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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문기자를 통해 본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9/25 09:57
  • 수정일
    2020/09/25 09:5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한은 왜 그를 사살, 화장까지 하였을까?
 
임병도 | 2020-09-25 08:34:2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해상에서 근무하던 어업지도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북한군이 공무원 A씨를 향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훼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다양한 보도와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북한군이 왜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훼손했는지 되짚어 볼 필요는 있습니다.

24일 김현경 MBC 북한전문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건과 관련한 글을 올렸습니다. 김 기자의 주장을 하나씩 따져보며 사건을 바라보겠습니다.

① 월북인가, 실종인가?

김현경 북한전문기자는 A씨가 스스로 배에서 이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기자는 증거로 A씨가 자신의 실종이 최대한 늦게 발견될 수 있는 시간을 택했고, 자살로 보이도록 신발을 보이는 곳에 벗어둔 점을 제시했습니다.

김 기자는 “A씨가 물에 뜰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를 활용했다”면서 “정황과 상식으로 미루어 그가 계획적으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A씨가 월북했다고 무조건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가족들이 월북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어업지도선과 북한과의 거리 등 다양한 변수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A씨의 월북 여부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② 북한은 왜 그를 사살, 화장까지 하였을까?

김 기자는 북한이 A씨를 사살하고 화장한 이유를 코로나 비상방역에 따라 내려진 비상경계령과 수칙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기자는 “우리 시각으로는 이상하기 짝이 없는 과잉 조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7월 탈북민의 월북사건 이후 북한의 조치와 대응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기자가 언급한 사건은 지난 7월 탈북민 김모씨가 강화도 배수로를 통해 개성으로 월북한 것을 말합니다.

당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악성 비루스(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탈북민)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지난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 주재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최대비상확대회의를 열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개성시를 완전 봉쇄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또한, 김정은은 탈북민이 개성에 올 때까지 막지 못한 경비 담당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주성하 북한전문기자는 지난 9월 3일 북한 국경에서 벌어진 사건을 동아일보를 통해 보도했습니다.

주 기자는 8월 누군가 중국에서 두만강을 넘어 북한 온성으로 들어갔는데 김정은이 북부 국경이 뚫린 것에 크게 화를 내며 밀입국 구간 경비를 담당했던 국경경비대 중대장, 정치지도원, 책임보위지도원, 군 보위부 봉쇄부부장, 군 보안서 기동순찰대장, 밀입국자가 소속된 직장의 당 위원장 및 지배인을 처형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국경 경비 담당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한 이유는 7월 개성 탈북민 사건 때문입니다. 당시 김정은은 방역규정을 어기면 총살, 무기징역을 선고하라고 지시를 내렸는데 한 달 뒤 온성에서 밀입국 사건이 터진 것입니다.

김현경, 주성하 두 북한전문기자의 보도를 종합하면 북한군은 월북이냐 단순 표류 등을 따지지 않고 A씨가 북한 영토에 들어오는 자체를 막기 위해 사살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이 아닌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방역조치로 보입니다.

③ 실종 신고 후 신속한 소재 파악

일부 보수 언론은 정부와 군당국의 발표와 대처가 늦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김현경 기자는 오히려 “실종 신고 후 우리 당국이 그의 소재와 사후처리를 비교적 신속하게 확인하였다.”라며 “이건 좀 놀라운 대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기자는 “맨몸의 사람을 발견하고 그가 사살, 화장되었다는 사실까지 비교적 단시간에 확인한다는 건 그만큼 감시장비와 인력을 많이 투자했다는 뜻일거다”라며 “고성능 망원경 등 시각적 감시장비, 그리고 감청을 통해 상황 파악을 마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기자는 “북이 방첩대응을 할 경우 우리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어 감청을 의심할 수있는 정보와 첩보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군이 신속하게 발표를 한 이유는 지난 7월 탈북민 개성 월북 사건의 교훈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기자는 “북은 맨몸으로 헤엄쳐오는 민간인을 사살하고 화장할 정도로 과잉 대응을 하고, 이 엽기적인 사건과 대응이 남쪽에는 충격일수밖에 없다.”라며 “남과 북의 대응이 위태롭고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기자는 “남북 어선의 월선이나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기 위한 ‘어업지도선’의 존재도, 무슨 이유인지 탈출을 위해 망망대해에 몸을 던진 공무원도 전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한반도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끝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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