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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불행

최근 푸름이닷컴을 알고 나서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육아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이 깨지고 새로운 개념?화두?패러다임이 생겼다.

그 중 하나가 육아는 그저 아이를 기르는 일(마치 동물을 기르는 것같은)이 아니라

나를 성숙하고 행복하게 이끈다는 것이다.

아이키우는 것이 한편으론 행복하면서도 내게는 얼마나 고된 일인지 늘 힘들어 힘들어를 달고 사는 내게

육아는 나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독서영재교육법을 소개하는 사이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있다.

최근 이 사이트에서는 '내적불행'이 화두로 일고 있다.

그동안 여러가지 방어기제를 통해 자신을 감추고 살아온 부모들이 아이와 만나면서 유아기때부터 가져온 불행해지고자하는 욕망(내적불행)을 키우며 살아온 자신을 아이에게 투사하고, 아직 그 내면에서 상처받은 어린아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기가 양육된 방식 그대로 아이에게 불행을 대물림한다는 내적불행과 불행한 육아 혹은 불행한 삶.

 

나도 한권두권 읽던 육아서를 보며 그동안 넘겨보았던 많은 경험과 사실을 다시보게 되었다.

내가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남편이 왜 그렇게 죽도록 미웠는지, 사람들을 대할때마다 불안감과 두려움이 엄습해 관계맺기에서 늘 실패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는지 등.

그리고 사랑이와 해랑이를 키우면서 일상에서 겪는 그 많은 갈등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무언가 실타래가 풀리는 느낌이다.

물론 이 사이트에서 말하는 것들을 모두 지지하지는 않는다.

때론 이거 엄마를 완전 혹사시키는거 아냐 하는 생각에 화날때도 있는데, 그건 그동안의 나를 이루는

좁은 틀로 봤을 때의 이야기다.

 

그 사이트의 소위 고수들이 추천하는 육아에 참고할만한 서적들을 보면,

아동발달과 심리에 관한 것, 정신분석, 긍정심리학, 가족관계에 관한 심리학 등 정신분석을 토대로 한 심리학이 큰 토대이자 핵심을 이룬다. 나아가 비폭력대화법과 위에 말한 내적불행에 관한 책들, 명상서적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보다 더욱 폭넓지만 내가 읽은 것이 아직은 여기까지다.

나는 이점이 참 흥미롭다.

언젠가 조문익선배가 말한 성장하는 사람, 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다.

요즘 나또한 나의 내적불행을 접하면서 차마 마주하기 어려운 고통에 대면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내가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영성수련, 미술치료에서 못다한 나의 내면으로의 여행이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

더욱 깊이 빠지고 싶다. 더 깊게 응시하고 싶다.

 

여전히 사랑 해랑에게 사랑과 분노를 갈팡질팡하며 오가고 있지만 이제는 달라진다.

달라지고 있다.

나는 치유하고 있다. 처음으로 내가 여성인 것이 다행이며 고맙다. 엄마가 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가질수 없던 계기 아닌가.

내 안의 여신이 부드러운 미소를 보낸다.

사랑한다. 내 안의 나여, 내안의 아기들이여, 내안의 우주여...

사랑한다, 미숙아...

어릴적 한번도(적어도 내기억에) 다정하게 내 이름을 불러준 적없는(혹은 그렇게 내가 오해하고 있는)

나의 엄마, 아빠...언니들...

이제는 그 아이를 데려와 내가 키우고 어루만지고 사랑을 주겠다.

그래, 이젠 내가 되었다.(become &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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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가 날 살리고 가르치고...

얼마전, 별것도 아닌걸갖고 사랑이랑 줄다리기 하다가

 

사랑이가 소리를 꽥 질렀다.

 

갑자기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날 닮아가면 어쩌나 불안감에 살고있다 요즘)

 

뺨을 때렸다...

 

정말, 정말 그때 느낌은 말로 할수없다.

 

미련한 나, 둔한 나, 바보같은 나...

 

자존감 바닥인 나...

 

뒤늦게 후회해도 소용없다.

 

천사와 악마 사이를 오가는 나...

 

가여운 나...

 

 

 

사랑받고 싶은것을...왜 또 잊었니...

 

 

 

여름에 비맞아 모니터가 고장나 엊그제 새로 장만했다.

 

덕분에 육아사이트에 오랜만에 가보니...

 

내 아는 사람의 가정탐방 동영상이 있다.

 

새벽까지 가슴치고 울었다..

 

내적불행을 이겨내고 수년동안 기다림 또 기다림...

 

변치않는 열정과 인내..

 

 

 

왜 사느냐. 우리 여기 왜 이렇게 아파하고 있느냐...

 

사랑받고 싶어서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 사랑받기 위해 살아가는것이지

 

사랑받지 못해 울고 사랑받지 못해 아파하는 것이지

 

 

 

어제까지만해도 죽이고 싶던 남편을

 

다시 본다..한없이 가여운, 아픈 어린새가 된 내 남편을..

 

무조건 참기.

 

무조건 사랑하기..

 

조건없는 사랑...

 

'그래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하든 나는 너에게 열려있다...오라.....

 

그래 내 마음이여 내가 다 안다....'

