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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사람, 오는 사람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5/06/28 12:05
  • 수정일
    2005/06/28 12:05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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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이웃들은 토론토로 학회참석차 떠났다.

나 혼자 남아 있다고 생각하니

특별히 연락을 하지 않더라도 이곳 보스톤 하늘아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던 때와

다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잘 보았을까, 학회는 재미있을까, 발표는 잘 했을까, 토론토는 좋을까,

혼자 이리저리 걱정(?)을 해 본다.

 

지난 주말부터 이곳 보스톤에서도 제법 큰 '보건의료정책'관련 학회가 열렸다.

집에는 박사과정중인 손님이 3박4일의 일정으로 투숙으로 하고 있고,

이 손님, 채식주의라고 하는 바람에 어제 저녁 한끼 대접하면서

나물 볶고, 두부찌개하고, 얌으로 전 부치고 바빴다. 성경에는 늘 나그네 대접에 최선을 다하라 하셨으니...

오늘 오후에는 학교 후배(?)이면서 시간강사일 때 가르친 적이 있었던 학생을 만났다.

박사과정 중에 있는데 포스터 발표를 왔다고 한다. 학회를 중간에 빠져나와 오겠다고 해서 어찌할까 망설이다가 흔쾌히 오라고 했는데, 점심 먹고 시작된 수다 아니 대화는 저녁무렵까지 이어졌다.

오랫만에 너무 말을 많이 했더니 턱이 아프다.

이 친구, 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듯 해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하기 시작하다가 결국엔 내가 평소 생각했던 어줍잖은 주장을 피느라 너무 말을 많이 해버렸다. 외국에 와서 공부하는 후배들을 보면, 왜 그렇게도 할 말이 많아지는지,, 자격지심인가?

 

집에 오니 오늘따라 혼자다.

내친 김에 한국에 전화 걸어 함께 논문 쓰는 후배하고 또 이런 저런 의견을 나누었는데... 간간히 한국의 사정을 들어보니 내가 여기 앉아서 너무 많은 걱정과 우려를 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비어두었다고 생각했던 자리는 이미 누군가가 잘 채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너무도 다행스럽다.

 

가는 사람, 오는 사람에 휘둘리지 말고

그저

차분히 내 소리를 다듬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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