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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로스쿨, 참여연대 사법 감시 센타, 공익적 활동, 사회적 공공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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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07
    로스쿨에 대한 단상... (3)
    곰탱이

로스쿨에 대한 단상...

[님이 쓰신 글 중에 제가 우선 풀고 싶은 부분은, 로스쿨이 그렇게 진보적이라면, 왜 미국 법조 아니 변호사사회는 저모양인가 하는 그런 부분입니다.

저는 로스쿨 그 자체가 진보적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로스쿨을 어떻게 설계하는가에 따라, (법률가 자격을 부여하거나 법률가를 키우는 방식도 변화시킬 수 있는 동시에 -- 이는 진보적이냐와 상관없는 부분입니다), ①변호사 사회라는 권력을 가진 집단에 무한경쟁, 개인들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가 들어가는 현재 우리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진보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먼저 님이 쓰신 글의 댓글에서 제가 로스쿨을 왜 하는지의 첫 출발은, 법률가 양성제도 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서는 진보적인가 아닌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겠고, 저또한 그런 진보성을 생각치 않았습니다. 그 다음 단계, ②즉 법률가 양성제도의 개혁의 방식으로 전문대학원 수준에서 법률가가 될 사람을 교육하고 그들의 최소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가자는게 정해진다면, 그 다음 단계에서 그러한 전문대학원에 들어가는 사람이 경제적,또는 사회적 여건에 따라 기회가 봉쇄되는 것을 막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점에서 '진보적'이라는 말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님은, 대체 국가가 왜 로스쿨을 지원해야 하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현재 사법연수원생들에게 공무원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저도 현재 사법연수원생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들은 공무원이 아니니까요. ③그들중 대다수는 곧바로 나와서 개업 변호사라고 할까요. 전문자영업자가 되니깐요.

연수원생에게 공무원신분의 월급을 국가가 대주는 것과 로스쿨을 지원하자는 것은 다른 것이죠.

제가 국가의 로스쿨 지원을 말하는 것은, 다른 것은 몰라도 '공익적 변호사 활동'을 전제로 한 장학지원, 사회경제적 부담계층에 대한 장학지원을 말하는 것인데, 전 그건 당근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비가 싼 이상적인 경우라면, 그러한 국가의 지원은 별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이를 방치하면 앞서 제가 말한 부분의 지원이 없으면 로스쿨은 말 그대로 돈이 있는 사람만 변호사 기회, 따라서 권력을 쥘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것으로 전락할테니 말이죠.

이건 개인에 대한 지원입니다.

이런 개인에 대한 지원은 타겟을 정해서 사회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는 사람, 집단에 대한 지원인데, 저는 이런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국가의 로스쿨 지원은 이런 개인,집단에 대한 지원이 아닌, 로스쿨 그 자체에 대한 지원도 고려해볼 수 있다 생각합니다. 무슨 말인가하면, ⑤변호사라는 직업은 개인자영업자이기는 하지만 사회적 공공재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공공재를 양성하는데, 사회가 공동의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적절한 수준에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기우일런지 모르겠지만, ④이거는 물론 로스쿨이라는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의미하지, 그 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직접 지원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글의 맥락에서 잠깐 벗어날지 모르겠지만, 사실, ⑥이제는 로스쿨을 감시할 때인데, 로스쿨이 기대했던 대로 제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감시하거나, 또는 국가지원이 아니더라도 학교 자체적으로 사회경제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여건을 마련했는지 등, 그외에도 여러가지 감시해야겠지요.

 

다시 님의 글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님은 로스쿨을 도입하자는 교수들은 그동안 법대에서 교육하던 사람들 아니냐, 그들은 뭐냐 지적하셨습니다. 그리고 법대, 그러니까 법학부에서 잘 가르치고, 사법시험이 아닌 변호사자격시험을 치르게 바꾸면 '교육을 통한 법률가 양성'이라는 것도 가능하지 않냐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점은, ⑦학부 교육이 아니라 왜 대학원 수준에서의 교육까지 받게하느냐가 쟁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건 변호사에 대한 교육을 어떤 수준으로 생각하느냐, 그게 학부가 아니라 전문대학원 수준에서 필요한가 아닌가 하는 그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유럽의 어떤 나라에서는 법학부 교육을 통한 사람들에게도 자격을 엄격한 과정을 거치게 한 후 주는 나라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정답이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뭐랄까요?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학부교육 수준이 아니라 학부교육 수준을 거친후 전문대학원 수준에서의 교육을 받게 한 후 기초자격을 테스트하는 것을 선택한 것입니다. 저외에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속 구성원들도 그런 선택을 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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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인 글에 트랙백을 걸어 이 글을 쓰는 것은 참여연대 사법감시 센터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박근용 씨라는 분의 덧글 내용이 납득이 잘 안 가고 너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행인이 그토록 답답해하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박근용 씨의 글이 로스쿨에 대한 모든 것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근용 씨의 덧글을 통해 보자면, 도대체 어떤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이 로스쿨 제도를 추진하게 되었는지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박근용 씨 글 전체 내용의 전제는 ‘로스쿨이 어떤 경우에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정당한가에 대한 이야기는 한 군데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로스쿨 제도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로스쿨을 감시할 때인데, 로스쿨이 기대했던 대로 제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감시하거나, 또는 국가지원이 아니더라도 학교 자체적으로 사회경제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여건을 마련했는지 등,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로스쿨이 어떤 경우에도 정당하다’는 자신의 글의 전제를 스스로 뒤집고 있다. 사태가 이 정도면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아니 로스쿨 자체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세세하게 이 글을 따져 보도록 하겠다.

