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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민생’ 협박에 밀리면 아주 죽는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8/04 09:52
  • 수정일
    2013/08/04 09:5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면이 어려울수록 야당은 협상으로 얻어낼 것은 없다
 
임두만 | 등록:2013-08-02 19:52:14 | 최종:2013-08-03 10:12:3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민주당이 결국 장외로 나왔다. 재도권 정당, 거기다 원내 127석을 가진 거대 제2당…명실공히 한국정치의 주류…이런 정당이 국회밖으로 나오기는 사실 쉽지 않다. 그럼에도 결국 김한길의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선택했다. 나부터 늦었다고 질타했으나 일단 나온 것에 박수를 보낸다.

사진출처:민중의소리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시작되자 바로 새누리당은 호떡집에 불 난 꼴을 보였다. 그리고 그동안 20,000명이 넘는 촛불인파의 항의집회에 보도카메라 한 번 비추지 않던 KBS, MBC 등 '관제공영방송'의 메인뉴스에 스타트 톱뉴스로 서울시청 광장의 천막이 나오는 등 같이 호들갑이다.

그런데 여당이나 관제방송이 야당의 장외투쟁에 저 같은 호들갑을 떠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거대 여당으로서 뭐든 자기들 원하는대로 다 하지만 그래도 협상이든 싸움이든 깽판이든 야당이라는 상대가 국회 안에 있어야 자기들이 가진 힘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그러니 전두환도 제도권 야당을 1당 2당까지 만든 것이다.

즉 반대파가 귀찮고 때로는 걸리적 거리고, 때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야당이 국회에서 맞장구를 쳐줘야 자신들의 나쁜 짓도 면죄부를 받는다. 일단 '법'에 의해 '국회'라는 민의의 과정을 통과했다는 기록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이 바람막이를 해 줄 야당이 장외로 나가 투쟁하면 당장 원내1당이고 과반이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떤 법률안, 어떤 결의안도 통과시키면 1당독재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된다. 그러니 여당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실상 여당의 이 약점을 제일 많이 또 적절하게 이용,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얻은 치들이 바로 현재 새누리당이라는 집단이다. 이 집단이 야당일 때였다.

특히 이회창 한나라당 당시 이부영 이재오 김홍신 등은 당시 한나라당을 투쟁적 야당으로 만든 혁혁한 공로자들이었다. 졸지에 야당이 된 만년 여당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패닉에 빠져 대여투쟁을 어찌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이 때 투쟁이라면 이골이 난 이부영 이재오 김문수 김홍신 이미경 제정구 등이 한나라당의 대여투쟁을 앞장서서 이끌었다. 이들의 선도에 이사철 안상수 홍준표 등 검사출신들이 재빠르게 배웠다.

1998년 당시 국민회의와 자민련, 공동여당은 합해도 130석이 안 되었다. 야당인 한나라당의 딴지로 국무총리 인준에만 6개월이 걸렸다. 그 때 권력을 따라 자진해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유용태 등이 국민회의에 입당했다. 김대중도 여대야소가 필요하다고 인정, 이들을 받아들인 다음 무리한 영입작전도 폈다. 지금 친박 핵심이라며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뻘소리의 일인자를 자임하는 홍문종도 당시 신한국당을 탕당하고 국민회의로 온 국민회의 입당파다.

이게 빌미가 되었다. 그 전 빌미인 '김종필 총리불가'는 실상 국민들에게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한나라당 탈당파의 국민회의 입당은 '철새정치'논란과 함께 국민적 반감이 상당했다. 그걸 잘 아는 당시 한나라당 내 재야파들이 야당인 한나라당을 장외로 이끌었다. 구호는 '야당파괴 중단하라'였다.

그 와중에 정형근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 이부영 등은 정형근의 집에서 검찰 수사관 진입도 막으며 정형근을 보호하는 투쟁도 불사했다. 정형근 체포도 '야당파괴'로 몰아버린 것이다.

이런 한나라당의 투쟁적 활동은 갈수록 더했다. 새정부 출범 초 총리 인준을 6개월이나 거부하더니 나중엔 아예 총리인준을 두 번씩이나 거부해버렸다. 장상 장대환...이들의 흠(?)은 이명박이나 박근혜가 내놓은 공직후보자들에 비하면 흠도 아니었으나 당시 야당 한나라당은 인준을 거부했다. 이처럼 장내 투쟁이든 장외투쟁이든 이들의 대여투쟁은 현란했다. 거의 싸움을 할 줄 아는 이재오 이부영의 공이었다.

2002년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다시 야당이 되었다. 검찰 수사로 차떼기도 들통났다. 회심의 일격으로 대통령을 탄핵했는데 엄청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선거는 해 볼 것도 없이 망할 것이라고 자타가 인정했다. 그런데 그들에겐 박근혜가 있었다. 박근혜는 그들에겐 박다르크였다. 손등이 퉁퉁 부어도 악수공세만 했다. 쫄딱 망할 것으로 봤는데 원내 120여 석...망외의 성과를 올렸다.

