갖기 위해서는 고결한 도덕성이 필요하고, 그것은 배타적이지 않은 ‘연대성’ 속에서 나온다.”

“대기업 노조중심의 노동운동이 특별히 고려해야 할 것이 바로 연대이며, 하방연대이다. 노동운동에 대한 포위가 더욱 강화되고, 심지어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동진영의 민중적 연대성을 봉쇄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대는 현 단계 실천과제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계파를 만들어 힘을 실으려 하거나, 보다 권력있는 직책을 맡고 그 자리를 지키려하는 상방 추종의 작풍이 청산되지 않는 한 변혁운동은 권력 연습의 아류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것은 근본에 있어서 보수적 퇴행이다. 조직내부의 연대와 동지적 애정은 당연히 하방연대로 나타나야 한다.”
“연대는 연대 그 자체가 궁극의 목표이다. 모든 사업은 ‘사람과의 사업’이며 그것이 곧 인생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인간적 상처를 주면서까지 해야 할 가치가 세상에는 없다. 지극히 작고 가까운 것으로부터 절망에 빠지기도 하고 반대로 가장 작고 가까운 곳에서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신영복 교수의 강연 중 말씀들이라고, 매일노동뉴스 인터넷판에서 봤다. 조합원도 아닌 놈들에게 맞아서 억울하고 분하다고 하는 동지들에게, 오늘 집회에 갔더니 민주노총 임원이라고 소개도 하지 않더라고 허탈해하는 동지들에게, 불법적이고 탈법적으로 대의원대회를 방해한 집단들과 타협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동지들에게, 더 이상 그들을 동지로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간부 동지들에게, 명색이 연맹 위원장으로서 단상을 점거한 사람들을 보면서 무력감만 느꼈다는 동지들에게, 지금은 비상사태이니까 중집위고 중앙위고 없이 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마음대로 하라고 주문하는 간부 동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밤늦게 노니다가 내 말 대신에 이런 것들이 더 낫겠다 싶어서 여기에 옮긴다.

 

-어제 대의원대회 현장에서 무력감만 느꼈다고 말하는 중앙의 간부들에게, 나는 어제 이전에, 누구나 뻔히 예측할 수 있었던 어제 사태를 앞두고도 그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심초사 발을 동동 구르며 뛰어다닌 간부들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더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놓고 '니가 물을 넘치게 줬잖아', '그릇이 원래 새는 것이야', '아니 니가 내 팔을 잡았잖아', '누가 내 다리 걸었어?'하는 식의 꼴불견들을 오늘도 목도하고 왔더니, 신영복 선생의 새삼스런 말씀이 무척 아프게 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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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물리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신문이며 방송이며 인터넷언론까지 오늘은 민주노총 대대 소식이 톱을 차지했다. 실로 참담하고 암담하다. 이제 어쩌나?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나?

 

나는 우선, 누구나 예견되었던 일을 질서유지대의 완장과 대의원석과 참관인석의 분리쯤으로 해결하려 한 민주노총 집행부가 오늘 사태에 대해서 반성과 자기 성찰부터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역시 그것은 허망한 기대였다.

 

집행부는 대의원대회를 평화롭게 치르기로 합의한 2월 19일 중집위의 결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중집위원들을 탓하더니 급기야 믿어지지 않는 제목과 내용을 담은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제목이 턱 하니 "민주노총은 물리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이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우리(민주노총)의 한 부분"일 수밖에 없는 동지(단체)들에 대한 적대감과 응징에의 의지가 충천하고 있다. 

 

2월 15일에 있었던 제2차 중앙위원회에서 이른바 "이수봉 문건"을 접하고서 받은 충격 이상의 경악을 다스릴 수가 없다. '이수봉 문건'은 그래도 개인 이수봉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쏟아지는 비난을 애써 외면했다면, 오늘의 성명서는 임원회의까지 거친 민주노총의 공식 문건이다.

 

그 성명서에, 현 사태에 대해 집행부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 한마디 없고, 사태 수습을 위해서 어떻게 애쓰겠다는 약속 하나 없이, 그동안의 집행부의 노력을 과장하고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대회가 무산된 것은 일부 단체의 점거와 폭력 탓이라고, 오로지 남(동지)들만 탓하고 있다.

