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가 식당·카페까지 확대 적용된 첫날인 13일 오전 11시, 종로구 'ㅅ' 한식당의 입구에서 대기하던 손님이 단말기에 QR코드를 인증하자 접종여부를 알려주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뒤이어서 있던 대여섯명의 손님들도 QR코드를 인증하기 위해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었다. 주변의 다른 식당 입구에서도 QR코드를 찍기 위해 핸드폰을 들고 선 대열이 늘어서 있었다.
방역당국은 지난 6일부터 방역패스를 식당, 카페, 학원, 도서관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까지 확대 적용하고 일주일간 계도기간을 거쳤다. 계도기간이 끝난 이날부터 식당, 카페 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방역패스가 필수다.
방역패스 없이 해당 시설들을 출입할 경우, 이용자는 위반 횟수별로 1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해당 시설의 방역 관리자나 운영자에 대해서는 1차 위반사항 적발 시 150만원, 2차 이후로는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전까지 방문시 작성하던 수기명부는 제한되고, 안심콜을 이용하더라도 백신접종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서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 '쿠브(COOV)'나 네이버, 카카오톡 QR코드에 접종기록을 연동하면 예전과 같이 QR코드 인증만으로 접종여부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중년, 노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종로3가역 인근의 'M' 패스트푸드 식당에서는 입구에서 노인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노인들이 QR코드 대신 일일이 수기로 방문병부를 작성하고, 주머니에서 백신접종증명서나 백신접종 스티커가 붙은 신분증을 꺼내 직원에게 확인을 받고 있었다.
M 패스트푸드 식당은 지난 6일부터 계도기간에도 전담 직원을 입구에 배치해 방역패스 인증을 안내하고 있다. 기다리기 힘든 노인들 몇명이 줄을 빠져나와 가게로 들어오려고 하자 직원이 제지하고 백신접종여부를 확인했다. 한 직원은 "시간이 걸려도 일일이 확인을 하고 있고 확인되지 않으면 출입하지 못한다고 안내 중"이라고 설명했다.
종로에서 살고 있는 조 모씨(70)는 "핸드폰을 흔들면 된다는데 그것도 어려워서 백신접종증명서를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 보여준다"며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힘드니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인들 입장에서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만 받을 수 있으니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다. 손님 없이 텅 빈 식당을 지키고 있던 'ㅁ' 식당 사장은 "보다시피 손님이 없어서 아직 개시도 못 했다"면서 "손님이 오면 철저하게 방역패스를 확인하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손님이 더 줄어들 것 같아 막막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인근의 'ㄷ'식당 주인도 "손님들이 (방역패스 확인에) 거부감은 없는데, 핸드폰을 안 가져와서 다시 나가는 경우는 있었다"면서 "손님은 확실이 떨어진 듯하다. 전보다 20%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편함와 우려가 있지만 백신패스는 필요하다고 상인과 손님들은 입을 모았다. 'ㄷ'식당 주인은 "그래도 방역패스는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필요하다"면서 "백신을 안 맞아서 혹시나 우리 식당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더 손해"라고 말했다.
종로 식당가에서 만난 박 모(40대) 씨도 "방역을 위해서는 다 같이 뜻을 모아 한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면서 방역패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카페를 들른 50대 남성 손님도 "주문하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지만 방역패스는 필요하다"면서 방역패스가 아니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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