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를 방문하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들은 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전혀 빼지 않았다. 병력을 오히려 넣었다"며 이같은 판단의 근거를 제시했다.
바이든은 "러시아가 '가짜 깃발 작전'에 관여한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징후는 그들의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려 진입할 준비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이날은 침공 시점에 대해 "수일 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내 느낌"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다만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남아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 서한에 응답하기를 기다려 왔으며, 그들은 회신을 방금 보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바이든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거짓'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에서는 러시아가 최근 수일간 7000명을 더 배치했다고 보고 있다.
또 러시아의 전력 때문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지난 2008년 7월 30일 조지아 국경에서 군대를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로부터 8일 뒤인 8월 7일 조지아를 침공했고 전쟁은 5일간 계속 됐다. 당시 러시아는 조지아의 군사 행동에 대한 대응 차원이었다면서 침공 사실을 부인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마치 우크라이나가 먼저 공격한 것처럼 위장해 이를 명분 삼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푸틴의 독단적인 리더십 스타일도 이런 '불신'의 원인 중 하나다. 푸틴은 구소련 정보기관이었던 KGB(국가보안위원회) 스파이 출신이다. 푸틴은 지난 1999년 러시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이래로 3연임이 금지된 헌법까지 무력화시켜 20년 넘게 대통령 자리를 지키는 '절대 권력자'다. 때문에 푸틴은 전쟁과 같은 중차대한 결정도 거의 혼자 결정내린다는 것이 미국과 유럽 정보기관의 판단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모든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에도 불구하고 미 정보기관은 푸틴의 의도와 생각을 읽지 못한다"며 "푸틴은 마지막 순간에 결정하고 마음을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협상 대리인들도 푸틴의 속내를 몰라 테이블에서 강경 노선을 취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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