그걸 가지고 이들이 한 일은 그러나 자기들이 좋아하는 '민생'이 아니었다. 출발부터 천막당사라는 '장외'에서 시작하더니 정기국회도 거의 보이콧하고…어거지로 끝낸 정기국회 후 무려 6개월을 장외에서 보냈다.

그때 그들이 한 짓…

서울에선 사람이 모이지 않으니까 늘 대구와 부산만 가서 집회를 했다. 명분은 사학법 반대인데 사학이 더 많은 서울보다 자기들 안방이라는 대구와 부산집회만 고집했다. 뻑 하면 대구와 부산으로 달려가서 집회형식을 빌려 유권자들에게 일러바쳤다. 지역패권주의에 매몰 된 그곳 주민들은 '밖에서 얻어터진 내새끼' 품에 안듯이 품어주면서 노무현과 앰헌 호남에게 종주먹질을 했다.

결국 노무현이 먼저 항복을 했다. 자신의 정치이념이라던 사학개혁을 포기했다. 재개정이란 이름으로 그나마 시민감시가 가능하도록 했던 법안을 사학재단이 맘대로 할 수 있도록 후퇴했다. 이후 박근혜는 승승장구였다. 무려 44:0, 노무현 임기 후반과 박근혜의 한나라당 대표임기 2년의 보궐선거 성적이었다.

민생…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나 국회포기를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도 '민생'이란 이름으로 압박했다. 솔직히 당시 KBS,MBC가 노무현 권력쪽이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정연주와 최문순…그들이 생리적으로 한나라당 편이 아닌 것은 분명하니까…오죽하면 이명박이 집권 즉시 갖은 술수를 부려 KBS 정연주부터 짤랐을까? 따라서 당시 공영방송도 한나라당의 장외집회를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줄창 '민생' '경제살리기'만 얘기했다. 그랬음에도 보궐선거는 한나라당 승리였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지금 김한길의 민주당…안철수 세력으로 회자되는 잠복한 야권세력…이들에게 여당이나 언론의 '민생'타령에 현혹되지 말라는 충고, 바로 이거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민생'이 좋았던 때는 없었다. 경제가 좋다고 했던 때도 없었다. 언론이건 소문이건 중론이건 언제나 민생은 어렵고 경제는 죽어가는데 정치인들은 민생 나몰라라 하고 경제 나몰라라하고 정치투쟁만 한다고 지탄했다.
그랬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그 때가 좋았어'을 회상했다. 돌아보면 '좋았다'던 때 민생타령, 경제타령 더 많이 했다. 오죽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죽지도 않은 경제를 무슨 수로 살린다는 거야?"라는 말을 했을까?

이로 말한다. 야당은 현혹되지 말라. 협박에도 굴하지 말라. '민생'이란 무기를 가지고 다양한 공격이 나올 것이며 숨쉴 수 없도록 다방면에서 치고 들어 올 것이다.

민주당 김한길이 그것을 예견하지 못하고 장외로 나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본다. 여당의 '민생' 공격은 야당을 다시 장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다. 야당이 이 미끼를 물면 여당이 이긴다. 반대로 야당은 미끼를 물지 않으면 이긴다. 넓은 바다가 다 자기들 땅이다. 장담하건데 10월 보궐선거 때까지 야당이 장외에 있으면 보궐선거 승리한다. 국회 내 견제세력 호소…그거 먹힌다.

그것을 여당의 노회한 정치꾼들은 더 잘 안다. 민주당 장외 나간다니까 바로 최경환 귀경하여 회의 주재하는 것 보라. 바로 민생 타령하면서 '하우스푸어' 대책 운운하는 것 보라. '하우스푸어 대책' 박근혜가 수없이 내놨고 국토부 재경부 다 현안인데 불가불 '하우스푸어 대책'세운다고 현장방문 운운하는 것, 그게 바로 정치쇼다. 야당의 장외투쟁 물타기…그리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라는 미끼…

그러나 민심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권 우호적 언론이 어떤 호들갑을 떨어도 겉으로 보이지 않는 민심…저들은 알 수 없다. 그러니 더 급한 것이다.

다시 말한다. 국면이 어려울수록 야당은 협상으로 얻어낼 것은 없다. 국면이 어려울수록 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언론도 조명을 주고 국민들도 관심을 갖는다.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야 선거도 할 수 있다. 국민은 욕하면서도 견제세력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장외투쟁하는 야당 욕하는 국민들 물론 많다. 욕의 대부분은 "먹고살기 힘든데 정치인 새끼들은 싸움질만 한다"이다. 그런데 선거때가 되면 싸움질 박터지게 한 야당, 견제세력 필요성있다며 찍는다. 그게 선거다. 그게 정치다.

 

 

김한길의 민주당, 여당과 언론의 '민생' 협박에 국민 운운하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면 그때야 아주 죽는다. 오늘 벌써 출구전략 어쩌고 나오는 보도들에서 야당이 어찌 죽는지를 예고하고 있다. 나는 김한길의 민주당이나 야권이라고 하는 정치권 사람들이… 최소한 이 정도는 알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최소한 이 정도는 알고 장외로 나왔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 판단을 배반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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