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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종인 만났지만, 또 미끄러진 합의..."시간 더 필요"

金 "확정적 얘기는 안 했다"…'대립→대화'로 분위기는 개선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약 1시간 30분가량 만찬 회동을 했다. 회동 일정이 기자들에게 알려진 시각은 겨우 30분 전이었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전한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뜻을 지난 21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인선·구성에 직간접적으로 우려를 표하며 위원장직을 사흘째 수락하지 않고 있던 상태였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일상으로 회귀한다"며 선대위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공개 회동 계획이 공지되면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당 대표가 미디어홍보본부장을 겸임하는 것처럼, 김 전 위원장이 가진 불만의 핵심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게 특정 분야 직책을 겸임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권한·역할을 제한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이날 만찬 회동에서도 '최종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면서 "구체적 사유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문제는 좀더 시간을 갖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에 앞서 만찬장을 나온 김 전 위원장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기로 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직은 내가 거기에 대해서 확정적 얘기는 안 했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특별히 결과라는 게 나올 수가 없다"며 "왜 내가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느냐 하는 얘기를 후보에게 했다"고 전했다.

 

다만 실질적 성과는 없었다 해도, 파국 직전까지 갔던 두 사람이 관계를 다소나마 회복한 듯한 기미는 보였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자신에게 "어떻게든 잘 되도록 도와는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어차피 예정이 됐으니, 내일(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괄본부장들은 발표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도 이같은 내용을 "(김 전 위원장에게) 제가 다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도 만찬에서 자신이 윤 후보에게 한 이야기에 대해 "내가 후보와 무슨 특별한 이견이 생겨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 선대위라고 하는 것이, 처음부터 출발을 잘 해야지 도중에 가서 쓸데없는 잡음이 생겨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전에 제대로 정비를 하고서 출발을 하자, 그런 뜻으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이 "일상으로 회귀하겠다",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고 무 자르듯 말하고, 윤 후보도 "그 양반 말씀을 나한테 묻지 말라"고 응수하며 신경전을 벌이던 때와는 기류가 확연히 달라진 셈이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이 앞서 대선 선대위 참여에 대해 "지나간 일", "그런 것을 신경쓸 하등의 이유도 의무도 없다"라며 "더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까지 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이날 그가 "사전에 제대로 정비를 하고서 출발을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했다는 것은 이미 부분적으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윤 후보 측을 봐도, 앞서 김 전 위원장을 뺀 나머지 선대위 인선을 개문발차 식으로 발표하는 것이 '김종인 없는 선대위'도 불사하겠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윤 후보가 나서서 "제가 다 말씀드렸다"며 이같은 시선을 불식시킨 셈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는 당분간 멀어진 것으로 보는 관측도 많다. <연합뉴스>는 김 전 위원장이 회동에서 "당분간 선대위 바깥에서 돕겠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으로서는 윤 후보가 공개 회동을 제안해 놓고도 만족할 만한 수정 제안을 들고 오지 않은 점에 실망했을 수 있고, 거꾸로 윤 후보로서는 김 전 위원장이 공개 회동 제안에 응한 것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데도 정작 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은 데 대해 답답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권성동 당 사무총장이 배석했다. ⓒ연합뉴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12423352022312#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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