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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8
    마왕 신해철, 멋지다
    평발

마왕 신해철, 멋지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대부분 고 3때 결정된 것이고, 이를 10년도 넘게 주구장창 좋아하고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이래 저래 사람을 바꿔가며 좋아하는 것이 귀찮아서 일텐데... .

 

암튼 내가 태어나서 이제껏 라디오프로에 엽서를 딱 한번 보내봤다. 옛날 옛적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경우에는 여름방학때마다 하는 엽서전시회는 갈 지언정 언감생심 엽서를 보낼 생각은 하덜 못했더랬다. 그럼에도 고3때 벼락같이 들이닥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최근 다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고소영씨다.

 

기억하는 사람은 하겠지만, 93년도에 고소영은 라디오 DJ를 했었다. 그리고 순정에 불타던 한 소년이 그녀에게 절절한 엽서를 써서 보낸다. 지금이나 그때나 악필로 유명했던 탓에, 깍두기 공책에 글을 쓰듯 한 자 한 자 정말 열심히 글씨를 써서 보냈다. 내용은... 생각나지만, 차마 말할 수 없다^^;; 무덤까지 가져갈 내용인지라...흐흐(고3은 몸 이곳 저곳에 털만 난 꼬마다. 지금 생각하면 딱 그 수준이다. 흐흐)

 

 

그리고 한 명이 있었으니 바로 신해철이었다. 당시 학교에서 '롹' 좀 듣는다는 친구들은 신해철 광신도들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백두산 아저씨는 쌈빡한 맛이 떨어졌고, 블랙신드룸 등 밴드들은 와닿질 않았다. 오히려 김세황의 기타가 미친듯이 날뛰고, 신해철의 숨가쁜 고음(대신 숨쉬느라 헉헉 대기 일쑤)에 열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넥스트 2집때였나? 친구하나가 공테이프를 하나 들고 와서 넥스트 매니지먼트사에 부탁해서 새 앨범 데모테이프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그 테이프에는 '아버지와 나'가 흘러나왔다.

 

아! 이럴 수가.... 최고, 최고....

 

그런데, 2분정도 지나자 '시간 관계상 여기서 줄이기로 하구요..'하는 디제이의 맨트!! 이 녀석이 그날 새벽에 했던 모 라이오 프로의 노래를 녹음해온 것이다. 그래도 앨범이 출시되기 전이었으니 다들 광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땐 기획사건 음반사건 그렇게 하게 해줬나 보다... 지금 생각하니 신기하네)

 

그런데 그가 인터뷰집을 냈다. 지승호씨가 나섰으니 품질은 보장할 만.

 

<쾌변독설>, 지승호, 부앤리브로, 2008.

 

 

 재미있다. 왜 신해철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구구절절히 말하기 보다는 이 책을 읽어 보시라고 할 수 밖에.

 

다만 이 이야기는 하고 싶다. 최근 영어몰입교육과 관련해서 신해철이 하는 '고스트스테이션' 방송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나 역시 고스 식구로 예전 '야후'에서 고스할 때부터, SBS, MBC 등등 굴러먹을 때를 거쳐 지금까지도 듣고 있으니, 어둠의 자식의 구력은 꽤 되는 편이다.

 

신해철이 고스에서 말한 정도의 말가지고 그렇게 까지 하냐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그정도는 약과라고 말하고 싶다. 마왕으로 군림하면서 어둠의 자식들에게 상처대는 말들을 찍찍하기 일쑤이고, 게다가 잊을만 하면 상처 덧나라고 소금가지 뿌려대는 자이니 말이다.

 

그래도 나같은 어둠의 자식들은 마왕을 좋아한다. 최소한 되먹지 않는 거들먹거림은 없다. 그리고 솔직하다. 엄밀하게 따져 '각하'를 외쳐대는 골빈 이덕화같은 이들보다는, 아무런 생각없이 이명박 옆에 서있던 소유진보다는, 낫지 않은가?

 

책 내용에 보면, 자신의 정치적 견해는 (과거의) 민주노동당에 닿아 있는데 집 사람을 생각해서 당 가입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는 부분이 있다. 거참. 부르스 스프링스턴은 자신의 콘서트에서 당당하게 반전과 부시반대를 외치고, U2의 보노는 빈국부채탕감을 위한 활동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까지 하고 영국 일간지 표지에 까지 등장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진짜 딴따라와 가짜 딴따라를 구분하지 못한다.

 

뭐, 예전 고스 얘기나 U2의 보노 이야기 등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으나 각설하자.(어쨋든 일할 시간이니까!! 헴헴)

 

마왕 만세, 만세, 만세세! 진보넷에서도 어둠의 포자를 널리 퍼트려 바퀴벌레와 같이 생존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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