 

말로는 위기다 위기다 하면서도 민주노총 집행부는 참으로 안이한 인식에 빠져있다. 집행부가 이렇게 아집과 독선에 빠져서는 그 어떤 강력한 수단을 쓰더라도 대의원대회의 파행과 민주노조운동의 파국을 막을 수는 없다. 그 누구도 단상을 점거하거나 폭력을 행사할 생각을 할 수 없도록, 설령 그런 시도를 하더라도 대중의 동의나 호응을 받을 수 없도록, 모두에게 설득력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집행부의 임무이자 최우선으로 할 일이지, 이렇게 계엄포고령 같은 성명서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이 판국에, '강력한 지도집행력을 구축하기 위해 대대 상정키로 했던 재신임건을 자진 철회한다'고? 허 참, 2월 1일 대의원대회에서 뜬금없이 사퇴 선언을 한 것 자체가 스스로를 외통수로 몰아간 악수였는데, 그동안의 중집위와 중앙위에서 잇따라 업무 복귀를 촉구했고, 3월 2일 우리 연맹 정기대의원대회를 거쳐서 3월 5일 여성노동자대회에서 다시금 공식적인 활동을 재개한 상황에서, 오늘과 같은 사태에 즈음해서는 위원장이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깊이 머리 숙이며 사죄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다시금 뜬금없이 재신임건을 자진 철회한다고? 이수호 위원장 본인이 직접 판단하고 결정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이미 복귀한 것을 기정사실로 하고 재신임건은 은근슬쩍 넘기는 게 차라리 낫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 저녁까지, 나는 그것도 모르고 철없이, 오늘 사태에 책임지고 정말로 위원장직을 물러나겠다고 하면 또 어떡하나, 그 혼란은 또 어떻게 수습하나, 이런 걱정을 했었다)

 

나 역시 민주노총에 속한 노동조합의 간부로서 공동의 책임을 피할 길이 없지만, 집행부의 행태가 악수에 악수를 거듭하고 있는 데야 아연실색해서 몇 마디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개인블로그에 넋두리하는 것이라 깔끔하게 정리되지도 않았으니,  혹여 누군가 지난 번처럼 민주노총 자유게시판에 퍼 날라서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쩝-

 

아, 이석행 총장은 비정규직개악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어쩌나 해서 잠이 안온다는데, 그래서 사회적 교섭안을 통과시켜서 그 법안을 장외로 끌어내서 준비된 투쟁과 결합시켜 막으려고 하는 충정을 왜 몰라 주느냐고 강변했는데, 나는 정말 내가 현직의 노동조합 간부라는 것이 부끄러워서, 노조 간부로서 좀 더 용기있게 말하고 똑바르게 행동하지 못해서, 잠을 못자겠다. 씨-



성명서

민주노총은 물리력에 의해 좌우되지않는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또다시 단상점거소동에 의해 개최도 못하고 무산되었다.

위원장 재신임 건, 사회적 교섭방침, 4월 총파업 등 중요한 결정사항을 앞두고 일부단체의 점거에 의해 폭력으로 무산된 것은 대단히 심각한 사태이다.

비정규 개악안이 강행처리 될 긴박한 시점에 민주노총의 지도집행력을 마비시키고 아예 대의원대회자체를 봉쇄하는 행위는 어떠한 명분도 어떠한 합리적 근거도 없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내부의 이견을 해소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대의원대회의 개최시기를 연기하면서까지 많은 토론이 있었고 의견의 수렴과정이 있었다. 그 결과 사회적 교섭방침과 총파업방침을 수정하여 이번 대대에 상정키로 되어있었다.

지도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회자체를 물리력으로 원천봉쇄하는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위원장은 강력한 지도집행력을 구축하기위해 대대 상정키로 했던 재신임건을 자진 철회한다. 아울러 4월 총파업과 사회적 교섭방침 건 등 상정안건을 처리하기위한 중앙집행위를 조속히 개최하여 대대일정을 포함한 모든 사업을 정상 가동할 것이다.

