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 관련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7. ⓒ뉴스1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징계 수준을 ‘당원권 정지 6개월’로 결정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징계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으로 결정했다.</figcaption> 이양희 당 중앙윤리위원장은 8일 새벽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나와 “8시간이나 걸렸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리위 판단의 쟁점은 김 실장이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제보자에게 7억 원의 투자 각서를 써주는데, 여기에 이 대표가 연루됐는지 여부였다. 윤리위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 실장이 올해 1월 10일 대전에서 장 모 씨를 만나 성 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7억 원 상당의 투자유치 약속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소명했다. 김 실장도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지난 1월 10일 장 모 씨를 만나 ‘성 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고 같은 자리에서 장 씨에게 7억 원 상당의 투자유치 약속증서를 작성해 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실확인서와 약속증서와의 대가 관계를 부인했다고 윤리위는 밝혔다.
하지만 윤리위는 이 대표와 김 실장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리위는 사실확인서의 증거가치, 이준석 본인 및 당 전체에 미칠 영향, 당 대표와 김 실장 간 업무상 지휘관계, 사건 의뢰인과 변호사의 통상적인 위임관계, 관련자들의 소명 내용과 녹취록, 언론에 공개된 각종 사실 자료 등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철근 정무실장이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7억 원이라는 거액의 투자유치 약속 증서의 작성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윤리위는 이 대표가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리위는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 상납 의혹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또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하여 위와 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 징계 처분은 △ 경고 △ 당원권 정지 △ 탈당 권고 △ 제명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된 윤리위는 만장일치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과반(5명) 출석에 과반(3명) 찬성으로 징계를 결정한다.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는 ‘경고’이고,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는 ‘제명’이다. ‘당원권 정지’는 ‘경고’ 다음으로 높은 징계다.
한편, 이 대표는 7일 밤 9시20분경 윤리위 출석 전 기자들을 만나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하~” 한숨을 한 차례 내신 뒤, 그는 “오늘 드디어 세 달여 만에 이렇게 윤리위에서 소명기회를 얻게 됐다”라며 “(조금 전) 한 언론의 보도를 보고,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뭘 해온 것일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앞서 JTBC는 이 대표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한 장 모 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에 ‘윗선이 있다’고 언급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정치권의 누군가가 이 대표를 의도적으로 겨냥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저를 가까이에서 본 언론인은 알 것”이라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는 동안 자신이 어떻게 일을 했는지 열거했다. 이어 그는 “제게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에 성실히 소명하겠다”라면서도 “하지만 몇 개월 동안 그렇게 기다렸던 소명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이렇게 무겁고 허탈할 수가 없다”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궁금하다. 지난 1년 동안 그 달려왔던 시간 동안, 달리는 저를 보면서 뒤에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었고, 무엇을 하고자 기다려 왔던 것인지”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의 설움이 그 언론보도를 보고 북받쳐 올랐다”라며 “모르겠다. 지금 가서 준비한 소명을 다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럴 마음이라도 들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이 소회를 밝히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7일 오후 9시 20분부터 자정을 14분이나 넘긴 시간까지 윤리위에서 소명했다. 소명 뒤에는 “보는 것처럼 장시간 동안 성실하게 임했다”라며 “질문한 내용들을 제 관점에서 정확히 소명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절차를 통해서 당의 많은 혼란이 종식되길 기대하겠다”라고 했다. ‘성 접대를 받았다고 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으나, 이 대표는 “이 정도로 하겠다”라며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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