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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씩이나 된 아이들에게 자란다는 표현은 격에 맞지 않은 줄 알면서도,
그래서 아이들이 우리들을 초등학생쯤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티박을 놓을 줄 알면서도,
그냥 자란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굳이 이 표현을 쓰고자 하는 것은
누구나 죽을 때까지 자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조금씩 웃기 시작하고 자신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건 다른 때 비하면 엄청나게 빨리 일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보통 한 달 반 정도 지나야 입을 열기 시작하는데...
이런 것은 아이들의 이름을 잘 외워서 그 이름을 불러주기 때문이리라.
사실 이름을 빨리 외울 수 있었던 것은 학생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철학 수업은 4명, 법대 지정교양 수업인 논리와 작문 수업은 2반인데,
한 반은 29명, 다른 한 반은 6명이다) 고맙게도 아이들이 처음 자신이 앉았던
그 자리에 계속 앉았기 때문이다(내가 그렇게 시킨 게 절대 아니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고 말을 시킬 때 처음에는 수줍어 하다가
지금은 목소리에 힘도 들어가고 자신감이 있어 보이더라.
그러면서 눈망울이 또록또록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래도 있지만, 그거 정말 사실이다.
그 눈망울을 안 본 사람은 사실 잘 모른다.
보는 사람을 얼마나 설레이게 하는지...
이건 행인 님도 마찬가지일 게다*^^*...(맞지요, 행인 님?^^)
이럴 때 선생이란 직업이 얼마나 축복 받은 직업인지...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의 대화라는 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질문에 대답하는 아이들에게 똑바로 쳐다보면서 <잘 했다, 오케이, 굿>을 하면,
아이는 수줍어하면서도 어깨를 으쓱거린다.
(요게 또 점수와 연관되기도 하지만서도 말이다*^^*...>
그런 후에 아이들은 내가 하는 말 중에서 무의식적으로 실수로 한 말들은 칼 같이 잡아낸다.
오늘도 한 건 당하고 왔다!!
(칠판에 뭔가 잘못 썼다가 바로 지적을 당했다!!)
그런데 하나도 기분 나쁘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아서 어깨를 으쓱거릴 정도다.
(선생이 지가 틀려 놓고서도 어깨를 으쓱거리다니, 참으로 한심하지 않은가^^...)
그러면서 교실은 웃음이 넘쳐난다.
得天下英才而敎育之 三樂也라.(孟子 盡心 章 上)
(천하의 영재를 얻어서 교육함이 세 번째 즐거움이다.)
이 기세에 기름을 부어야 할 것이다.
그 기름은 이른바 야자!!!
(야자란 야간자율보충학습의 준말이다^^)
야자가 무엇인지 감비 님은 경험을 하셨다.
궁금하신 분은 감비 님께 여쭈어 보세용^^...
다음 주 야자가 기대된다.
아이들은 훨씬 더 신랄하고도 비판적으로 나를 교육할 것이다.
아기다리고기다리... 야자...
혹시 참여하시고 싶은 분은 덧글 다시라.
아이들에게 허락을 받도록 최선을 다해 보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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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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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주 금요일(9월 29일, 늦은 6시 30분) 건대 구정문(어린이회관 쪽 문) 앞 반달집에서 있습니다. 감비 님은 아실 걸요*^^*...부가 정보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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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웃게 됩니다. 역시 그런 맛을 느끼는 분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가 나오는군요.저는 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친구 내지는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한 번 튀어나오는 그들의 말에 영감을 얻기도 하고 제가 모르는 것을 배워가기도 하니까요. 사실 제가 학생들보다 알아야 얼마를 더 알겠습니까? ㅎㅎ
금요일 시간이 되시면 1시쯤 점심을 같이 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시간만 괜찮으시면 1시까지 학교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야자'에 대한 궁금증이 불타오르지만 하필 그 시간에 스터디가 있어서 궁금증을 좀 더 간직하고 있어야 하겠군요.
그럼 답글은 제 집으로 오셔서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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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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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금요일 1시에 법대 앞에서 뵙겠습니다. ^^부가 정보
당신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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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칭찬 좋아해요-칭찬만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좋은 동력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곰탱이님은 진짜 사랑스러운 선생님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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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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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과찬의 말씀이십니다^^(아~ 쑥스러워라...)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