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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상상력


오줌을 싸면 바로 고드름이 될 것 같이,  
그렇게
추운 겨울날이었다. 
 
원래대로 살수 있도록만 해달라며, 
낡은 건물 옥상에 모인 사람들에게 경찰은 하루종일 물대포를 쏘아대었다... 
철거용역직원들과 함께. 

그리곤 채 하루도 안되어,
경찰은 1500여명에 이르는 병력을 대동하고,  

20세기 초중반, 국가간 전쟁에서나 있을법한 
과감하고, 웅장한 (?) 작전을 폈다.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골프공이나, 사거리 30-40의 돌멩이로는 도저히 무너뜨릴 수 없는...

대형크레인..., 
대형컨테이너... 
특공대
4-5대의 물대포..., 
 
특공대가
태평양 전쟁때,
길이 10m 남짓 잠자리 비행기에 
폭탄하나 장착하고,  
천황을 위해 (!) 용맹한 황국신민의 명예에 도취되어
미국 항공모함으로 돌진하던 일본제국주의의 
소년 병사들도 아닌데...,
 
21세기 한국경찰 지도부는  
그보다 훨씬 두터운 컨테이너에 
수십명의 특공대를 태워 
수십미터 공중으로 날아올라,
철거민들이 자신을 지키기위해 세워놓은 허술한 망루에 충돌하는 
용맹하고 담대한 (?) 
작전을 쓴다. 

망루는  항공모함이 아니었고, 
농성자들은 살상과 파괴를 그 목표로 하는 적군병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전쟁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였으며, 
골프공과 새총은 대량살상무기가 아니었다. 
물론 테러범들도 그런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 진압작전이 있기 전날,  
경찰이 입은 피해는 
용산경찰서 직원의 승용차 한대 앞유리창이 돌멩이에 맞아 
깨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경찰은 농성자들에게 
'도심에 침투한 테러범'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그런데,  그 '테러범'이 벌인 '테러'는 무엇인가? 

- 그들에 의해 '감금된 사람'이 있었나?
- 그들에 의해 '죽거나 다친 사람'이 있었나?  
- 그들에 의해 폭발물이 설치되었나?
- 그들이 던진 돌에 의해 건물이 파괴되었나? 
- 그들이 그 곳에서 농성하고 있는 것 때문에, 도시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졌나? 
    (그들이 불에 타죽기 전까지..., 그들의 존재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무엇이 경찰이 말하는 '테러'인가?   

그것은 돌을 던져 '승용차 앞유리 깬 것!' 이다.   

그리고 
경찰은 그 다음날... 

이 극악무도한(?) 도심테러범을 제거하기 위한 
담대하고 웅장한 작전에 나선다. 

그리고, 
테러범들의 은신처에
발화를 촉진할  물십자포를  쏘아대며,  

마침내
정지비행하며 언덕위로 슬그머니 떠오르는 헐리웃 영화의
아파치헬기처럼 

진압특공대원을 가득실은
컨테이너가 수십미터 상공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특공대를 쏟아낸 이 컨테이너는 거대한 해머가 되어 
화재위험에 노출된
망루를 친다. 

경찰은
5명의 '도심 테러범(?)'을 죽였으나,  안타깝게도 1명의 유능한 '특공대원'을 장렬하게 잃었다.  

국가에 의한 학살이 두 주가 지난 후, 
검찰은 망자들의 '죽음의 직접적 이유'는 전혀 밝히지 못한 채, '화염병에 의해 발화되었다.' 고 증거제시없이 얼버무린다.   

경찰과  검찰은 도심에서 '전쟁'을 하고 있다.   

이라크를 불바다로 만들고, 수만명의 인명을 살상한 부시가 생각난다.
그의 명분은 이것이었다. 

"테러와의 전쟁을 치러야한다."
 그런데,
"이라크에 엄청난 대량살상무기가 있다."

자, 철거민을 '테러범이라 우기고,' 그들과 전쟁을 벌이는 이명박 정권이
이제 '누구를 상대로' 전쟁을 확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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