 

아잔차 스님의 제자라는...아잔브라흐마의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그게 바로 조건없는 사랑, 자비...

 

내 아이들과 남편, 누구보다 내 자신에게 한없는 사랑으로 대하기...

 

 

 

사랑이가 생겨나지 않았다면 난 술마시다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든,

 

술마시다 사고로 죽었을거다...

 

사랑이와 함께 하지 않았다면 난 술취한 미친 코끼리로 평생을 죽이는 삶을

 

살았을거다...

 

사랑이가 날 살리고 날 가르치고..

 

사랑이는 날 목숨걸고 사랑한다...

 

그 사랑이 나를 먹여살리고 날 일으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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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싶은 아이

며칠전.

둘째 해랑이를 안고 젖을 먹이는데 사랑이가 자꾸 주위를 맴돌면서

아기를 집적인다.

"사랑이가 마음이 불편한가보다, 엄마가 아기만 안고 있어서 샘났구나? "

사랑, "응~"하면서 입이 쑥 나온다.

"그래 우리 사랑이가 엄마랑 꼭 껴안고 싶은데, 쭈쭈도 만지고 싶은데

아기때문에 못해서 속상하구나?~" 더 크게 "응~"

 

아기를 내려놓고 사랑이가 되어서 사랑이 팔을 내려놓고 팔베개를 했다.

조그맣고 가는 팔.. 사랑이는 아직 아기구나..

나는 아기가 되어서 사랑이를 엄마 삼아 떼를 부렸다.

 

"엄마~~~~ 왜 나는 안안아주는 거에요.. 잉~

나도 안아주세요. 엄마는 왜 아기만 안아주는 거예요...

나도 안아주세요. 엄마~ 엄마~"

사랑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사랑이 품을 파고드는데...

 

 

 

울컥, 눈물이 북받친다...

나는 계속했다.

"엄마..나도 안아줘요. 엄마~~ 엄마~~헝~"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입을 삐죽이면서 아기처럼 에~앵 울었다.

한참.

사랑이가 나를 안고 토닥토닥거렸다.

"미안해, 사랑아. 엄마가 조금 슬퍼서 우는 거야, 괜찮아"

 

외롭고 무섭고 피곤한 눈물이 쏟아졌다.

어딘가 낯익은 눈물...

내 어린 날,

엄마 없는 텅 빈 집에서 자고 일어났던 그 오후의 눈물...

난 아직 어린데...엄마는 늘 내 곁에 없었다.

학교가 파하고 집에 갔는데 문은 잠겨 있고, 난 열쇠도 없는데...

엄마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옆집 아주머니가 고구마 몇개를

가져다 주고...

 

그때 알았다.

내 안의 작은 아이가 그렇게 있었는지..

 

비로소 열쇠가 풀리는 것 같은 느낌.

하나. 내 어린 날이 아주 우울했다는 것.

          엄마는 나를 무척 사랑했다고 믿었지만 사실 난 어느정도 방치되었다는 것.

둘. 그 외로움을 이기려고 자위를 많이 했다는 것. 나의 수치심과 죄책감이 여기서

      기인했다는 것.

 

 

그 뒤로 사랑이를 보면 더 안쓰럽고 가엽고 미안하고 고맙고...

더욱 사랑스럽다.

병원에 다니는 요즘, 버스 정류장에 서서 사랑이를 보다가 너무

사랑스러워 꼬옥 안게 되는게...첫사랑 할때 이렇게 좋았을까 싶다.

 

이 느낌 오래 간직하고 싶다.

내 안의 작은 아이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 아이, 더 불러보고 더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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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http://blog.naver.com/leehail2/20020121377

 

화양연화

생애 가장 아름다운 한 시절..

 

삶은, 영화는 건조하다

(사는게 그런것을)

사랑을 알아차릴 무렵 비가 내린다

yumeji's  theme는,  그 빗줄기같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조명아래 두 사람

꽃처럼 붉은 우울

넘치지 않는 향기

여자배우의 아름다운 몸과 원피스

남자배우의 숨막히는 미소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우리 사랑도

아침, 꽃이 피고

저녁, 꽃이 지고

아직 남은 꽃 진 자리

그 기억으로 그 향기로 살아갈 남은 시간

시절의 불연속성

것은 지금, 이곳에서 삶을 마주침

 

기억하지 않으리라

그저 솜털 보송한 뜨거운 핏톨로

새겨진 핏덩이를

날마다 날마다

핥아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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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아빠도 사랑이 필요해..

엊그제 애들 고모가 멀리 울산에서 왔다.

예정에 없던 외출,외박을 하게 됐는데...

낮에는 그렇게 잘 따르고 잘 놀던 사랑이가 10시쯤 자다가 11시부터 울더니 30분간 울어제꼈다.

보통 낮잠을 못잤거나 피곤했거나 낮에 스트레스가 있었거나 하면 가끔 울기도 하는데

이날은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엄!마!~아 엄마~악~~" 악을 쓰며 운다. 거의 발작.

가슴이 두근거리고 나중에는 화가 났다. 사랑이의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무섭단다. 집에 가잔다.

거실에서 술에 취한 아빠의 목소리때문에 사랑이의 울음이 더 듣기 싫고 짜증이 났다.

