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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보니 한국전쟁 당시 한강 다리 끊고 도망간 이승만 떠올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1/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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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위는 12일 오후 2시 국힘당 중앙당사 앞에서 윤석열 국힘당 후보의 선제타격론 발언을 비판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란 기자

 

▲ 참가자들은 선거법 문제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후보나 국힘당을 언급할 수 없었다. 그리고 현수막과 선전물에서도 윤석열 후보를 쓸 수 없어 'ㅇㅅㅇ'으로 표시해야만 했다.   © 김영란 기자

 

“윤석열과 국힘당이 이 나라 정치의 운명을 쥐게 되는 일이 벌어지면 우리 민족의 생명은 벼랑 끝에 달리게 된다. 민족의 생명 전체에 대한 선제타격 선언이 되는 것이다.”

 

자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의 국힘당 중앙당사 앞에서 ‘선제타격 망언, 전쟁광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주장했다,

 

민족위는 기자회견 취지를 “남북은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앞날을 열어갈 것을 약속했다. 이를 무시하고 전쟁과 죽음의 마당으로 민족을 내모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전쟁광의 반민족적, 반평화적, 반통일적 발언, 절대로 용납할 수 없어 규탄 기자회견을 긴급하게 열었다”라고 밝혔다. 

 

강성연 대학생 대선실천단 단장은 ‘멸공, 반북, 색깔론 조장하는 윤석열을 규탄한다’라는 내용으로 발언했다. 

 

강 단장은 “최근 한 대선 후보가 멸치와 콩을 사진을 찍어 올리며 ‘멸공 챌린지’를 했다. 이 후보는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느냐? 2022년, 도대체 ‘멸공’이라는 단어를 누가 쓰는가. 유명한 극우 사이트인 ‘일베’와 이번에 ‘멸공 챌린지’를 한 그들만 이 단어를 쓰고 있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어 강 단장은 “멸공, 반북, 색깔론을 조장하는 것은 명백한 민주주의의 후퇴이다. 독재정권은 ‘멸공’을 외치며 민주주의를 바란 이 땅의 민주화 투사들과 국민을 종북으로 몰아 잡아가고, 고문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했다. 많은 사람이 이를 이겨내고 이 땅의 민주주의의 꽃을 피워냈다. 그런데 어떻게 멸공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을 수 있는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이신 배은심 여사의 장례식장에 간 것도 역시 보여주기식이었는가. 쿠데타와 광주 학살만 빼면 전두환이 정치를 잘했다며 찬양하더니, 본인이 대통령이 되면 독재를 하고 싶다는 속내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라고 윤 후보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권오혁 촛불전진 정책위원장은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평화 쇼로 매도하는 윤석열을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발언했다.

 

권 정책위원장은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자기는 멸공을 외치는 것이고 북한의 미사일 문제로 불안하고 장사가 안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에 큰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2000년 6.15선언, 2007년 10.4선언 2018년 4.27판문점선언, 9월평양공동선언이 있을 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평화의 분위기가 마련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사라졌다. 그 시기 남북경협이 더 활발해졌고 한국의 대기업들은 남북경협 계획서를 부지런히 작성했다. 정용진 부회장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바로 남북 합의를 통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역사가 증명했다. 그래서 80~90%의 국민이 남북공동선언을 지지했던 거 아닌가. 윤 후보가 말한 ‘위장 평화쇼’ 덕에 남북 간의 긴장이 완화됐다”라고 정 부회장과 윤 후보를 비판했다.

 

계속해 “지금은 남북 간의 긴장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진보, 보수를 떠나서 그게 위장이든 아니든, 평화 쇼든 아니든 평화경쟁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것이 이 나라를 살리는 것이고 헌법에 보장된 평화통일 의무를 실행하는 것이다. 이 나라의 대통령 꿈을 꾸는 자라면, 이 나라에서 정치하겠다는 사람이라면 헌법에 규정된 평화통일 의무를 반드시 실현해야 하고, 그것을 실현할 의지가 없다면 정계에서 떠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있는 김민웅 민족위 공동대표는 긴급기자회견에 ‘한반도의 평화를 선제타격하는 윤석열과 국민의 힘을 규탄한다’를 보냈다. 

