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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내곡동 특검…"MB가 시키는대로 했다"

김태환 전 청와대 직원 소환…이상은씨 '도피 출국' 의혹 증폭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0-18 오후 12:04:04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 특검(이광범 특별검사)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18일 내곡동 사저 매입 실무를 진행했던 청와대 계약직 직원 김태환 씨를 18일 소환했다. 김 씨는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피해 특검 사무실 안으로 뛰어서 들어갔다.

김 씨는 전직 대통령들의 부동산 매입 등의 실무도 담당했으며,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이 내곡동 사저 매입 등을 위해 계약직으로 다시 채용한 인물이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8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김태환 씨 배임죄 여부와 관련해 "형식적으로 보면 배임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그러면 김 씨를 기소를 해야 하는데…기소를 하면 배임에 따른 이익 귀속자가 대통령 일가가 된다. 이걸 그렇게 하기가…"라고 말했었다.

최 지검장은 이후 국정감사 자리에서 "오해가 있다"며 "대통령 아들은 아무리 검토해도 배임이 안되더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내곡동 사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이시형 씨에게 5~8억 원에 상당하는 지분을 몰아준 것과 관련해 "김 씨가 배임에 가담한 혐의는 짙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설명이다. 김 씨의 배임 여부가 확인되면 자연히 시형 씨에 대한 배임 여부를 검토하게 될 수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과정에서 실무계약을 담당했던 김태환 전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검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MB 개입 의혹 증폭…특검팀, 새로운 사실 밝혀낼까?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이 내곡동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관련자 7명을 전부 무혐의 처분한 불기소 결정서에 따르면 이시형 씨는 아버지인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여러 가지 편의상 사저 부지를 먼저 네 명의(이시형 씨 명의)로 취득했다가 사저 건립 무렵 자신이 재매입하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시키는 대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 씨는 부지 매입비 11억 여 원에 대해서도 "부친으로부터 들은 내용에 따라 마련했다"고 밝혔다. 실무 역시 시형씨가 직접 진행한 게 아니라 김세욱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시형 씨는 "이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만 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결정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대통령은 헌법상 형사 소추 대상이 아니어서 이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특검법안에 수사 대상으로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안 등"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특검이 의지를 갖는다면 이 대통령 주변 인물을 통한 수사는 이뤄질 수 있다. 단 특검이 기소는 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한 변호사는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졌을 때 미국 특검이 사실상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 대해 기소는 하지 않았지만 수사를 진행했던 적이 있다. 비슷한 개념으로 의지만 있다면 이 대통령의 개입 여부에 대해 간접적으로 수사할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업무 안하는 이상은 씨가 특검 앞두고 업무차 출장?"

시형 씨가 내곡동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빌린 6억 여원의 출처인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도피를 위한 출국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재미 언론인 안치환 씨가 공개한 BBK 관련 미국 재판 서류를 인용해 "과거 BBK사건때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를 보면 이상은씨가 일하는 게 아니라 대표이사 CEO 책임 하에 일하고 있다고 진술한 게 있다"고 주장했다. 즉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이상은 회장이 "회사 업무차" 중국으로 출국한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진술서에 "진술인의 친형인 이상은이 다스의 주요 주주이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다스의 실제 운영은 대표이사 사장(CEO)인 김성우의 책임하에 이루어져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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