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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저축들기는 잘한 일인가?

야스피스님의 [20대 노동 시작해 30대 투쟁하고 40대 집을 산 후 우린 온순해진다] 에 관련된 글.

 

1.   청약저축에 가입하다.

앞으로 살 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결코 길지않을텐데,  소위 청약저축이란 걸 가입했다. 
5년간 살아온 집의  주인 아줌마가  30만원이던 월세를 금년 봄부터는 5만원은 올려받아야겠다고 해서  충격을 받고 한 달내내 방황하던 터에,    친구의  조언을 듣고  '에라이 모르겠다'는 식으로  가입한 것이다.

3개월째 전기세를 못내고, 2개월째 가스비가 밀려있는 상황에서도 호기를 부린 셈이다.   

' 그래 50이 될때가지는 15평짜리 임대주책 하나라도 있어야하는 것 아니겠어?   지금이야  뭐 ,  정 궁해지면 친구집에 얹혀지낼 수도 있고,   아니면 가난한 놈들끼리 몽쳐서 지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 쉰넘어서도 그럴 수는  없는 일이잖아? '

'돈이 어디있어서 다달이  저축을 하냐구?   ? 뭐 정 안되면 카메라나 캠코더 같은거 내다 팔면 되지 뭐 '

뭐 이정도의  생각이었을거다.  
어쨋든...

2.  '주택은 상품이 아니다' 라는  구호를 들으면서 느껴지는 공허함. 
 
작년부터는  FTA반대 집회현장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 주택은 상품이 아니다  !'   라고 쓰인 팻말을 일사불란하게 들고, 리드미컬하게  구호를  외치는 것을 자주 보았다.   이 때,   어떤 동질감과 희망, 위안 같은 걸 느끼곤  했었다.  
'맞는 말이네! '
'자산'으로서가 아니라 ,  내가 사는 동안  잠시 빌려쓸  아주 작은 주거공간으로서의 주택... ' 이런 나의 소박한 욕망에 부응하는  좋은 말이야 !   

그런데 ,   나의 삶속에서  어떻지?   내가 아는 동료들의 삶에서 주택이란 그들에게 무얼까 ?  
* 친구1(남35세) : 집에 대한 욕망없이 이곳저곳 에서 산다. 친구의 단칸 옥탑 전셋방에서 월세 분담하며 살고 있다.
* 친구2(여 30세):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원짜리 곰팡이 피는 반지하방에 기식한다.  아마도 수입의 2/3가량을 월세로 쓸거다.
* 친구3(여 27세) : 편의점 비정규직 노동을 하면서 ,  월 25만원짜리  고시원에 산다.
* 친구4(남 40세) : 어머니에게 떼를 써서 (등골을 파서?)  산꼭대기에 4000만원짜리 전셋방을  얻어 산다.
* 친구들 5 (남, 이주노동자들,30대중/후반 )  보증금 1000만원 , 월세 30만원, 방 2개인 집에서 5명이 상주하고, 두어명이 기식한다.

아마도 너무나 많은 이들이 그런 식으로 살고 있을거다...
'주택은 상품이 아니다!' 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가? ..., 내 친구들이  '욕심쟁이'가 아닌데...,  다달이  월세걱정하며 산다. 

그런데 800만이 넘는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  다른 세입자들은 어떻게 살고있는거지?  
그들에게  '주택은 상품이 아니다 !'  라는 슬로건이 어떤 울림을 주고있을까?   그 말이 어떤 본질적인 지향을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말을  듣는 순간  짜증나지 않을까?

민중들의  주거현실과 슬로건 사이에 지나친 간극이 있어서 그럴게다.

3. 그럼, 주택청약부금에 가입한 행위는  주택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의 강화에 기여하는 거야? 

     누군가 이에 대해 말해줬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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