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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그리고 반딧불이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5/07/10 10:37
  • 수정일
    2005/07/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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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산책길, 한 차례 소나기가 지나간 후라서인지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일곱빛깔이 구름에 선명하게 걸쳐 있기에 마주오던 여자들에게도 무지개를 보라고 알려주었더니, 환호성을 지른다.

아주 어릴 적 동네 하늘에서 보았던 후로, 무지개를 본 기억은 없다.

돌아오는 길, 어둑어둑한 숲길을 반딧불이가 밝혀주었다. 반짝이는 불빛이 풀섶을 날아다녔는데, 내 상식으로 반딧불이라고 믿고...

 

이제 이곳에서의 생활은 정확히 한달을 남겨두고 있다. "끝"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언제인지 안다는 것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새삼 중요하게 느껴진다. 때론 아쉽지만,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히려 가벼워질 수 있다. 한없은 욕심을 모두 버릴 수 있는 듯이....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아침이나 저녁으로 산책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더 이상 즐길 수 없다는 것이고, 마음이 가벼운 것은 마치 1-2년만에 대단한 업적을 들고 돌아가야 할 듯했던 부담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의 시간들을 그저 뒤돌아볼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던 기회로 삼으련다.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한 체, 어디론가 쫒겨갈 뻔했으니, 지금 얼마나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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