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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질라 아이젠슈타인이 편집한 논문 모음집 <<자본주의 가부장제와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입장>>(Monthly Review Press, New York and London, 1979) 중에서 질라 아이젠슈타인의 논문 [2장. 자본주의 가부장제 관계들에 대한 몇 가지 노트 ]를 해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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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자본주의 가부장제 관계들에 대한 몇 가지 노트 #
- 질라 아이젠슈타인(Zillah Eisenstein) -
(41쪽) 이 논문은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분석 방법론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것은 페미니즘을 통해 맑스주의의 역사 접근 방법을 다시금 조명하고 정의하는 것을 포괄하고 있다. 급진적 페미니즘 이론을 통해 맑스주의 방법론을 여성의 억압, 특히 성-계급 구조, 가족, 노동과 사회의 위계적인 성별 분업과 관련한 여성 억압을 이해하는 쪽으로 적용시켜볼 수 있다. 요즘 부각되고 있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한 학파는 바로 이러한 작업을 시도해 왔다. 이러한 (방법론의-옮긴이) 확장은 페미니즘 분석을 통해 맑스주의 방법론을 변형하는 데 기초해 있다. 변형된 맑스주의 방법론을 통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성 권력의 측면들을 알게 되었고, 권력의 특수한 역사적 국면들에 대해 새롭게 이해함으로써 페미니즘의 문점들을 해소하게 된다. 줄리엣 미첼(Juliet Mitchell)은 그녀 자신이 “우리는 페미니즘의 의문점들에 대답하여야 하지만 몇몇 맑스주의 답변은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러한 종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그녀의 이러한 말은 페미니즘 분석 아니면 맑스주의 분석이라는 이분법, 즉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분석을 방해하는 이분법을 함축하고 있다.
페미니즘을 통해 맑스주의 방법론(마찬가지로 그 내용도 포함해서)의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선차성(priorities)에 관한 문제, 특히 사회 조건들과 관련한 의식의 문제를 재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식의 문제는 사회적 현실(social reality)에 관한 논쟁의 일부가 되고 있다. 현실 그 자체는 계급과 성 그리고 인종 관계를 포괄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사적인 것(개인적인 것)과 공적인 것(정치적인 것) 양자 사이의 관계는 (42쪽) 섹슈얼리티, 헤테로섹슈얼리티, 호모섹슈얼리티를 규정하는 관계들이 특별하게 중요하다는 쪽으로 주요하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서 이데올로기가 중요한 초점이 된다. 그리하여 변증법은 자기 의식적으로(self-consciously) 의식, 이데올로기 그리고 사회적 현실 사이의 관계들로 그 폭을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이러한 새로운 방식, 즉 사회의 관념과 사람들의 의식이 객관적인 사회적 현실의 부분들이며, 이 부분들이 성, 계급 그리고 인종 관계들의 외부에서 작동한다고 보는 방식은 좌파가 가지는 이론과 실천의 빈약함에 대한 페미니즘 비판의 산물이다.
맑스주의 방법론의 방향 재정립은 사회적 관계 이론을 자본주의 가부장제 관계들을 나타내는 데 사용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방법론이 맑스 저작에 나타나 있는 계급 사회와 계급투쟁에 의해 나타난 것이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사회적 관계 이론들은 현존의 맑스주의 분석에서 주어진 내용과는 구별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이 계급 분석과 잘 맞지 않고 여전히 계급 분석 너머에 있지만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중요하고 또 그럴 수 있다. 계급 분석은 우리의 이해에 필요하지만, 우리의 목적을 위한 충분한 것은 아니다.
맑스주의 분석은 권력을 연구하는 데 방향이 맞춰져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분석을 권력의 어떠한 특수한 현상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그 도구를 충분히 그렇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분석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그 분석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다. 맑스는 이른바 “사물들”을 그 구체적 연관 속에서 파악하는 자신의 사회적 관계 이론을 사회의 권력관계들을 파악하는 데 사용하였다. 그의 분석이 계급투쟁에 관한 논쟁을 다루었던 것이지만, 사회적 관계들을 분석하는 그의 방법은 또한 가부장제 투쟁을 검토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맑스주의 사회적 관계 이론을 페미니즘 의문에 대답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것은 생물학에 기초한 파이어스톤(Firestone)의 유물론 역사와 더불어 우리를 정체시킬지 모른다. 아니면 우리는 이 변형된 방법을 가부장제와 계급 역사 사이의 접점을 이해하는 데, 또한 성과 계급, 성과 인종, 인종과 계급, 그리고 성, 인종, 계급 사이의 변증법을 설명하는 데 사용해야만 한다.
우리가 현존하는 것 자체로서 현실을 다루지 않는다면 뚜렷한 정치적 목적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 여성 억압에 대한 분석을 발전시킬 수 없다. 급진 페미니즘의 문제는 (43쪽) 사회 권력의 다른 관계들로부터 성을 도외시함으로써 이러한 분석을 수행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물론 급진 페미니즘이 권력의 이러한 여러 관계들을 깨닫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관계들을 서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계급투쟁과 인종투쟁은 가부장제 역사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역사가 종종 마치 이 투쟁들이 분리되었던 것처럼 서술하고 있지만, 실천적으로 이 투쟁들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관계들이 설명되지 않는다면, 남성 우위는 권력 관계 또는 과정으로서가 아니라 독립적인 것으로 보인다.
급진 페미니즘을 불러일으켰던 여러 좌파 분석들은 맑스주의 방법론을 새로운 방식으로 변형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진지하게 이 방법론을 파고들지 않았다. 지금까지 권력에 관한 의문점을 완전히 물질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의미에서 고찰하지 못했다. 급진 페미니즘, 계급 분석 그리고 변형된 맑스주의 방법론을 통일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가부장적·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와 사회 현존을 규정할 수 있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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