 

아빠를 불러 집에 가자고 했다. 애가 도무지 그칠 줄을 모르고 집에 가잔다고 말했다.

표정 확~ 얼어붙은 사랑아빠. 거의 터져버릴 것 같은..

시댁에서 있기 싫어서 우는 애 앞세워서 집에 가려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 같았다.

술에 취한대다, 자기 식구들이라면 끔찍한, 정말 끔찍한 애아빠에게 왜 이상황에서

집에 가야하는지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럴 겨를도 없었다.

할머니할아버지에게 가서 애가 무섭다고 집에 가자고 해서 가야겠다고 했다.

"애들이 그럴 수도 있어"라며 어서 챙겨서 가라고 하신다.

대리운전비도 주신다.

 

온몸으로 나를 비난하는 사랑아빠는 집에 가자는 내 말에 너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벌개지고 이미 사리분별을 못하고 있었다.

대리운전을 부르고 주말이라 30분을 차안에서 기다리다... 내가 이게 뭔가 싶다.

화를 내는 사랑아빠에게 뭐라 할 말이 없다. 

나도 이게 맞는 것인지 모르겠으므로. 단지 사랑이가 집에 가자고 했으니 더이상

애가 힘들어하는 걸 못보겠어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애아빠는 아침까지 화를 내고 나를 죽일 것처럼 으르렁댔다.

내가 자기를 말려죽인단다. 사람 괴롭히는 것도 가지가지란다...

그런 말은 중요치않다. 그 사람이 그렇게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나랑 같이 살면서 내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지 싶다.

다시 자책,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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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둘째 해랑이가 오후 6시쯤 열이 났다.

37도 38도 왔다갔다 하는데 내가 너무 힘들어 병원에 못가고 아빠를 기다렸다.

7시쯤 정리하고 오겠다는 아빠는 연락이 없다. 문자를 보냈다. "애가 아퍼"

 

병원 문닫는 8시가 지나고 전화해도 안받는다. 그러더니 열이 39도에 이른다.

<삐뽀삐뽀119소아과> 책을 보니 6개월 미만아기에게는 해열제를 부루펜이 아닌

타이레놀을 쓴단다. 부루펜을 그냥 조금 먹일까 하다가 해열제 그렇게 함부로

먹일 약이 아니라서 일단 미지근한 물로 씻어줬는데 그때 뿐이다.

 

화도 안나고 이러다 응급실 가겠다 싶어 천천히 애들 옷과 기저귀 가방을 챙겼다.

백일 갓 지난 아기가 열이 나니 그냥 볼 수가 없었다. 그때 11시쯤 애아빠가 왔다.

술에 잔뜩 취해 작은 방에서 그대로 쓰러졌다. 절망감...

그때 내 눈에 애 아빠는 사람이 아니었다.

 

택시를 불러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렸다. 사랑이는 업고 해랑이는 다 벗겨진채로

싸개 한겹으로 싸고 가방을 메고..눈물이 조금 났다.

교통사고 환자가 있는지 경찰들이 웅성거리고 여기저기서

애들 우는 소리...정신 쏙 빼고도 남게 생겼다.

기다리는 시간은 왜이리 긴지..

사랑이는 자가 깨서 컨디션 영 좋지 않고 해랑이는 계속 보챈다.

 

덥다. 나 혼자 애 하나 업고 애 하나 안고 큰 가방 메고...창피함? 아니 비참함..

한참을 기다려 접수하고 인턴이 상태보고..한참을 기다려 레지 와서 상태보고..

한참을 기다려 열이 폐렴때문인지 보려고 가슴 엑스레이 찍고...

여기도 타이레놀을 안쓰고 부루펜 처방을 했다. 타이레놀이 없단다.. 참담함..

(대학병원 응급실 절대 안간다...수술하게 생긴 거 말고. 상비약-해열제 등 꼭 구비해야 겠다. 사랑이는 거의 아픈적이 없이 커서 방심하고 자만했다.)

 

열은 높지 않아 약만 처방받았다. 애아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

응급실이라고, 이제 곧 갈거라고...끊었다. 그이도 나도..너무 가엾고 불쌍하다.

대체 사는게 뭐라고.. 그저 아퍼서 병원 왔고 그이는 올 수 없어 함께 못왔을 뿐인데..

나는 그걸 트집잡아 잡아먹을 것처럼 생각하고...그이는 미안함에 차마 말을 못잇더라.

 

택시를 불러 집으로 왔다.

놀란 애아빠는 한참을 아기를 바라보다가 작은 방에 가 잔다.

그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눈뜨면 일어나 일하러 나가고 땡볕 아래서 돌가루 날리는 삭막한 공장에서

정말 개처럼 일하다 해가 지면 녹초가 되어

돌아와 밥한그릇 먹고 다시 자고...이게 아닌데..

 

 

사랑이도 소중한 우리 아이고 사랑이 아빠도 소중한 남편인데...

미운 감정이 너무 오래된 건 아닌지... 누가 정답좀 말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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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처음엔 서러워서 엉엉 울다가 나중에는

그 언니 말에 100톤짜리 망치로 얻어맞은 기분, 그리고 참회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

언니 말,

"네가 남편한테 받고 싶은 대우, 그대로 신랑에게 먼저 해봐.

