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식 안보 공방에 조선 이재명 발언, 한겨레 윤석열 발언 비판 집중
윤-안 단일화 무산 위기, 조선 안철수탓, 한겨레 윤석열탓 커
초대 문화부 장관 지낸 이어령 교수 별세

28일 아침신문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우크라이나 사태 중 포퓰리즘식 안보, 평화 공방에 집중하는 여야 대선 후보의 발언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시선이 유럽으로 쏠린 가운데 북한이 지난 27일 미사일 발사를 재개했다. 한국 대선을 열흘 앞두고 올해 들어 8번째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조선일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우크라이나 대통령 초보 정치인’ 발언을 집중 비판했다. 1면 기사 ‘“초보 정치인이 러 자극” 이재명 발언 논란’에서 “이 후보가 지난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해 ”초보 정치인이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말한 것을 놓고 국내외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며 ”이 후보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러시아의 주권 침탈 시도와 국제법 위반’이 아니라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의 ‘배경과 무능력함’에서 찾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빗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정치 경험 부족을 비판하려다 국제적 비난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 28일 아침신문 갈무리

 

4면 기사 ‘與 “대통령 잘못 뽑아 전쟁”...대선 변수된 ’우크라 사태‘“에서도 이 후보의 발언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한·미·일 군사동맹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윤 후보가 아닌 해당 발언을 비판하는 여권을 비판했다. 윤 후보의 한·미·일 군사동맹 관련 발언에 대해서 여권이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친일(親日) 발언”이라고 공격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기사는 ”윤 후보의 한·미·일 군사동맹 관련 발언도 ’한반도 유사시 일본군의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냐‘는 논란을 야기했다“면서도 ”민주당은 윤 후보가 마치 자위대 한반도 진입이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처럼 왜곡해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조작 선동이자 추악한 정치 공작“이리고 했다”는 권영세 선대본부장의 말을 인용했다. 

사설에서도 “한국의 집권 세력이 우크라이나의 비극을 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이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칠 것인가”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겨레는 윤 후보 발언 비판에 집중했다. 4면 기사 ‘“한반도 들어올 수도” 윤석열 일본 발언 후폭풍’에서 윤 후보의 한미일 동맹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윤 후보의 발언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그동안 한국 정부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지켜온 한·미·일 동맹 불가 원칙을 깨는 것이자, 군사 활동 범위 확장을 꾀하는 일본 정부에 빌미를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1면(왼쪽), 한겨레 4면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도 이 후보의 ‘초보 정치인’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윤 후보가 지난 25일 티브이 토론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종이와 잉크로 된 그런 협약서(민스크 협정) 하나 가지고 국가의 안보와 평화가 지켜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을 에둘러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생사를 넘나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불행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중앙, 동아일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발언을 동시에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최근에는 안보 공약에 대한 정책 검증보다는 여야가 상대방을 서로 호전론자나 유화론자로 낙인찍는 프레임 공방이 선거판을 휩쓸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서도 여야는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기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각 당의 대선후보들은 포퓰리즘식 안보, 평화 공방을 멈추고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한 정책과 복안을 제시하고 경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6면 기사 ’尹 “우크라에 상처, 국제망신”, ‘李 ”유관순에 미안하지 않나“’에서 두 후보의 발언 논란을 모두 다뤘다. 

 

윤-안 단일화 무산 위기, 동아 “네탓 난타전”

이밖에도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결렬 소식을 1면 주요 기사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협상 결렬의 이유로 안 후보의 여론조사 방식 제안을 꼽았다. 사설을 통해 “협상이 뻐그러진 외견상 이유는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윤 후보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3배 내지 4배 차이가 난다”며 “안 후보가 여론 조사로 윤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여당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밖에 없는데 누가 봐도 상식을 벗어난 후보 결정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래서 윤 후보 측은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 측이 요구하던 국정 철학과 비전을 받아들이기로 했고 인수위 공동 운영과 안 후보 측의 내각 참여도 거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하고 있다. 그런데 협상이 결렬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 동아일보 1면 갈무리.

 

반면 한겨레는 윤-안 후보의 공방을 ‘볼썽사나운 네 탓 공방’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윤 후보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 비판에 집중했다. “비전과 정책의 공유 없이 후보들의 지지율 부침에 따라 냉온탕을 오간 선거 공학적 단일화 협상의 예고된 파국”이라고도 지적했다. 

한겨레는 단일화 결렬의 핵심은 “안 후보가 윤 후보 쪽이 수용하기 어려운 국민 경선 방식의 여론조사를 갑자기 제안한데다, 지지율을 따라 오락가락한 윤 후보쪽의 불성실한 협상 태도 탓에 타결이 쉽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왔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지난 25일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이미 다 결렬됐고 선언을 했다“고 선을 그었는데도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의 물밑 협상 내용까지 시시콜콜 공개한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며 윤 후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1면 기사 ’대선 열흘앞, 尹-安 단일화 무산 위기 네탓 난타전‘에서 “두 후보가 공개적으로 서로에게 단일화 무산 위기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면충돌한 것”이라며 두 후보를 모두 비판했다. 

이어진 사설에서도 단일화 결렬은 공동정부 그림 없이 이해타산만 따진 탓이라고 지적했다. “윤, 안 후보가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선 것은 정권교체라는 대의에 공감해서다”라며 “그러나 정작 후보 단일화를 통해 만들어나갈 새 정부의 큰 그림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교체 이후 비전과 정책은 실종된 채 협상 내용을 놓고 정치적 득실만 따졌다”며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양측 입장을 들어보면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알 길이 없다”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자신들만의 말잔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협상이 무산 수순에 이른 것은 “논의의 선후가 뒤바뀌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일화로 승리할 경우 어떤 국가를 만들 것인지 그 비전에 먼저 합의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 없이 양측은 “저열한 감정싸움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령 교수 별세, 향년 89세

한국의 대표적 지성이자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석좌 교수가 암 투병 끝에 지난 26일 별세했다. 향년 89세다. 

문학평론가,언론인,관료,교수,시인,소설가 등 다채로운 직함을 가졌던 고인은 한국 지성의 큰 산맥으로 여겨졌다.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이어령 교수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추모했다.

▲ 중앙일보 2면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