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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 대표 후보 인터뷰] "대통령 될 생각보단 당 혁신이 먼저다" 20.07.30 07:08l최종 업데이트 20.07.30 07:0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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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차기 대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겠다? 이것 갖고는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 176석 됐는데 지금 2년 동안 제대로 일을 못하면 대선은 물론 향후 10년 동안 굶을 수도 있다고 각오해야 한다."
8·29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은평갑)이 답답하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내세운 이낙연 의원(서울 종로)과 '차기 대선 관리'를 내세운 김부겸 전 의원처럼 해서는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20대 국회 하반기 지도부의 지상 목표는 안정적 당 관리를 통한 총선 승리였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본격적인 전환의 시대를 맞는 차기 대선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어진 안정 위주의 당 운영 기조를 완전히 바꿔 보다 능동적으로 새로운 가치들을 발굴해 정책으로 구현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새로운 가치'는 환경·젠더·노동·공정 등이다. 박 의원은 지난 27일 차기 당대표 몫으로 돼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모두 여성으로 하자는 남인순 최고위원의 공식 제안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긍정적 입장을 냈다. 다만 지역구 국회의원 여성 공천 30% 의무화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고민할 문제"라며 유보적이었다.
최근 균형발전 차원으로 제시한 지방 거점 대학 통합 정책을 두고 '서울대 폐지론'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선 "수도권 과밀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대학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어 투자를 집중하고 경쟁력을 효율적으로 높이자는 것"이라며 "그 통합체의 이름을 '서울대'로 붙여도 된다, 그런 점에서 서울대 폐지론이 아니라 오히려 서울대 확장론"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 될 생각보단 당 바꿔놓는 게 먼저다, 새로운 가치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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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경쟁자인 이낙연 후보는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라 '7개월 당 대표' 얘기가 나왔다. 김부겸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이번 대선은 안나가고 대선승리를 책임지겠다고 한다. 다 대선 얘기하는데, 박주민 후보는 대통령 될 생각이 없나?
"대통령이 될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당을 확실하게 바꿔놓는 게 먼저다."
- 당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가.
"당의 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 지금은 모든 게 굉장히 빠르게 바뀌는 시대다. 코로나로 인해 전환의 시대가 온다고 모두들 말하고 있고 실제로 그에 맞춰 스스로 바뀌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처럼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춘 당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이고 발 빠르게 새로운 가치를 찾고 청사진을 그리려 시도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
- 출마선언에서 '환경·젠더·노동·안전·연대·공정의 가치를 주류적 가치의 수준으로까지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도 최고위원으로 참여했던 이해찬 지도부는 이런 가치들에 소홀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나.
"20대 국회 후반기 지도부의 지상 목표는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안정적 당무가 핵심 기조였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의 사회는 더 빠른 변화가 예상된다. 그에 조응하려면 보다 여러 가치들이 존중 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2년 뒤엔 대선이 있다. 일각에선 너무 추상적인 얘기 아니냐고도 하지만, 당의 운영을 겪어본 사람 입장에서 이는 굉장히 큰 변화다."
- 안정적 관리로 총선 승리까지는 가능했지만, 이 상태로는 대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얘긴가.
"그렇다. 안정적 관리만으로는 위험하다. 당대표 임기인 2년 동안 제대로 못한다면 차기 대선 때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하겠나. 국민들 입장에선 176석을 주셨는데, 주실 수 있는 만큼 다 주신 거 아닌가. 그런데, 2년 후에 또 '표 주세요, 또 주시면 이번엔 잘해볼게요'란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나. 지금 176석인데 '야당 때문에 그랬다' 핑계 댈 수 있나? 그럴 수 없다. 지금이 중요하다. 차기 대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겠다? 이것 갖고는 이 상황을 돌파할 수 없다. 176석 됐는데 지금 2년 동안 제대로 일을 못하면 대선은 물론 향후 10년 동안 굶을 수도 있다고 각오해야 한다."
"지명직 최고 2명 모두 여성으로... 보궐에 후보낸다고 100% 승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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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새로운 시대'를 강조하고 있다. 후보가 꿈꾸는 시대상, 사회를 제시할 수 있나.
"포용성도 높아지고 혁신성도 높아지는 사회다. 그러면서 민주적인 운영원리가 제대로 작동되는 평화로운 사회다."
- 보다 구체적으로 앞서 제시한 환경·젠더·공정·노동 등 '새로운 가치'들에 대해 묻겠다. 첫 번째가 환경이었다.
"우리 사회가 환경적 가치에 방점을 찍게 된다면 기존처럼 비용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환경의 가치를 우선하는 식으로 바뀔 것이다. 그런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도록 당이 작업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그린뉴딜과도 연결된다. 기존 산업 체계는 전기에 중독된 산업체계였다. 바꿔야 한다."
- 4대강 관련 정책은 문재인 정부 이후에도 강을 되살리는 노력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적극적으로 고민할 문제다."
- 젠더 가치도 강조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이 있었고, 그 전인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땐 당이 특단의 대책 낸다 했는데, 별다른 게 안 나왔다. 당 대표가 되면 특단의 대책부터 내야할 것 같다.
"지금 당에서 얘기하는 건 교육 강화와 특별감찰을 통해 기강을 잡겠다는 것이다. 과연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 자체가 젠더적 가치, 젠더적 감수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로 크게 전환돼야 한다."
