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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보고한 증인 나와" - "남성이 처가 땅에 관심 갖겠나"

영선-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첫 TV토론에서 팽팽한 설전

21.03.30 02:06l최종 업데이트 21.03.30 07:08l

박소희(sost)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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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또 말을 바꾸네요?"
오세훈 "옛 말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 MBC <백분토론>에서 맞붙었다.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내곡동 보금자리 주택지구 사업과정에서 그린벨트 내 처가 땅이 보상받는 과정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내곡동 땅' 의혹부터 접전이 시작됐다. 

이에 대해 박영선 후보는 "오 후보 측이 36억5천만 원의 보상금 외에 단독주택 용지까지 특별공급 받았다" 등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오 후보는 직접 준비한 판넬을 들고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의 사자성어 '삼인성호'를 반복하면서 "서울시민들은 거짓말에 속지 마라"고 호소했다.

[내곡동]"단독주택용지 추가 보상받아" vs. "수사기관서 마주칠 것"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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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첫 자유토론 때 "내곡동 땅과 관련 36억5천만 원 보상금 받은 것 외 추가로 (보상)받은 게 있나"라고 물었다. 오 후보는 "제 아내의 지분은 8분의 1이다. 추가로 받은 건 없다"면서 "정확히 말하면 (제가) 모르죠. 장인, 장모가 받았는데 어떻게 알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박 후보는 "또 말을 바꾼다. 오늘 SH로부터 저희가 답변을 받았다. (보상금 외) 단독주택 용지를 특별공급 받았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단독주택 용지를) 몇 평이나 받았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확히 말하면 (보상금 등은) 제 기억에 없고, 처갓집 재산인데 제가 어떻게 아느냐"고 반박했다.

"오 후보가 내곡지구 개발용역이 시작된 2005년 6월 22일 직전 부인과 처가 소유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당시 땅 경작인과 측량팀장의 증언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이에 오 후보는 "(측량 때) 안 갔다"고 확언하면서도 "기억 앞에선 참 겸손해야 한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박 후보가 "(측량 입회 관련) 증인이 3명이다"고 재차 묻자, "(증인이) 두 명인지 알았는데 세 명으로 늘었나? 우리 속담에 '삼인성호'라고 있다.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고 했다"고 받아쳤다. "안 가셨다고 하다가 기억 앞에선 겸손해야 한다고 한다. 이제 추가증거가 나오면 어떻게 하시겠나"는 박 후보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오 후보는 대신 직접 준비한 판넬을 들고 "민주당과 박영선 캠프, KBS가 처음 문제 제기했던 본질은 어디 가고 (제가) 측량하는 데 갔느냐, 안 갔느냐로 초점이 옮겨갔다. 시민 여러분 속지 마시라"고 호소했다.

특히 '내곡동 땅' 의혹을 제기하는 천준호 민주당 의원 등을 가리켜 "박원순 전 시장 비서실장을 했거나 (서울시의) 부시장을 했던 분들"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정 초기에 제 잘못을 뒤지기 위해 1년 동안 엄청 뒤졌는데 이후 10년 간 얘기 없다가 (내가) 선거 나오니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6년 전 일이 기억날 리 없어서 제가 여지를 두지만, '삼인성호'라고 했다"며 "언젠가는 그 분들 수사기관에서 마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오늘 SBS에서 당시 사무관이 (오 후보에게) 구두보고했다고 했다"면서 "(내곡동 개발은) '국장 전결' 사안이어서 알 수 없었다"는 오 후보의 해명도 추궁했다. 특히 "국장이 (당시) 오 시장에게 가서 보고를 했더니 '판잣집처럼 하지 말라'고 했다는 (서울시의회)속기록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인구 1000만 명 도시에 40조 원을 (예산으로) 쓰는데 사업을 어떻게 다 시장이 보고를 받느냐"면서 "한번도 보고 받은 적이 없다. 그건 (해당) 사무관의 개인적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가 "(오 후보는) '땅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은) 제 마음 속에 없다"면서 "대한민국 남성이 처갓집 땅에 꼬치꼬치 (물을 만큼) 관심을 가진 사람이 어딨냐"고 주장했다.

[무상급식]"시장직 내던질 일이었나" vs "복지, 어려운 분들 위주로 해야"

두 후보는 무상급식 문제와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 사건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박영선 후보는 돌봄·육아 분야 자유토론에서 "이제 그러면 무상급식에 찬성하는가"라고 물었다. 오세훈 후보가 지난 2011년 무상급식 정책을 반대하며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시장직에서 사퇴했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오 후보는 "무상급식이 보편적인, 소득수준에 무관한 복지의 시작이라고 봐서 반대했을 뿐"이라며 "(무상급식) 하나만 한다고 했다면 반대할 일이 아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그게 시장직을 내던질 일이었나"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가 "(당시엔) 둑에 뚫린 조그만 구멍에 손을 넣는 심정이었다"고 답하자 "그래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잘못됐던가"라고 재차 물었다. 오 후보는 "지금 부자와 어려운 사람에게 똑같이 10만 원씩 주는 이런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지 않느냐"며 "복지는 어려운 분들 위주로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부잣집과 가난한 집을 나누는 것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면서 "어린이집에서 간식을 주는 건 무상급식 아닌가"라고 물었다. 오 후보가 돌봄 공약 중 하나로 어린이집의 간식비 인상 등을 약속한 것을 거론한 것이다.

이에 오 후보는 "이왕 (무상급식이) 시작됐으니 철회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박원순 전 시장이 전임자 정책을 지우는 걸 보고 이건 아니다 싶어 행정의 연속성은 유지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답했다. 다만, "무상급식 이후 원어민 교사가 줄어들고 화장실 못 고친 건 아느냐"면서 자신은 무상급식 예산으로 공교육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반박했다.

[박원순]"피해호소인 3인방 안 썼어야" vs "상처 드린 점 죄송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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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는 "이것(무상급식) 때문에 2011년 보궐선거가 있었다"는 박 후보의 질문을 고리 삼아 역공에 나섰다. 그는 "성추행에 의한 보궐선거와 (그 때 선거가) 똑같다는 것이냐. 박 후보에게는 (두 선거의) 가치가 같은가 보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가 "보궐선거 이유를 제공한 건 똑같다는 뜻이었다"고 반박하자, 오 후보는 "(저는) 수십 차례 (저의 중도사퇴에 대해) 사죄드렸다"면서 "박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원인)에 대해 사죄할 마음이 있느냐"고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이전에도 사과드렸고 오늘도 사과하라고 하면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서울시민께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그렇게 사과하는 마음이었다면 (박원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른)'3인방(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을 (캠프에) 안 써야 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박 후보는 "그 분들은 스스로 사퇴하지 않았나. 상처를 드린 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오 후보는 (고민정 의원에게) '후궁' 발언을 한 대변인(조수진 의원)을 그대로 쓰시더라"고 꼬집었다. 오 후보가 같은 내용으로 재차 묻자 박 후보는 "그래서 (제가)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더욱 더 열심히 잘 하겠단 말을 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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