그러면 남자는 조금씩 바뀐다, 그리고 운전 배워. 인생이 달라져.

오라는데도 갈데도 없다는 말 하지 말고 나가라. "

 

울면 뭐하나..달라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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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찌 담는법

 

장아찌

□ 장아찌 전시목록(51종)


오징어장아찌, 해파리장아찌, 토란대장아찌, 배추꼬리장아찌, 무말랭이장아찌, 유채화장아찌, 냉이장아찌, 인삼장아찌, 고추장고추장아찌, 수박장아찌, 오이장아찌, 북어장아찌, 마늘쫑장아찌, 가지장아찌, 밤장아찌, 마른문어장아찌, 두릅장아찌, 전젓국깻잎장아찌, 생강장아찌, 대추장아찌, 죽순장아찌, 토란장아찌, 깻잎장아찌, 은행장아찌, 감장아찌, 연근장아찌, 고구마장아찌, 미역장아찌, 사과장아찌, 깻잎순장아찌, 쇠고기장아찌, 더덕장아찌, 취나물장아찌, 당근장아찌, 김장아찌, 골파장아찌, 무장아찌, 갑오징어장아찌, 쑥장아찌, 보리순장아찌, 배추장아찌, 토마토장아찌, 마늘장아찌, 마른오징어장아찌, 간장고추장아찌, 도라지장아찌, 호도장아찌, 간장깻잎장아찌, 된장무장아찌, 고구마줄기장아찌, 무청장아찌.


□ 장아찌란?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하고 계절에 따라 기온 차가 심한 우리 나라에서는 철에 따라 생산에 제한이 있는 채소류의 갈무리 방법이 발달하였다.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의 섭취는 생리적으로 인체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채소는 저장성이 없어 항상 먹을 수가 없고 곡물과는 달리 건조하면 본래의 맛을 잃고 영양분의 손실을 가져온다. 따라서 채소를 소금에 절이거나 장·초·향신료 등과 재워 맛을 내고 오랫동안 저장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방법으로 처리한 채소류가 발전하여 김치무리가 되었다.

장아찌는 김치무리의 한 종류로써 채소를 소금이나 장에 절여 부패 세균이 살 수 없게 하고 장의 성분이 스며들면 조직이 연해지고 자체 효소가 발효되어 맛이 좋고 영양분 손실을 적게 하면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장아찌는 고려시대 문헌과 조선시대 식품서에 나타난다. 우리나라 문헌에는 없지만 중국의 문헌에 소개된 신라와 백제의 식품류를 보아 삼국시대에도 장아찌와 유사한 식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아찌의 어원은 한자의 장지(醬漬)에서 찾을 수 있다.「장지」사이에 처소격조사 "에ㅅ"이 첨가되어 장엣지→ 장앗지→ 장아찌로 변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장아찌 종류는 재료와 담는 방법에 따라 여러가지이다. 우리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채소류는 거의 장아찌 재료로 쓸 수 있고, 몇 가지 해산물과 육류까지도 쓰인다. 담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된장, 고추장, 간장, 식초, 젓갈에 절인다.



김 장아찌


◈ 재 료 : 김 30장, 조미간장(간장 1컵, 다시마물 2컵, 물엿 1컵, 설탕 1컵, 정종 4큰술, 식 초 3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김은 5장씩 포개어 4등분 한 다음 다시 접어서 무명실로 느슨하게 묶어 항아리에 차곡차 곡 담는다.

2. 분량의 재료를 넣고 조미간장을 만들어 1시간 20분정도 은근한 불에서 끓인다.

3. 손질한 김을 차곡차곡 담고 간장을 부어 15일 후 위 아래 김의 위치를 맞바꿔 간이 고루 베이게 한다.



호두 장아찌


◈ 재 료 : 호두 1/2되,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정종 3큰술, 식초 3큰술, 설탕 1/2컵, 엿 1/3컵), 고추장

◈ 만드는 법

1. 호두를 까서 잘 손질한다.

2. 칼로 호두를 4등분한 후 망주머니에 넣는다.

3. 준비된 조미간장(분량의 재료를 1시간 20분 정도 은근히 끓인 것)에 담가 2개월 정도 둔다.

4. 2개월이 지나면 고추장에 넣는다.



대추 장아찌


◈ 재 료 : 대추 1/2되, 조미간장 (간장 1컵, 물 2컵, 설탕 1컵, 엿 1컵, 정종 3큰술, 식초 2 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대추를 반으로 잘라 씨를 뺀다.

2. 씨를 뺀 대추를 망주머니에 담아서 1개월 동안 조미간장에 둔다.

3. 1개월이 지나면 고추장에 넣는데 오래 넣을수록 좋다.



도라지 장아찌


◈ 재 료 : 도라지 한근,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2컵, 엿 1/2컵, 정종 4큰술, 식 초 3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도라지를 잘 다듬는다.

2. 크기가 큰 것은 반으로 자르고 작은 것은 그대로 조미간장에 넣어 2개월간 둔다.

3. 2개월 후 고추장에 담근다.



