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4일 민주노총 대선사업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5개 진보정당 등이 20대 대선에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대응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과 5개 진보정당들이 20대 대선에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를 이루어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25일 3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집행유예로 석방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일요일(12월 12일) 회의를 통해서 1개 선본, 5개 정당이 대선 단일화 참여 원칙을 확인했고, 각 정당은 각자의 의결단위를 통해서 후보단일화를 결정하고 논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내년 3월 9일 실시되는 20대 대선에 진보진영은 후보단일화를 실현하여 참여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

후보단일화 원칙을 결정한 주체는 지난 11월 13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대선공동선언을 함께 발표한 노동당,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정의당, 진보당 등 5개 정당과 민중경선을 제기하며 출마를 선언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운동본부 등 6곳이다.

유일한 원내 정당인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와 진보당 김재연 후보, 정당 소속이 아닌 한상균 후보, 그리고 3명의 경합 후보중 내부경선을 통해 1명의 후보를 내기로 한 노동당과 사회변혁노동자당 후보 등 4명의 후보가 단일화 대상이 된다. 녹색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먼저, 12월 말까지 후보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로 기한을 정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지난 9월 대선공동대응기구 발족 이후 함께 공동선언, 공동정책, 공동투쟁 등 과정을 볼 때 6개 주체가 후보단일화 방식을 논의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단일화 방식은 민주노총 조합원 중심의 선거인단 구성에서 여론조사까지 여러 방식이 제안되었지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광범한 노동자 민중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단일후보 선출 일정도 달라질 수 있지만, 1월 말을 넘기지 않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진보진영 단일 후보가 선출되면 민주노총은 단일후보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선언하고 110만 조합원 뿐만 아니라 연고자 찾기, 세액공제를 통한 재정지원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폭적 지지를 보내겠다고 했다.

일부 민주노총 전 간부들이 이재명 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긴데 대해서는 "보수정당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징계한다는 중집 결의가 있었다"며, 거듭 진보진영 단일 후보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확인했다.

또 선출된 진보진영 단일 후보는 본선을 완주해야 한다는데 모두 동의했다며, 대선과정에서 보수정당에 흡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보수 양당 중심의 현실정치에 불만이 큰 만큼 진보 단일 후보에 대한 현장의 관심도 클 것"이라며, "한동안 외면당한 진보정치에 대한 지지도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특히 이번 진보진영 후보단일화는 대선 국면의 후보문제에만 머물지 않고 이어 열리는 지자체 선거와 내년 총선까지 '진보대연합'으로 발전시키는 기초 축성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20대 대선에 대해서는 "노동자, 민중에게 희망을 줄 수 있고 대안의 체제를 고민할 수 있는, 그리고 현재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방안을 제시하는 대선이 되어야 하지만 기득권 양당에는 그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확인되고 있다"고 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양당 체제는 본질에 있어 기득권 야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노동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 천박하고 무지하며 함량미달'이라고,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노동에 대한 관심도 있고 역할을 하고자 하지만 일관된 철학이 없고 임기응변으로 대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최근 자신의 가난했던 과거를 비참하다고 말한데 대해서는 "진정어린 대화가 아니라 기득권 안으로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웠다"는 소회를 밝혔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일관되게 노동을 배제한 가운데 진행되는 대선에서 노동과 노동자들의 삶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불평등 체제를 타파하고 노동중심의 사회전환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의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진보5당과 함께 대선 공동요구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노동 관련 의제를 추가해 불평등 청산을 위한 중요 요구를 내걸었다.

△일자리 불평등 청산(비정규직 철폐 및 임금격차 해소, 5인미만·초단시간 노동자 차별폐지) △노동권 불평등 청산(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권 보장, 간접고용 노동자 실질 교섭 보장) △자산 불평등 청산(공공임대주택 확대·세입자 주거권 보장, 부동산 투기소득 환수) △사회서비스 불평등 청산(공공의료 강화, 돌봄 국가책임, 대학무상교육 및 서열화 폐지) △기후위기·디지털전환 불평등 청산(에너지·교통 공공성 강화, 산업전환 기업책임과 노동자 참여보장) 등 5개 영역에 세부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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