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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없는 주야근

- 아침 5시 반 또는 6시 해랑이 잠깐 깨 쭈쭈먹이고 다시 재운다

  이때 나도 일어난다.

-아침 7시 신랑 아침 굶거나 챙겨먹고 출근

- 아침 7시 반 다시 해랑이 기상

- 아침 8시 사랑이 기상, 해랑이 다시 젖찾아 젖먹인다,

- 청소,,,대충 이불 정리하고 어젯밤 못한 설겆이하고 거실좀 치우면 아침 9시(해랑이를 아기띠로 안고)

- 9시 반 사랑이 밥을 먹이고 (이때도 해랑이는 아기띠속에)

  책좀 챙겨주고 스티커랑 크레파스랑 놀잇감좀 챙겨주고

  중간중간 내려놓으면 바로 엥~ 울리는 해랑 사이렌..

  해랑이 젖을 먹이고

- 11시 사랑이 간식을 먹이고...눈코뜰새 없는 기저귀갈기와 수시로 어질러지는 거실 치우기

  사랑이 책 같이 읽고...아니 읽으려면 해랑이는 또 깨~~~앵 젖달라고 한다..

- 12시 사랑이 점심 준비..먹는게 아니라 거의 예술한다..여기저기 바르고 반찬 모두 섞어서 개밥만들고 

   안  먹고 돌아다니기...해랑이는 또 젖찾는다...

-  1시 반쯤 되면 슬슬 사랑이 재울 준비..

- 앞에는 해랑이를 아기띠로 안고 뒤에는 사랑이를 엎고 자장가를 부른다.

   허리, 어깨가 휘고 휘청거린다..

- 해랑이 깨~~~~앵 보채고

- 2시 반 사랑이가 잔다...이때 자면 좋은데 5시까지 안자면 그야말로 녹초..

- 2시간 가량 자고 사랑이가 일어난다...

저녁엔 또 뭘 먹나.. 해랑이 젖먹이기..

- 4시 해랑이 먹이기

- 5시 통문자 글자 익히기 놀이...

- 6시 저녁 준비, 해랑이 먹이기

- 7시 사랑과 수시로 책읽기

- 7시 반 아빠가 퇴근, 저녁을 차리고...사랑이와 아빠는 저녁을 먹고

               나는 해랑이를 씻기거나 젖을 먹이고...

- 8시 반 해랑이를 재우고

- 9시 저녁을 대충 먹고(점심은 굶거나 떡,빵같은 걸로 때우기도)

- 10시 사랑이와 책을 읽고..이 시간이 제일 좋아..

- 11시 사랑이를 재우고..이젠 재운다는 말보다 사랑이가 잘때 옆에 있어주는게 맞다

- 11시 반 못한 아이들 빨래, 삶고 손빨래 해서 널어...

그러고나면 12시반...

  삶의 허기, 뱃속의 허기...참외 한쪽, 오이 하나 씹어먹는다..

  육아책을 몇쪽이라도 읽는다..아니면 동영상 자료(육아) 시청.

- 1시 해랑이가 깬다..젖을 먹이고..

   1시 반 또는 2시 나도 잔다...

 

 

 임신해서 부은 살은 하나도 안빠지고 맞는 옷이 없다.

임부용 원피스를 입는다.

충치가 생겼다...수유동안 치과에 갈 수가 없다..

 가끔 헛구역질이 난다.

 

삶,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배려와 깊은 사랑, 줄타기 혹은 도닦기.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란다면..

자식은 부모의 진을 빼먹고 자라는 것 같다..

 

너무 우울한가.

그래, 난 우울하다.

 

자고 싶다.

한번도 안마셔본 스타벅스 커피도 공원을 걸으며 마시고 싶고

오래전 지인들과 소주한잔 하고 싶고

요가도 하고 싶다(살이 너무 쪄서 자세가 안나오고 시간도 없다)

노래도 큰 소리로 부르고 싶고 그래, 투쟁가도 불러보고싶다.

머리에는 잘 들어오지 않아도 이론서적도 읽어보고 싶고

시간가는줄모르게 수다떨고 싶고

설레는 맘으로 영화도 보고싶고

...

신랑하고 예전처럼 뜨겁게 포옹도 하고 싶다.(울컥)

 

하지만 이제는

내 시간이 내 것이 아니고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고

내 사랑도 내 맘같지 않고

내 신랑도 예전같은 투사도 아니고 예전같은 피가 펄펄 끓는 청년도 아니다.

자는 모습, 씻고 나온 뒷모습, 일끝나고 작업복을 벗는 모습이

가슴을 저민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아잔차 스님이 그랬다지..

지금 난 불행한가?

그래서 이 불행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가...

 

아이에 대한 죄책감.

지금은 그게 제일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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