①“변호사 사회라는 권력을 가진 집단에 무한경쟁, 개인들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자가 들어가는 현재 우리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진보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 먼저 로스쿨이 되면 무한경쟁, 개인들의 경쟁을 해도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로스쿨 입학할 때부터 처절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변호사 시험을 통해 당락을 결정하는 것 또한 무한경쟁이 아닌가? 로스쿨 입학자들의 대부분은 이른바 ‘스카이’ 대학 출신들이다. 나머지 타 대학 출신들이 로스쿨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건 로스쿨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다 아는 비밀이다. 현재 로스쿨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뭘 믿고 현재 무한경쟁이 속속들이 배어 있는 우리 상황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가?

 

②“즉 법률가 양성제도의 개혁의 방식으로 전문대학원 수준에서 법률가가 될 사람을 교육하고 그들의 최소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가자는 게 정해진다면, 그 다음 단계에서 그러한 전문대학원에 들어가는 사람이 경제적, 또는 사회적 여건에 따라 기회가 봉쇄되는 것을 막는 일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점에서 '진보적'이라는 말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 결국엔 중산층과 서민층이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좀더 열어 놓았기 때문에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만인이 평등한 사회이다. 누구나가 변호사가 될 수 있는 기회의 평등이 주어진 사회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단 전문 대학원에 들어가는 자체가 서민들에겐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 가능한 일이고, 그 경쟁률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교육비가 들어갈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 뻔한 것을 ‘진보적’이라 부르는 것은 온당하다고 할 수 없다.

 

그들중 대다수는 곧바로 나와서 개업 변호사라고 할까요. 전문자영업자가 되니깐요.

연수원생에게 공무원신분의 월급을 국가가 대주는 것과 로스쿨을 지원하자는 것은 다른 것이죠.

제가 국가의 로스쿨 지원을 말하는 것은, 다른 것은 몰라도 '공익적 변호사 활동'을 전제로 한 장학지원, 사회경제적 부담계층에 대한 장학지원을 말하는 것인데, 전 그건 당근 필요하다고 봅니다.

--> 여기서 말하고 있는 ‘공익적 활동’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공익’이라는 말 자체가 대단히 추상적이어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변호사가 된다는 것은 박근용 씨 말 그대로 돈 잘 버는 전문 자영업자가 된다는 것이며, 그리하여 변호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그가 기존 사법시험을 거치던 아니면 로스쿨을 거치던 간에, 돈 잘 버는 전문 자영업자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런 뚜렷한 목적을 가진 사람이 변호사가 되어서 할 수 있는 ‘공익적 활동’이란 것이 무엇이 있을까?

다른 한편으로 이런 뚜렷한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 그것이 장학 혜택이 되었건 공무원 신분의 월급을 주건 간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그 결과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박근용 씨는 ‘공익적 활동’을 전제로 해서 다르다고 계속해서 말을 하겠지만 그 공익적 활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밝히지 않는 이상 다르다는 말은 공허해질 뿐이다.

 

이건 개인에 대한 지원입니다.

이거는 물론 로스쿨이라는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의미하지, 그 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 개개인에 대한 직접 지원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 개개인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로스쿨 자체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이루어지길래 서로 다르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자는 국가가 개개인의 통장에 직접 경제적 지원금을 입금시킨다는 것이고, 후자는 로스쿨을 통해서 경제적 지원을 한다는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여간 이것을 볼 때 경제적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상도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상태에서 로스쿨을 추진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개인자영업자이기는 하지만 사회적 공공재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공공재를 양성하는데, 사회가 공동의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적절한 수준에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무엇을 ‘사회적 공공재’라고 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만일 사회적 공공재를 사회 전체에 아주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한 재원이라고 정의한다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사회적 공공재이다. 요즘처럼 국가 경제의 위기가 코앞에 닥쳐 있을 때, 사회적으로 가장 필요한 공공재는 이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주체인 노동자들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할 사회적 공공재는 바로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그러한 노동자들을 양성하는 모든 교육기관에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

 

이제는 로스쿨을 감시할 때인데, 로스쿨이 기대했던 대로 제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를 감시하거나, 또는 국가지원이 아니더라도 학교 자체적으로 사회경제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여건을 마련했는지 등, 그외에도 여러가지 감시해야겠지요.

--> 이 대목에 와서는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도대체 시행 첫걸음마부터 감시해야 할 제도를 뭐 하러 만들었는가? 그렇게 문제가 많은 제도였다면 애초부터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감시하는 비용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결과적으로 보자면 박근용 씨가 말하고 있듯이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할 계층이 그 비용을 감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용 씨와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단체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한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학부 교육이 아니라 왜 대학원 수준에서의 교육까지 받게하느냐가 쟁점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건 변호사에 대한 교육을 어떤 수준으로 생각하느냐, 그게 학부가 아니라 전문대학원 수준에서 필요한가 아닌가 하는 그런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유럽의 어떤 나라에서는 법학부 교육을 통한 사람들에게도 자격을 엄격한 과정을 거치게 한 후 주는 나라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따라서 정답이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뭐랄까요?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아닌가 싶습니다.

--> 여기서는 박근용 씨가 로스쿨 문제는 선택의 문제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선택의 문제라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은 문제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로스쿨에 비판을 하는 사람들을 기존의 보수주의자들과 동일하게 취급하면서 자신들만이 개혁주의자이며 로스쿨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로스쿨이 문제가 많다면(이는 일정 정도 박근용 씨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로스쿨 시행을 감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도를 찬성하고 입법 추진한 사람들은 이에 대한 사과를 일단 먼저 해야 하고, 확실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거나 해야 하는데도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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