그동안 민주노총은 참고 인내하면서 반대의견들을 설득하고 포용하여왔으나 이렇게 대의원대회자체를 무산시키는 상황에 접하면서 더 이상 이해만 해주기는 지금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민주노총은 자신의 의견을 힘으로 강제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물리력으로 관철시키겠다는 태도에 대하여 더 이상 좌시하지않고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2005. 3.1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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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대안?

답답하고 화도 치밀고 서글프기까지 한 하루였다.

안개가 자욱한 거리를 달려 집으로 오는데, 민주노총이 저 안개 속에 갇혀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오자마자 여기저기 들어가서 오늘 사태에 대한 소식과 평가들을 읽는다.

특히 "민주노총은 물리력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는 제목을 내건 성명서를 읽고는 아연했다. 그것에 대해서는 따로 얘기하기로 하고...

참세상 속보에서 이른바 "이성우안"이라고 하는 제3의 대안에 대해서 일침을 가한 어느 단체의 성명서를 읽고 해당 부분을 여기에 인용한다.

 

<<자본가들은 기아비리 사태에서 나타나듯 물질적 매수로 노동운동 내부에 자본의 영향력을 발휘하여 관료주의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늘 대의원대회의 투쟁은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노동자들을 팔아먹는 개량주의 관료들을 척결하는 투쟁이다. 또한 노동자의 생존권을 사수하는 투쟁이다.
노사정교섭을 둘러싸고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안건을 처리하지 말고 중층적․ 총체적 교섭구조를 그대로 추진하자”는 ‘제3의 대안’은 이수호 집행부 직권으로 노사정위에 복귀하겠다는 초반동적 입장이다. 또한 금속산업연맹 선거에서 사회적 노동운동세력들이 제안한 “빈부격차 해소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사회적 연대투쟁을 먼저 배치하고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안건 처리를 유보하자”는 주장은 총파업을 회피하는 기회주의적 주장에 불과하다.>>(노동자정치협회 특별호, 3/15)

'제3의 대안'은 이수호 집행부 직권으로 노사정위에 복귀하겠다는 초반동적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오라,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얼핏 들긴 한다. 하지만, 내 제안의 핵심은 상황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교섭안은 폐기하고 비정규개악법안 저지와 비정규보호입법 쟁취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힘있게 결의하고 확실하게 실천하자는 것이었지, 이수호 집행부 마음대로 다하도록 놓아주자는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어쨋거나, 집행부는 해야 할 결단은 하지 않고 입장이 다른 동지들을 적으로 몰아세우기에만 급급하고(질서유지대란 이름으로 집행부가 준비한 폭력은 구사대 이상이었다), 집행부에 비판적 입장을 가진 동지들은 집행부의 결단만 촉구하면서 스스로 결단해야 할 것들은 찾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여기저기서 현 사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안들을 풍성하게 생산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바램인가. 오죽하면 격렬한 토론의 장도 아닌 나긋나긋한 좌담회 자리에서 소박하게 제안했던 것이 제3의 대안으로까지 부상했을까. 쯧쯧.

 

 



<노동자정치협회 특별호>


주눅들지 말고 과감하게 행동하고
투쟁하자!



“당신이 만일 놈들의 미움을 받거든 가장 옳은 길을 찾은 줄 알아라!”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는 투쟁의 한 가운데에서 때로는 노동운동의 원칙과 투쟁의 전술적인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길을 잃을 수 있다. 그럴 때 우리의 반대편에 있는 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원칙의 올바름을 확인하고 가장 올바른 투쟁전술을 잡아나갈 수 있다.
전노투는 지난 2월 1일의 대의원대회에서의 결사투쟁 이후에 자본과 정권 그리고 그들의 나팔수인 자본가 언론, 노동운동 내부의 기회주의자들로부터 온갖 저주와 비난을 들어야 했다. 동지들! 우리는 가장 옳은 길을 찾은 것이다.