부추 장아찌


◈ 재 료 : 부추 한 묶음, 사이다 1컵, 소금 3작은술, 설탕 1/3컵, 고추장

◈ 만드는 법

1. 부추는 씻어서 물기를 확실하게 없애준다.

2. 물기 뺀 부추에 사이다 1컵, 소금 3작은술, 설탕 1/3컵을 넣고 1주일간 둔다.

3. 1주일이 지나면 꺼내 체에 밭여 물기를 없앤 후 망주머니에 넣어 고추장에 보관한다.



무 장아찌


◈ 재 료 : 무 3개, 조미간장(간장 1컵, 물 1/4컵, 설탕 1/2컵, 엿 1/2컵, 식초 1/4컵, 정종 4 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무를 씻어 3등분 한다.

2. 소금을 약간 뿌린 후 하루를 둔다.

3. 물기를 제거한 상태에서 조미간장에 넣는다.

4. 먹기 전에 알맞게 썰어서 내놓는다.



밤 장아찌


◈ 재 료 : 밤 1되, 소금 1/4컵, 사이다 1컵, 설탕 1/3컵, 정종 3큰술, 식초 2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밤을 속 껍질까지 벗긴 후 3∼4일 말린다.

2. 준비한 양념에 1주일 정도 담근다.

3. 1주일이 지나면 고추장에 담는다.



오이 장아찌


◈ 재 료 : 오이 30개,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2컵, 엿 1/2컵, 정종 4큰술, 식초 3큰술), 고추장, 소금물

◈ 만드는 법

1. 오이를 깨끗이 씻어서 항아리에 넣은 후 돌로 누른다.

2. 물에 소금을 연하게 풀어 팔팔 끓인 후 오이 위에 붓는다.

3. 3일 후 꺼내 망주머니에 넣고 완전히 물기를 뺀다.

4. 그릇에다 차곡차곡 담고 조미간장에 1개월 보관한다.

5. 1개월 후 고추장에 넣는다.



오징어 장아찌


◈ 재 료 : 오징어 2마리,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정종 1/4큰술, 식초 1/4큰술, 설탕 1 컵, 엿 1컵), 고추장

◈ 만드는 법

1. 오징어를 4㎝ 길이로 썬다.

2. 오징어를 망주머니에 넣은 후 조미간장에 넣는다.

3. 2개월이 지난 후 꺼내 물기를 꼭 짜서 고추장에 넣는다.



깻잎 장아찌


◈ 재 료 : 깻잎 30장, 조미간장(간장 1컵, 물 1/2컵, 정종 1컵, 식초 1/2컵, 설탕 1/4컵), 양 념(들기름, 파, 마늘, 설탕, 고춧가루)

◈ 만드는 법

1. 깻잎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그릇에 차곡차곡 쌓는다.

2. 돌로 깻잎을 눌러준다.

3. 준비한 조미간장을 붓는다.

4. 1개월 후 준비한 양념을 한 장씩 발라 준다.

5. 양념을 바른 깻잎을 그릇에 담고 25분 정도 물에 중탕한다.



무 말랭이 장아찌


◈ 재 료 : 무우말랭이 반근,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2컵, 엿 1/2컵, 식초 2큰술, 술 3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무말랭이를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뺀다.

2. 망주머니에 무말랭이를 넣고 1개월 정도 조미간장에 넣어 둔다.

3. 1개월 후 고추장에 넣는다.



고추장 고추 장아찌


◈ 재 료 : 고추 한근, 조미간장(간장 1컵, 물 1/2컵, 엿 1/2컵, 설탕 1/2컵, 정종 3큰술, 식초 5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고추를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한다.

2. 바늘침을 꼭지에 4번, 중앙에 2번, 밑에 2번씩 눌러준다.

3. 조미간장에 1개월 둔다.

4. 1개월 후 꺼내어 고추장에 넣는다.



더덕 장아찌


◈ 재 료 : 더덕 한근,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2컵, 엿 1/2컵, 식초 2큰술, 정종 3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더덕을 다듬을 때 굵은 것은 반으로 자르고 가는 것은 그대로 둔다.

2. 조미간장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1개월간 보관한다.

3. 물기를 꼭 밭인 후 망주머니에 넣고 고추장에 담아 둔다.



쑥 장아찌


◈ 재 료 : 쑥 한근,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2컵, 엿 1/2컵, 식초 3큰술, 정종 4 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봄쑥으로 한근을 준비해 깨끗이 씻는다.

2. 봄쑥을 조미간장에 넣어 15일간 보관한다.

3. 15일이 지나면 쑥을 꺼내 고추장에 담가둔다.



토마토 장아찌


◈ 재 료 : 토마토 5개,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컵, 엿 1컵, 식초 4큰술, 정종 4큰 술, 소금 5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토마토는 익지 않은 것을 골라 씻은 후 소금 5큰술을 살살 뿌려준다.

2. 위의 토마토를 5일간 둔 후 꺼낸다.

3. 준비한 조미간장에 토마토를 통째로 2개월간 보관한다.

4. 2개월이 지나면 고추장에 넣어 둔다.