- 남인순 최고위원이 지난 27일 당대표 몫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모두 여성으로 하자고 차기 지도부에 공식 제안했다. 당 대표가 되면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충분히, 당장 가능한 문제다. 다만 지명직 최고위원의 경우 노동·장애·지역 몫을 고려해야 하는 측면이 있어 여성이면서 해당 대표성을 가진 분을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든 교집합을 충족시키는 분을 찾아보겠다."
- 선거 때마다 선언으로만 그치는 지역구 국회의원에 여성을 30% 공천하자는 제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지역구 국회의원 여성 공천 30% 룰을 적용할 경우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비슷한 문제제기가 나올 수 있다. 수십년간 정치를 준비해온 분들에게 갑자기 '당신은 이제 기회가 없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서, 이 부분은 장기적으로 고민해야한다."
- 지난 4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직후엔 보궐 선거 무공천 얘기를 했다가 최근 박원순 시장 사건 뒤엔 입장이 바뀌었다는 지적을 받는다.
"보궐 후보 공천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차기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본다. (무공천) 당헌당규를 지키는 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길인지, 아니면 공당으로서 시민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드리고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길인지 판단이 필요하다.
다만 보궐 후보를 내자는 주장이 결코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서 나온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우리가 후보를 낸다고 해도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100%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 있을까? 아니지 않나. 오히려 후보를 냈다가 진다면 대선을 앞두고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당원뿐 아니라 국민들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 이미 시행해본 온라인 전 당원 투표 같은 것도 해볼 수 있다."
"산업재해 대책 법안 반드시 처리... 서울대 폐지론 아니라 확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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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주민 후보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민주당은 30·40대에 비해 20대의 지지율이 약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에 반발하는 20대의 생각을 이해하고 있는가. 당 대표가 되면 20대의 지지를 받기 위해 어떻게 할 건가.
"사회가 점차 고령화되고 활력도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노년층과 고령층의 복지 제도에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청년에게 많은 투자를 해야만 사회가 전반적인 활력을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만 결과적으로 노년층도 보호될 수 있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청년에게 투자하는 데 동의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겠다. 구체적으로는 독일처럼 무상 대학교육을 할 수도 있고, 일정한 학비를 지원해서 출발선을 비슷하게 맞춰줄 수도 있고, 지금 시행중인 창업지원을 더 확대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또 중요한 건 청년들에게 좀더 장기적인 사회 비전을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인국공 사태를 보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고 차별적 대우를 없애는 게 전반적이고 장기적으로 청년들에게도 혜택이 된다는 점을 더 깊이 설명해줄 필요가 있었다. 지금 당장 특정 직업에 도전하고 있는 분들 입장도 더 고려했어야 했다. 마치 기회가 없어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었지 않나. 그에 대한 보완책도 같이 제시해줬어야 했다. 그런 풍부한 설득의 과정이 부족해 불안감을 줬다."
- 산업재해를 끝내자는 목소리가 높았고 사회적으로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이 순간에도 산업재해는 이어지고 있다. 당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아닌가.
"당에서 과제로 인식하고는 있지만 힘있게 추진하지 못한 부분은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징벌적 손해배상제, 집단소송제 등의 필요성을 지난 수년간 줄기차게 말해왔지만 통과시키진 못했다. 꼭 통과시키겠다. 실질적인 법과 제도를 통해 그동안 소외 받은 가치들을 중시하겠다. 그러려고 당 대표 나왔다."
- 최근 행정수도 이전 등 균형발전이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서울대 등 전국의 10개 거점 대학을 하나의 통합 네트워크로 통합하자고 제안한 점이 눈에 띈다. 일각에선 '서울대 폐지론'이라고 하고 있는데.
"언론에서 '서울대 폐지론', 혹은 '서울대 이전론'이라고 해 당황스럽다. 전혀 아니다. 생각해보자. 여전히 우리 교육의 핵심은 대학입시다. 대입까지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한다. 그런데 대입을 치르고 나면 정작 대학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니 세계적으로 좋은 대학이 안 나온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를 키울 대학이 없다고 걱정한다. 결국 대학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지방 거점 대학을 키우고 수도권 과밀화도 해결하자는 거다.
숫자로 치면 1년에 서울대에 투자되는 돈이 약 9000억 정도다. 반면 지방 거점 대학 10곳에 평균적으로 투자되는 돈은 1년에 6600억 정도더라. 2400억이나 차이가 난다.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각 10개 대학에 2400억씩 더 투자해야 하는데, 그 10개분을 하나로 묶어 2조 4000억을 만들어 대학 통합 네트워크에 통으로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준을 높일 수 있겠나. 좋은 교수도 많이 모실 수 있고 특색 있는 학과의 수업도 지방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그 통합 네트워크의 이름이 '서울대'여도 된다. 그럼 '서울대 폐지론'이 아니라 오히려 '서울대 확장론'이 되는 것 아닌가."
- '세월호 변호사'로 이름을 알리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세월호 가족들의 근황을 알려달라.
"최근에도 안산에 내려가서 가족들 총회에 참석했다. 생명안전 관련 입법 계획을 설명 드렸고 세월호 특위 위원들과 인사도 나눴다. 얼마 전 비공개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모시고 세월호 가족들과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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