 

김 공동대표는 글에서 “야권 대선 후보 윤석열 후보의 입에서 민족 전체를 멸절로 이끌 전쟁선언에 다름없는 ‘선제타격’이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고 있다. 이런 막무가내의 현실을 접하고 우리는 우선 경악을 금치 않을 수가 없었다. 이를 옹호하는 국힘당의 공식입장에도 크나큰 충격이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위험한 작태”라고 짚었다. 

 

이어 김 공동대표는 “우리는 날로 강화되는 전쟁체제의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그에 더해 핵전쟁의 위협마저 남아 있는 상태이다. 4.27판문점선언 이행과 9월평양공동선언의 실천은 한반도 비핵화, 북한과 미국 사이의 적대적 관계 종식을 위해 너무나도 절실한 초석이다. 종전선언은 이에 근거한 실천행위”라면서 “그런데 미국은 여전히 종전선언에 비협조적이며 결단성 있게 나서고 있지 않다. 보수 야권과 언론도 이를 훼방 놓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 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문을 여는 정도에 불과한 종전선언조차도 이런 지경에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민감한 때에 선제타격 주장은 이 모든 조심스럽고 인내가 요구되는 과정 전체를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상과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남과 북이 서로 존중하면서 조심에 조심을 더해도 쉽지 않은 현실을 일거에 파탄 나게 할 수 있는 대단히 무책임하고 무모한 언동이 아닐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 얼마 전 군대에서 제대한 대학생이 '전쟁광 후보에게 보내는 편지'를 준비해와 낭독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그리고 얼마 전 군대에서 제대했다는 임백균 대학생은 ‘전쟁광에게 띄우는 대학생의 편지’를 써와 낭독했다. 

 

그는 “요즘 어떤 분이 ‘멸콩 챌린지’를 하던데 멸치랑 콩이 그렇게 몸에 좋은가 싶어 어제 내가 조림용 멸치로 육수를 좀 만들려 했는데 10시간을 끓여도 별맛이 안 나서 밥을 못 먹고 쫄쫄 굶었다. 참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 정치인이라는 분이 어떻게 조림용 멸치로 육수를 만든다는 허위사실을 말해서 국민 여럿을 밥 못 먹게 하나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라며 윤 후보의 최근 행보를 조롱했다.

 

이어 그는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에 대해 “첫째, 군대에 안 갔는데 어떻게 그렇게 반공정신이 투철한가. 둘째, 군대에 안 가서 그런지 지금도 밤낮으로 고생하는 군인들이 얼마나 힘들게 나라를 지키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 조금은 슬펐다. 셋째, 헌법에서는 통일을 지향하자고 돼 있는데 법을 담당하는 일을 한 사람이 왜 그걸 모르고 자꾸 통일을 가로막는 말을 하는가”라면서 비판했다. 

 

기자회견은 백자 민족위 상임운영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마무리했다.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백자 민족위 상임운영대표.  © 김영란 기자

 

민족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윤 후보의 선제타격 발언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그리고 전쟁이 나면 자신도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발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국전쟁 당시 한강 다리를 끊고 먼저 도망간 이승만을 떠올리게 된다”라면서 “국민은 평화를 생각하고 평화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선제타격·전쟁을 입에 담은 호전광 대선 후보 윤석열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며 윤 후보에게 대선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문제로 기자회견 참가자들에게 윤석열 후보와 국힘당을 직접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해서 기자회견 참가들은 윤 후보와 국힘당을 직접 언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권 정책위원장은 선관위가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11일 선제타격론 발언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 시민사회 단체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계속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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