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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진실’과 마주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진실’을 아는 순간 겪게 될 갈등과 죄책감 때문이지요. 가령 물을 가둬둔다면 썩게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진실’을 받아들인다면. 뛰게 될 집값과 죽어갈 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은 의미가 없게 될 것입니다. 또 녹조로 변해버린 강을 보며 마냥 쾌재를 부를 수만은 없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거짓’을 ‘진실’이라 믿기도 하고. 때론 나서서 ‘진실’을 왜곡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특례입학이니 의사자 지정을 요구하지도 않았건만. 세월호 유가족들이 제출한 특별법이 어느새 ‘노후보장특별법’으로 얘기되고. 법률에 의해 설치된 될 국가기관인 특별위원회에 수사와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마저 ‘초헌법적 요구’가 되기도 합니다.
 
2.
매우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다는 것만 빼면. 이 책 역시 사람들에게 갈등과 죄책감을 주기에 충분한 ‘진실’들을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1980년 이후로 1인당 식량생산량이 5배나 증가했지만 여전히 10억 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는 기이한 현상에는 공장식(기업식)축산업이 자리하고 있다는 ‘진실’ 말입니다.
 
그러니 188쪽에 소개돼 있는 낭비되는 단백질 비율과 185쪽의 고기 생산에 필요한 물의 양, 그리고 195쪽에 제시된 해결책을 보고 있노라면. 굶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요청하는 것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빠지는 대신. 식탁에 비육식 식단을 올림으로써 기아 해결에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 수가 있습니다.
 
3.
국정조사는 하기는 했었나 싶게 아무런 성과가 없이 끝났습니다. 검찰 수사와 관련 재판은 피의자들이 부인하고 떠넘기기를 작정한 마당에 지지부진하구요. 대통령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보다는 단호히 사법체계를 흔드는 쪽을 택했습니다.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보낸 만큼이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골든타임’ 역시 그렇게 지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유가족이 그토록 알고 싶어 하는 ‘진실’은 아직 저 진도 앞 바다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축산업계에 지원되고 있는 직.간접 보조금 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형 축산기업이 내뿜는 환경오염은 피해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측정조차 하질 않구요. 동족의 뼈와 살에 항생제, 성장촉진제를 섞은 먹이는 사일로에 늘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니 공장식 축산업이 환경에, 건강에, 지역사회에, 노동자들에게, 납세자들에게, 기아문제 해결에 어떻게 해로운가 하는 ‘진실’은 축사 안에 갇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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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3 10:48 2014/12/03 1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