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가리워진 길
- 마진철
- 2006
-
- 이사하다~
- 마진철
- 2006
-
- 조금씩 나를 찾다
- 마진철
- 2006
-
- 병원을 두번 가본 일 있는가?
- 마진철
- 2006
-
- 위쓰림...
- 마진철
- 2006
오늘도 야근이다. 지난 주에도 3일이나 야근했는데, 월요일부터 야근이군. 남들은 주5일제 근무다. 주말 웰빙 보내기다로 떠들썩하지만, 나에겐 언젠가부터 일주일에 휴일은 하루뿐이다. 나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나보다. 하지만 내 주위 친구들은 모두 나와 비슷하다.
25살에 늦은 군입대를 기점으로 내 인생은 남들보다 2, 3년씩 늦은 시계바늘로 움직여간다. 29살에 취업을 하고, 지금은 35살이지만 겨우 회사 6년차다. 물론 적은 봉급으로 살다보니 아직 내 소유의 집도 없다. 여자친구 역시 남들에 비해서 늦게 생겼다. 회사 입사와 비슷한 시기에 만난 여자친구는 마음씨 착하고, 깔끔한 외모의 소유자이다. 아마 나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여자친구일 것이다.
여자친구는 올해 겨우 나이 앞에 3자를 붙여보았다. 그러니 나와는 5살 차이가 나는 것이다. 주위에서는 이제 결혼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성화다. 여자친구 역시 주위 친구들과 가족들로부터 은근히 많은 압박을 받나보다. 그래서인지 주말에 만난 여자친구의 얼굴이 그리 밝지는 않다. 여자친구가 조심스레 자신의 여동생이 결혼할 남자를 집에 데려왔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에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서로 이야기하기가 싫은 것이다.
사실 결혼이라는 것 나와 여자친구 모두 별로 할 생각이 없다.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서로 집도 가까워서 보고 싶을 땐 항상 본다. 그리고 직장 생활도 바뻐서 지금 정도의 거리감에 서로 불만이 없다. 하지만 항상 문제는 ‘너와 내’가 아니라 ‘남들’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보다 더 우리의 결혼에 대해서 걱정인 사람들이 많다. “나이들어 결혼하면 임신이 잘안된다”, “늦은 출산으로 얻은 아이는 머리가 안좋다”, “나이먹고 웨딩드레스 입으면 흉하다” 등의 적령기 타령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결혼할 때가 되었나보다. 결혼 해야겠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남들도 이런 식으로 결혼하는가보다. 어릴 적 결혼과 사랑에 대한 환상은 정말 환상이다. 처음한 밥은 뜨겁고 윤기가 나지만, 전기밥솥에 오래 꽂아두면 마르고 비틀어져 누렇고 딱딱해지듯이 결혼과 사랑도 그런가 보다.
그래! 결혼은 사랑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로 하는구나. 지금까지 그 쉬운 공식하나를 외우지 못하고 살았구나. 3일의 야근이 지나고, 남들 노는 토요일의 근무가 지난 다음, 일요일에는 여자친구와 조용히 교외로 드라이브를 가야겠다. 그리고 비싸지 않은 선물과 함께 부드러운 프로포즈를 해야겠다. 봄날의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듯이, 남들이 정해준 나의 적령기의 의무를 받아들여야겠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