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선거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서...

선거가 끝났다.

선거 기간 동안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유세차량 방송이 엄청 시끄러워서였다.

별로 관심 없던 선거여서 더 그런지도 몰랐다.

나는 이번에도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

선거에 참여하지 않아서 사표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표를 만들었다는 그런 멍청한 말은 이제 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 같은 사람들이 투표를 한다고 해봤자 전국적으로 기껏해야 1만표 정도였을 것이다.

1만표 얻어서 당선될 것도 아닌데...

그리고 비판적 지지해서 한명숙이라도 당선됐다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것인지...

 

그렇게 표 확인해서 어쩔 것인가...

진보 진영이 1만표 정도 더 얻었다는 거 확인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는가?!

전국적으로 3.4%에서 3.5%로 올라갔다고 자족하고 말 것인가?!

한명숙 등 민주당이 당선돼서 비판적 지지자들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민주당이 당신들의 정체성이라는 환상에 젖어봤자,

민주당이 당신들의 정체성이 될 리도 만무하거니와

자신의 모든 정치적 생존을 민주당에 모두 맡기는 멍청한 짓을 한다고 생각해 보지 않으셨는지...

그러니까 표 갈라먹었다고 민주당한테 욕을 얻어 먹는 상황을 자초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근본적으로 하나 물어보고 싶다.

도대체 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인가?!

우리는 먼저 이것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

선거 때가 오니까 선거에 참여한다는 관성에 의한 것인가?!

당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인가?!

진보진영인 우리가 있음을 알려리려고?!

그건 평소에 하여야 하는 일 아닌가?!

왜 하필 선거 때만 되면 알리지 못해서 그러는가?!

몇 표인지 확인해 보려고?!

 

이건 아니잖아~~~...

그렇지 않은가?!

 

이명박 뽑았다고, 한나라당 뽑았다고

대중들 욕할 필요도 없고,

사실 그럴 욕할 자격도 없는 게 사실이다.

이번에는 한나라당 뽑지 않고 민주당 뽑았다고

대중들 칭찬할 건가, 대중의 의식이 높아졌다고?

 

어떤 선거이던지 선거에 참여하려면

뭔가 보여줄 만한 능력이나 실제 행하고 있는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대중들은 '소박한' 유물론자들이다.

다시 말하자면 경험론자들이라 뭔가 보여 주어야 한다.

진보 진영 스스로가 뭔가 대안을 실험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조금씩

쌓아가고 있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대중들은 부르주아 정치 공간에서 진보 진영이 힘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진보 진영이 늘 부르주아 정치 공간 안에서 부르주아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있음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다.

항상 부르주아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놈한테 직접 요구하는 것이 빠른가,

아니면 제3자(그렇다고 이 3자가 부르주아 하고 아주 친하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

미운털이 박혀도 단단히 박혀 있는 3자다)를 통해 요구하는 것이 빠른가?! 

대중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직접적인 요구를 하는 쪽이 빠르다는 것을 안다. 

이러한 성향이 극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재작년에 나타난 촛불 시위 현상이고, 

이번 선거에 민주당에게 표를 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선거가 끝났다.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고, 그 속에서 어떤 떡고물을 찾을 것이냐 하는 것에, 

그리고 심상정이나 노회찬의 정치노선이 어떻다라는 것에 더 이상 신경 쓰지 말자. 

이미 예견했던 일이 나타난 것이고, 이미 선거 과정과 그 결과를 통해서 그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죽은 자식 뭐 만지기'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리 스스로 우리가 내걸었던 구호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한 구호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현재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개별적인 노동자들이 자본이 주는 개별적인 임금을 통해 개별적으로 살아가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의 삶의 토대가 될 수 있는 모든 물질적 조건들을 공동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 인프라의 구축을 자본에게 청원해 봤자 자본은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자본의 투쟁(이 투쟁은 수동적인 청원의 의미가 아니라 빼앗긴 우리의 것을

우리가 되찾아오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투쟁이다)을 벌여서 그 물적 토대를 다져야 한다.

그 물적 토대를 마련하는 최선봉의 투쟁이 바로 노동자 계급의 임금, 단체 협상 투쟁이다.

이러한 투쟁은 개별 노동자들의 임금을 몇 %인상한다거나,

이와 밀접하게 관련하여 개별적인 노동조합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즉 개별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삶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 스스로 대안을 마련하고 실험하면서 현실화시켜 나갈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신뢰할 수 있으며 이는 곧 대중의 신뢰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중의 신뢰를 받게 되면, 

이제 대중은 이 실천활동에 죽극적이고도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바꿔 나갈 때 우리의 정치적 힘이 생성, 증대되며 

그럴 때 선거가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이제 6월에 민노총 총파업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이다. 

이 총파업을 우리의 공동 삶을 현실화시키는 디딤돌로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요구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인 민노총에게 정당하고도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무늬만 총파업을 하지 말고,

우리 공동 삶을 위한 하나의 디딤돌로 총파업을 실시하자고 말이다.

우리에겐 우리 공동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진보 블로그들이 모여

토론하고 그 토론의 결과를 민노총에게 전달하고,

민노총을 견인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진보넷이 이러한 토론회를 마련해 봤으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