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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9
    '법치 공포시대'를 건너기
    평발

'법치 공포시대'를 건너기

박경미 선생 '당신들의 법, 우리들의 정의'(http://www.greenreview.co.kr/archive/102ParkKyungmi_pt.htm)

앞의 글은 이대에서 기독교학을 가르치는 박경미 선생이 <녹색평론> 이번 호에 실은 글이다. 요행이 이 글이 공개되어 있다...(잡지에서 읽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나는 이명박 정부에서 난민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이명박의 국민과 다르고, 엄격하게 말하면 그들과 나는 구분된다. 박경미 선생은 역사가 진보한다라는 심리적인 위안은 하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세속사에서 구원사를 들춰내는 말은 우리끼리 고백하고 위로할 때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이다.

맞다. 개뿔, 역사가 뭐가 진보하나.

박경미 선생은 나치시대의 독일 법철학자 라드부르흐를 불러와 초법률적 법과 법률적 불법에 대해 말한다. 법의 근간은 평등과 정의다. 그런 면에서 평등을 갖추지 못한 법은 법률적 불법이 된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법치의 잦대로 말하는 것들, 우리에게만 향하고 그들에겐 관대한 그 법이 바로 법률적 불법이다. 국고보조 받는 시민단체가 문제라고? 하하하~ 수많은 보수단체들은 어찌할꼬. 그들은 회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국고보조금으로 채우고 있다. 그들의 탈법은 법의 조망에 들지 않았으니 합법인가?

그럼에도, 박선생이 말하듯 '개인이나 집단의 자유와 사회적 권리에 대한 분쟁도 점점 더 재판의 형식을 빌려 해결하고자 한다'. 맞다. 우리가 말하는 그 법률적 불법이 판을 치고 있는 법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무엇이 남나?

그냥 살아갈 뿐이다. 정면을 응시하되, 주변의 삶들을 보듬고 같이 갈뿐이다. 박선생이 글의 말미에 토마스 하디의 시를 인용한 것도 이 때문 아니겠는가.

1.
오로지 사람 하나 느린 걸음으로
말없이 그저 흙을 갈아엎을 뿐,
늙은 말은 연신 비틀거리며 끄덕이며
졸음에 겨운 듯 무겁게 움직이고.

2.
오로지 엷은 연기 한 줄기 불꽃도 없이
덩굴풀 더미에 피어날 뿐,
그러나 뭇 왕조가 사라져도
이것은 변함없이 이어지리라.

3.
처녀 하나와 그의 총각
저어기 속삭이며 지나간다.
전쟁의 연대기가 구름 되고 밤 되어도
그들의 이야기는 그치지 않으리라.


1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썼다는 시. 세상의 모든 왕조가 망해도, 삶은 유지된다는 말.

결국 남은 것은 이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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