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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한 김경수 “받고 싶지 않은 선물 억지로...통합은 우격다짐으로 안 돼”

 

  • 발행 2022-12-28 00:24:20

 

  • 수정 2022-12-28 04:11:54
 

28일 0시를 기해 사면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날 새벽 경남 창원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 27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 등이 포함된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를 발표했다. 2022.12.28 ⓒ뉴시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복권 없는 사면’으로 출소했다. 김 전 지사는 “받고 싶지 않았던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전 12시 5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나왔다.

취재진 앞에 선 김 전 지사는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며 “원하지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 결과적으로 선물을 보낸 쪽이나 받은 쪽,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다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고 말씀하시는데, 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훨씬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국민통합과 관련해서는 저로서도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고 완화시키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지금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 말을 한 뒤 김 전 지사는 감정이 복받친 듯 입술을 꽉 깨문 채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전 지사는 “이곳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시간 동안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으 돌아봤다”며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대법원으로부터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징역 2년을 확정받았고, 출소 5개월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등을 포함한 1천373명에 대해 28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김 전 지사에 대해서는 복권 없이 잔형 집행을 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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