인삼 장아찌


◈ 재 료 : 인삼 1근, 소금 1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인삼을 잘 다듬고 크기가 큰 것은 반으로 자르고 작은 것은 그대로 둔다.

2. 소금을 그 위에 살살 뿌려 준다.

3. 그 다음날 고추장에 담가 보관하고 먹을 때마다 잘게 썰어 내놓는다.



고구마 장아찌


◈ 재 료 : 고구마 5개, 조미간장(간장 1큰술, 물 2컵, 설탕 1컵, 엿 1컵, 식초 2큰술, 정종 4 큰술), 고추장, 소금 4큰술

◈ 만드는 법

1. 고구마를 깨끗이 씻고 세 토막씩 낸다.

2. 고구마를 다섯토막에 소금 2큰술을 살살 뿌려준다.

3. 이튿날 고구마를 체에 밭여 물기를 꼭 빼준다.

4. 준비한 조미간장에 고구마를 넣고 2개월간 보관한다.

5. 2개월 후 고구마를 꺼내 고추장에 넣어두고 먹을 때마다 잘게 썬다.



생강 장아찌


◈ 재 료 : 생강 반근, 소금 1큰술,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2컵, 엿 1/2컵, 식초 6큰술, 정종 5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생강 껍질을 벗긴 후 반으로 잘라 둔다.

2. 물기를 뺀 상태에서 소금을 살살 뿌린다.

3. 이튿날 소금을 체에 밭여 물기가 없도록 해준다.

4. 소금에 절인 생강을 조미간장에 넣고 20일간 보관한다.

5. 20일이 지나면 생강을 꺼내고 망주머니를 넣어 고추장에 보관한다.



쇠고기 장아찌


◈ 재 료 : 쇠고기 반근, 조미간장(간장 1컵, 물 2컵, 설탕 1/3컵, 엿 1/3컵, 식초 2큰술, 정 종 4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물 2컵, 간장 1컵, 설탕 1/3컵, 엿 1/3컵, 정종 4큰술, 식초 2큰술에 쇠고기 반근(홍두깨살 이 적당)을 익을 때까지 삶는다.

2. 쇠고기가 다 익으면 이것을 다시 물 2컵, 간장 1컵, 엿 반컵, 설탕 반컵, 정종 4큰술, 식 초 3큰술의 조미간장에 넣는다.

3. 조미간장에서 쇠고기를 20일간 보관한다.

4. 20일이 지나면 꺼내 망주머니에 넣어 고추장에 담가 두고 꺼내 먹는다.



은행 장아찌


◈ 재 료 : 은행 3홉, 식용유 2작은술, 사이다 2컵, 소금 3큰술, 설탕 반컵, 식초 2큰술, 정종 3큰술, 고추장

◈ 만드는 법

1. 은행의 껍질을 깨끗이 벗긴다.

2.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적당하게 볶아둔다.

3. 기름에 볶은 은행에 사이다 2컵, 소금 3큰술, 설탕 반컵, 식초 2큰술, 정종 3큰술을 넣어 일주일간 보관한다.

4. 1주일이 지나면 은행을 꺼내 망주머니에 담아 고추장에 넣어 둔다.




□ 월별 장아찌


1월 : 소금절임 홍합장아찌, 고등어장아찌

2월 : 된장·고추장절임 두부장아찌

3월 : 된장·고추장절임 동치미무장아찌, 김장아찌, 미역귀장아찌

4월 : 간장절임 마늘쫑장아찌, 된장·고추장절임 더덕장아찌, 마늘장아찌, 젓갈절임 오징어장아찌

5월 : 간장절임 꽃게장아찌, 마늘대장아찌, 산초장아찌, 된장·고추장절임 더덕장아찌,북어장아찌, 젓갈절임 풋고추장아찌

6월 : 소금절임 오이장아찌, 간장절임 풋고추장아찌, 홍합장아찌, 된장·고추장절임 매실장아찌, 고기장아찌, 젓갈절임 풋고추장아찌

7월 : 소금절임 오이장아찌, 간장절임 깻잎장아찌, 풋고추장아찌, 오이장아찌, 된장·고추장절임 감장아찌, 오이장아찌, 고추장아찌, 깻잎장아찌, 젓갈절임 깻잎장아찌

8월 : 간장절임 풋고추장아찌, 깻잎장아찌, 된장 고추장절임 깻잎장아찌, 양파장아찌, 가지장아찌, 참외장아찌, 풋고추장아찌, 수박껍질장아찌, 오이장아찌

9월 : 소금절임 송이장아찌, 갈치장아찌, 간장절임 가지장아찌, 토란장아찌, 오이장아찌, 된장·고추장절임 감장아찌, 깻잎장아찌, 오이장아찌, 풋고추장아찌, 참외장아찌, 가지장아찌, 송이장아찌

10월 : 소금절임 짠지장아찌, 단무지장아찌, 간장절임 게장장아찌, 속대장아찌, 고춧잎장아찌, 무장아찌, 된장·고추장절임 고춧잎장아찌, 송이장아찌, 가지장아찌, 콩잎장아찌, 동아장아찌, 젓갈절임 콩잎장아찌

11월 : 간장절임 무청장아찌, 묵장아찌, 배춧잎장아찌, 속대장아찌, 무말랭이장아찌, 배추꼬랭이장아찌, 된장·고추장절임 김장아찌, 묵장아찌, 우무장아찌, 전복장아찌, 굴비장아찌

12월 : 된장 고추장절임 홍합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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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끓이는 시간

사랑이가 아팠다. 하룻동안 열이 39.5도까지 올랐다.
병원에서 재보니 39.2도. 주사를 맞으라는데 해열제주사만큼 위험한 것 없다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 열 더 오르면 나중에 다시 와서 맞히겠다고 했다.
병원에 다녀와서 죽을 끓였다. 흰찹쌀을 물에 불렸다가 끓이는데 엄마 생각이 났다.