전노투는 사실 자신이 가진 실력보다 수십 배 이상 부풀려져서 모든 악행의 근원으로 악선동을 당하고 있다. 그것은 좋든 싫든, 감당할 수 있는 없든 전노투는 현재 사회적 합의주의에 반대하는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98년 노사정위원회에서의 정리해고, 파견제 직권조인 이후에 직간접적인 정리해고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동지들의 투쟁의지와 분노를 모아내는 구심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남한의 노동운동 진영은 전노투를 구심으로 해서 사회적 합의주의에 반대하는 세력과 찬성하는 세력으로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모든 정치세력들은 사회적 교섭(노사정위원회)에 맞서 자신의 입장을 제출하고 있다. 지금은 자신들이 제출한 입장을 내걸고 과감한 행동을 하는 시기다. 행동의 시기에 주저하거나 우회로를 찾는 것은 투쟁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는 기회주의자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모든 정치세력들은 자신이 주장하고 행동한 만큼 분명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는 2월 22일로 예정됐던 대의원대회가 3월로 유예됐을 때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더욱 더 몰아치자!”고 주장했다. 대의원대회의 유예 이후인 2월 23일 정권은 파견법 개악을 밀어붙이려고 시도하다가 또 다시 4월 입법화로 일정을 연기했다. 민주노동당은 파견법 개악안의 “2월 임시국회 처리는 반대한다. 4월 심의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자본가 정당과 합의를 하였다. 민주노총은 아직 노사정위원회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민주노동당은 이미 자본가 정당과 이러한 합의를 함으로써 사회적 합의주의를 당적 차원에서 가동하고 있다.



노사정위원회는 사회적 합의주의의 심장이다!

우리는 일찌감치 사회적 합의주의가 노사정위원회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업종별 노사정협의회, 관료주의적 산별중앙교섭 등 중층적, 총체적 교섭구조의 형태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총연맹 중앙 차원에서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단사 차원의 노사협조주의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의 사회적 교섭 안건 상정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노동운동 진영 일각에서는 대의원대회에서의 사회적 교섭 반대투쟁과 현장에서의 총파업 투쟁 조직화를 대립적으로 사고하고 있다. 또한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 건이 통과되더라도 사회적 합의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4월 총파업 전선으로 사회적 교섭에 파열구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금의 정세인식이 있다면 그 누구도 대의원대회에서의 사회적 교섭반대만으로 총파업 전선이 구축된다거나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주장은 사물의 긴밀한 연관성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적 빈곤함에서 비롯된다. 노사정위원회 그 자체는 사회적 합의주의의 모든 것이 아니지만 사회적 합의주의의 압축판이다.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단사, 지역․업종, 연맹 별로 교섭주의와 협조주의가 구축된다. 따라서 노사정위원회에 파열구를 내는 것은 노사정협조주의의 심장을 공격하는 것이다. 오늘의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 건이 통과된다면 4월의 총파업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노사정협조주의는 강화된다.

“1990년 이래 외형적으로만 본다면, 노사정위원회는 민주노총의 탈퇴로 매우 불완전하게 운영되어 왔고 노사정 타협구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05년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참여 여부가 2005년만이 아니라 참여정부 아래 노사정위원회라는 노사정협의틀 자체의 존재 의미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 이 결정은 노동조합이 향후 예상되는 전임자, 복수노조 문제를 포함한 노사관계로드맵 등 법제도 개선문제와 비정규직, 일자리 창출, 노동시장의 양극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정부, 사용자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2005년 노사관계 전망과 과제」)

노사정위원회는 이러한 현장 내에 깊숙이 침투해 왔던 사회적 합의주의를 제도적으로 완성하고 정부, 사용자와 협조주의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선택인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목표 하에 노사정위원회는 노동운동 내의 개량주의자들을 끌어들여 실업문제 해결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자유롭게 하고, 비정규직을 확대시키려 하는 기구인 것이다.



자본가들의 민주주의를 박살내고
노동자민주주의를 만들어가자!


노무현 정권은 “대화와 타협의 문화는 정치만이 아니라 시민사회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라면서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타협없는 투쟁은 정통성 없는 권력이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을 때, 이에 맞서 싸울때에만 정당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한때 노무현의 품으로 기어들어갔던 박태주는 “폭력은 결코 민주주의와 양립하지 않는다”면서 민주노총 관료주의자들의 편을 들고 있다.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데올로그들은 “이번 대의원대회는 반드시 민주적 절차가 지켜져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 동안 민주노총의 투쟁에 대해 ‘폭력세력’이라고 매도해왔던 자본가들은 이제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려는 민주노총 내 개량주의자들을 옹호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민주노총 관료주의자들도 ‘민주적 절차’, ‘평화적 대의원대회 성사’를 외치고 있다.

