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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의 학생 하나가 찾아왔다.
시집을 들고서...
그리고는 엷게 미소를 지으면서, 수줍은 얼굴로
시집을 내밀었다.
-선생님 드리려고 책 내자마자 달려왔습니다...
시집은 이 녀석이 시 동인으로 있는
<사의 문학>(제1호)였다.
이 녀석의 얼굴은 더 야위었다...
- 그 후로 10년 -
(이 녀석)
물결이 어울거리는 모양에
옛 기억이 함께 약동한다.
투명한 파로호 앞에서
우리 사랑을 맹세하던 날
나는 웃고, 너는 울었지
그 이후로 10년,
너는 내 곁에 없고
나는 다시
한없이 찬란한 봄날에
깊이를 알 수 없는 파로호와 마주한다.
우리 사랑을 맹세하던 날
너는 웃고,
나는 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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