 

엄마는 내가 엄마를 기억하는 그 때부터 밥보다는 죽이나 누룽지를 더 많이 먹었다.
죽과 누룽지는 냄새가 참 고소해서 옆에서 먹고 있으면 한 숟가락 얻어먹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날마다 죽이나 누룽지를 먹는 엄마와 아직 어린 나는 꼭 함께 그것들을 먹곤 했다.

한번 부~하니 끓으면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보글보글 끓인다. 그걸 보고 있자니 서글퍼진다.

늘 먼 곳을 바라보며 내게는 거의 눈을 마추지 않고 혼자서 동네 마실을 다니거나

내가 모르는 곳에 다녀온 엄마.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학교 갔다가 돌아오면 집에는 엄마가 없었다.
잠겨진 문 앞에서 울다가 옆집 아줌마가 준 고구마를 먹던 기억.

 

세살, 한살짜리 아기들을 데리고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없다, 내 조건에서는.
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갈 곳도 없다.
애들을 데리고 병원에 다녀오며 운전면허라도 있어야 사람구실 하겠다 싶다.

엄마의 그 텅빈 눈, 조용히 죽을 끓이던 그 창백한 시간을 사랑이에게 허락하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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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아이

해랑이를 안고 젖을 먹이는데 갑자기 사랑이가 씨~익 웃으며 다가온다.

글고는 쪼~옥 (거의 쩝쩝에 가까운) 뽀뽀를 하고 "엄마 사랑해~~"한다.

고맙고 기특한 마음 한편에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요즘도 사랑이는 꽤액꽤액 조금만 제 뜻대로 안되면 그렇게 소리를 질러댄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사랑이는 요즘 글자놀이에 관심이 많다.

전보다 책읽는 것에는 소원해졌지만 글씨를 쓰거나(대부분은 동그라미나 선 모양이지만 비슷할때도 있다.)

어떤 글씨냐고 물어보는게 하루 일이다. 아는 글자를 읽기도 한다.

 

전에는 봄날이 오면 거리와 먼 산, 나무들에 이제 막 피어난 새순을 보면

가슴설레면서 취했었다. 아, 이 봄이 가지 않았으면...

이제는 사랑이를 보면서 이 아이의 향기를 좀더 오래 맡고 싶은

강한 열망에 사로잡힌다.

신경숙씨는 <기차는 7시에 떠나네>에서 아기들의 냄새를 복숭아냄새로 표현했다.

아이를 키워보니 복숭아냄새처럼, 때론 그보다 더 달디단 냄새가 난다.

 

하루 볕에도 자란다는 말이 실감난다.

어느새 사랑이 키가 90센티를 지났고 몸무게도 14킬로가 넘었다.

자란다 자란다 자란다

몸 뿐 아니라 생애 첫 도약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랑이는

이제 엄마 팔베개를 하지 않고 자려고 하고 있다.

서운한 마음이다.

이렇게 하나씩 조금씩 아이의 존재는 독립해간다.

아이는 자라고 나는 늙어간다.

머리 앞부분에 흰머리가 확 띈다.

그런데 그게 싫지 않다.

평온하게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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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없는 주야근

- 아침 5시 반 또는 6시 해랑이 잠깐 깨 쭈쭈먹이고 다시 재운다

  이때 나도 일어난다.

-아침 7시 신랑 아침 굶거나 챙겨먹고 출근

- 아침 7시 반 다시 해랑이 기상

- 아침 8시 사랑이 기상, 해랑이 다시 젖찾아 젖먹인다,

- 청소,,,대충 이불 정리하고 어젯밤 못한 설겆이하고 거실좀 치우면 아침 9시(해랑이를 아기띠로 안고)

- 9시 반 사랑이 밥을 먹이고 (이때도 해랑이는 아기띠속에)

  책좀 챙겨주고 스티커랑 크레파스랑 놀잇감좀 챙겨주고

  중간중간 내려놓으면 바로 엥~ 울리는 해랑 사이렌..

  해랑이 젖을 먹이고

- 11시 사랑이 간식을 먹이고...눈코뜰새 없는 기저귀갈기와 수시로 어질러지는 거실 치우기

  사랑이 책 같이 읽고...아니 읽으려면 해랑이는 또 깨~~~앵 젖달라고 한다..

- 12시 사랑이 점심 준비..먹는게 아니라 거의 예술한다..여기저기 바르고 반찬 모두 섞어서 개밥만들고 

   안  먹고 돌아다니기...해랑이는 또 젖찾는다...