정권과 자본은 지난 해 노동자들의 투쟁을 평가하면서 “노사정 사이의 타협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파트너쉽, 노사상생이라는 허울 아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죽어 나자빠지고 있다. 지난 해 고임금론과 노동귀족으로 온갖 악선동을 당했던 LG칼텍스정유 노동자들은 콘테이너 감금, 언론 인터뷰를 근거로 한 부당해고, 사내 게시판 공개 반성문 발표, 노동조합 탈퇴서 강요, 투쟁조끼․머리띠 반납, 투쟁조끼 절단식 등 인간으로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탄압과 모욕을 당하고 있다. 1996년 1,632건, 1997년 1,928건, 1998년 3,670건이던 부당해고 구제 신청건수는 2004년 10월 현재 5,205건으로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자본가 연구소조차도 “지난 해 상용근로자의 임금증가율이 5.4%로 전년 9.2%의 절반에 못 미치고 실질임금이 전년 5.5%의 4분의 1로 줄어들면서 소비회복에 걸림돌로 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권은 노사정위원회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협약을 맺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수호 집행부도 ‘일자리 문제를 다룰 사회적 대화’를 위해 사회적 교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해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안)’이 나왔지만 오히려 일자리 창출을 근거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거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 정규직 일자리는 35만2천개가 감소했으나 비정규직은 2004년 8월 기준으로 78만8천명이 늘어났다. 실업자는 77만7000명에서 81만3000명으로 4.6% 늘어나고 준실업자 규모는 348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6.1%늘어나면서 통계산출이 가능한 2000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2005년 1월 36시간미만 취업자는 322천명으로 12.0%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85천명으로 -1.5%로 오히려 감소하였다. 자본과 정권은 심지어 손발을 맞춰 “엉터리 근골격계 환자가 많다”면서 산재보험법을 개악하려고 하고 있다. 노동부는 현대자동차, 하이닉스 등 자본가들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을 내려놓고 노동자들의 투쟁이 쏟아져 나오자 “현재 추진 중인 파견법 개정(안)을 조속 통과시켜 현행법상의 미비점을 근원적으로 개선”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것이 노동부에서 지난 1월 27일에 제시한 불법파견 조치계획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임금삭감과 비정규직 확대, 정리해고 증가 등 노동자 생존권의 압살을 가져왔고 파업파괴, 노조말살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 사회적 합의의 대가는 오히려 실업자와 준실업자의 증대로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자본과 정권 그리고 여기에 담합하는 노동운동 내 개량주의자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실체다. 자본가들만을 위한 기만적인 민주주의는 노동자에게는 폭력적인 억압과 수탈로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한 남한 노동자계급 전체가 당하는 고통, 그것의 결과로 나타나는 분신,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은 바로 민주주의 공화국 하에서 발생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기아비리 사태에서 나타나듯 물질적 매수로 노동운동 내부에 자본의 영향력을 발휘하여 관료주의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늘 대의원대회의 투쟁은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노동자들을 팔아먹는 개량주의 관료들을 척결하는 투쟁이다. 또한 노동자의 생존권을 사수하는 투쟁이다.
노사정교섭을 둘러싸고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안건을 처리하지 말고 중층적․ 총체적 교섭구조를 그대로 추진하자”는 ‘제3의 대안’은 이수호 집행부 직권으로 노사정위에 복귀하겠다는 초반동적 입장이다. 또한 금속산업연맹 선거에서 사회적 노동운동세력들이 제안한 “빈부격차 해소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사회적 연대투쟁을 먼저 배치하고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안건 처리를 유보하자”는 주장은 총파업을 회피하는 기회주의적 주장에 불과하다.
동지들!
민주노총의 민주주의는 때로는 역설적으로 절차와 형식을 어겨가면서 투쟁했을 때 지켜져 왔다. 오늘이 바로 그 때다. 자본과 정권의 공격과 노동운동 내부 기회주의자들의 기만, 회유에 위축되거나 혹하지 말고 과감하게 행동하고 투쟁하자!


2005년 3월 15일
전국노동자정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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