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이재명, 잘못된 것 있으면 사과도 필요"…이원욱 "총선 앞두고 '이재명 탈당' 요구도 가능"
곽재훈 기자 | 기사입력 2022.12.28. 09:33:25 최종수정 2022.12.28. 10:13:1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검찰 소환 예정일인 28일, 비명(非이재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심화되고 이것이 당의 지지율 위기로 이어질 경우 그에 대한 탈당 요구까지 나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비명계 중진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당의 현 상황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28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의 상황은 '방 안의 코끼리'라는 이야기(처럼) '외면하는 침묵', 그러니까 모든 사람이 다, 모두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의 이 말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이 아니라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등 정치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 의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럼에도 최근 당내 상황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박 전 장관은 "지금 민주당이 혁신해야 하고 정치 교체를 해야 된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고, 이것은 이 대표의 대선공약이기도 했고 당 대표로 나오면서 캐치프레이즈이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이걸 다 알고 있으면서 감히 말을 못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민주당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말하면 손해이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라며 "결국은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가 되는데, 이것을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다"고 재차 당내 상황을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된 직접적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는 "당당히 임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현재 검찰의 행태와 관련해서 국민들에게 알릴 건 알리고, 사실이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또 혹시 그 중에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사과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명계인 민주당 이원욱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검찰 소환 통보와 관련해 "검찰이나 이 대표나 서로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이지만 만시지탄이라고 하지 않느냐. 늦었지만 조사에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하는 건 잘한 일"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응하겠다'고 했을 때 그것은 서면이나 비공개 조사가 아니고 공개 조사로 나가서 당당하게 하겠다고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비공개나 서면조사를 하겠다고 한다면 그 또한 꼼수라고 느껴지고 뭔가 당당하지 못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달 초 자신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당내 분위기가 '100도가 되면 끓어올라 불만이 분출될 텐데 아직 70~80도'라고 말한 것과 관련, 이날 인터뷰에서 "아직도 70~ 80도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의원은 "예를 들어서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계속해서 사법 리스크 문제 때문에 당이 아무 것도 못하고, 지지도는 곤두박질치고 한다면 차츰차츰 끓어나가(게 될 것)"이라며 "검찰이 정확한 물증과 증거를 들이댈 때"가 비등의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그런데 아직까지는 검찰이 정확한 물증과 증거는 들이대지 못하고 있으니 임계점(비등점)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나아가 "이게 '도저히 희망이 없다'고 하는 지점까지 됐을 때 끓어오르기 시작하지 않겠나"라면서 "그때 되면 아마도 전혀 다른 국면이 민주당 내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서 과거의 예를 봐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랬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그랬고 여야 할 것 없이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마저 탈당 요구가 있었지 않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니까 그런 임계점을 만약에 넘어선다고 한다면, 그리고 윤석열 정부가 저렇게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지지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고 그 원인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고 만약에 판단이 선다면 검찰이 아무런 증거도 들이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요구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곽재훈 기자
국제팀에서 '아랍의 봄'과 위키리크스 사태를 겪었고, 후쿠시마 사태 당시 동일본 현지를 다녀왔습니다. 통일부 출입기자 시절 연평도 사태가 터졌고, 김정일이 사망했습니다. 2012년 총선 때부터는 정치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