-  1시 반쯤 되면 슬슬 사랑이 재울 준비..

- 앞에는 해랑이를 아기띠로 안고 뒤에는 사랑이를 엎고 자장가를 부른다.

   허리, 어깨가 휘고 휘청거린다..

- 해랑이 깨~~~~앵 보채고

- 2시 반 사랑이가 잔다...이때 자면 좋은데 5시까지 안자면 그야말로 녹초..

- 2시간 가량 자고 사랑이가 일어난다...

저녁엔 또 뭘 먹나.. 해랑이 젖먹이기..

- 4시 해랑이 먹이기

- 5시 통문자 글자 익히기 놀이...

- 6시 저녁 준비, 해랑이 먹이기

- 7시 사랑과 수시로 책읽기

- 7시 반 아빠가 퇴근, 저녁을 차리고...사랑이와 아빠는 저녁을 먹고

               나는 해랑이를 씻기거나 젖을 먹이고...

- 8시 반 해랑이를 재우고

- 9시 저녁을 대충 먹고(점심은 굶거나 떡,빵같은 걸로 때우기도)

- 10시 사랑이와 책을 읽고..이 시간이 제일 좋아..

- 11시 사랑이를 재우고..이젠 재운다는 말보다 사랑이가 잘때 옆에 있어주는게 맞다

- 11시 반 못한 아이들 빨래, 삶고 손빨래 해서 널어...

그러고나면 12시반...

  삶의 허기, 뱃속의 허기...참외 한쪽, 오이 하나 씹어먹는다..

  육아책을 몇쪽이라도 읽는다..아니면 동영상 자료(육아) 시청.

- 1시 해랑이가 깬다..젖을 먹이고..

   1시 반 또는 2시 나도 잔다...

 

 

 임신해서 부은 살은 하나도 안빠지고 맞는 옷이 없다.

임부용 원피스를 입는다.

충치가 생겼다...수유동안 치과에 갈 수가 없다..

 가끔 헛구역질이 난다.

 

삶,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배려와 깊은 사랑, 줄타기 혹은 도닦기.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란다면..

자식은 부모의 진을 빼먹고 자라는 것 같다..

 

너무 우울한가.

그래, 난 우울하다.

 

자고 싶다.

한번도 안마셔본 스타벅스 커피도 공원을 걸으며 마시고 싶고

오래전 지인들과 소주한잔 하고 싶고

요가도 하고 싶다(살이 너무 쪄서 자세가 안나오고 시간도 없다)

노래도 큰 소리로 부르고 싶고 그래, 투쟁가도 불러보고싶다.

머리에는 잘 들어오지 않아도 이론서적도 읽어보고 싶고

시간가는줄모르게 수다떨고 싶고

설레는 맘으로 영화도 보고싶고

...

신랑하고 예전처럼 뜨겁게 포옹도 하고 싶다.(울컥)

 

하지만 이제는

내 시간이 내 것이 아니고 내 몸이 내 것이 아니고

내 사랑도 내 맘같지 않고

내 신랑도 예전같은 투사도 아니고 예전같은 피가 펄펄 끓는 청년도 아니다.

자는 모습, 씻고 나온 뒷모습, 일끝나고 작업복을 벗는 모습이

가슴을 저민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아잔차 스님이 그랬다지..

지금 난 불행한가?

그래서 이 불행의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가...

 

아이에 대한 죄책감.

지금은 그게 제일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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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

이제 만 26개월이 되어가는 사랑이.

거의 모든 소통이 되고 한글 단어 통문자는 200개-300개 가량 읽는다.

길을 가다가 **지업사 를 보면 사자 '사'자 있다고 알려준다.

 

음, 내가 사랑이에게 많은 기대를 갖고 있나보다.

많은 기대는 요구하는 것도 많아서 사랑이가 어른처럼 행동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아직 사랑이는 아기인데...

36개월정도 까지는 자기 주장을 펴고 자기가 뭐든지 행동하려 하고 ..  반항기라고 한다.

나는 아직 사랑이의 발달과정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나보다.

머리로는 책으로는 끄덕끄덕 하면서도 일상에서는

아직 우리는 불화한다.

 

"엄마 가~앗."

"엄마 싫어"

"꼴보기싫어"

"아아~~~~~~~~~악"

 

등등.. 그런가보다 하는데...아침엔 눈뜨자마자 안아주려고 하니

엄마 싫어 저리가 그런다.

꼭지가 돈다.

눈물이 핑~ .

 

"너 왜 엄마 싫다고 그래 엉?"으로 시작한 하루.

행복한 육아는 정말 남의 일일까.

처음 사랑이가 내 몸에 생겨났을때 그 감사함, 그 감동은 어딜가고...

둘째가 없었어도 그랬을까.

 

해랑이는 지금도 아기띠 속에서 자고 있다.

하루 종일 떼놓질 못한다.

사랑이에게 책한권 제대로 읽어줄 수가 없다.

책이 많지 않아도 읽고 또읽고 재밌어하던 사랑인데..

이젠 책을 사주었어도 같이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

시간뿐 아니라

사랑이가 내게 갖는 신뢰도 부족한 것 같다.

가슴이 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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