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파면 국민행동'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료들을 배신한 자가 경찰대학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밀정 김순호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순호 파면 국민행동'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료들을 배신한 자가 경찰대학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밀정 김순호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988년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부노회) 활동을 하던 중 자취를 감춘 뒤 경찰에 특채되어 밀정(프락치) 의혹을 받아 온 김순호 전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지난 연말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대학장에 임명됐다.

김 치안정감은 1981년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입학해 1989년 경장 경력으로 경찰에 채용된 뒤 지난해 6월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해 두달 뒤 행안부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됐다. 

곧이어 6개월만인 지난 12월 20일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7개 자리에 불과한 경찰 계급 서열 2위인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하고 12월 28일 경찰대학장으로 임명된 것.

앞서 경찰국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인노회 동료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치안본부에 '대공특채'됐다는 밀정 의혹이 불거졌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승진 임명을 강행했다.

성균관대학교 민주동문회와 인부노회 관계자를 비롯한 '김순호 파면 국민행동'은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료들을 배신한 자가 경찰대학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밀정 김순호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인부노회 사건관련자 모임 이성우 대표가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김순호는 경찰에 특채된 후 치안본부에 근무하며 홍승상과 함께 민주와운동 탄압에 앞장서 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났으며, 1996년까지 밝혀진 것만 269명을 시키기에 이른다"며 "민주화운동 동료에 대한 배신을 넘어 체포 구속에 앞장서며 민주헌정질서 확립을 가로막고 그 대가로 오히려 포상과 고속승진을 이어왔던 것"이라고 김순호 경찰대학장의 승진에 대해 규정했다.

또 "행안부 내 조직을 신설해 경찰을 지휘 감독하겠다며 경찰국을 만들었다면서 이태원 참사가 터지자 경찰 지휘감독 권한이 없다고 발뺌이나 하는 행정안전부 장관, 검찰개혁을 무시하고 경찰 길들이기에 급급하며 국민과 소통을 차단하고 민생을 외면해 온 교만에 찬 인사는 결국 차마 입에 담기조차 황망한 비극으로 이어졌다"고 윤석열 정부의 '제멋대로' 인사를 비판했다.

이어 "경찰들도 반대하는, 민생과는 거리가 먼 경찰국을 해체하고 경찰대학생들이 진정 존경할 수 있는 학장을 임명하라"고 요구했다.

김태영 성균민주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민주경찰을 길러내는 경찰대학장에 밀정 출신 김순호가 임명된 것을 성균관대 동문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김순호는 성균관대와 14만 경찰을 욕되게 하지 말고 물러나야 한다"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조종주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원회(강녹진) 처장은 "김순호씨, 당신은 경찰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요? 배신의 열매는 달콤하다고 가르칠 것인가요? 배신하고 동지들을 팔아넘기면 출세할 수 있다고 가르칠 것인가요?"라며 밀정 의혹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우리는 지금 당신이 자랑스럽게 버티고 있는 그 자리가 배신과 밀고의 대가로 얻어낸 것이라 여기고 있다"며, "옛 동지들 가슴에 대못박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창훈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진실화해위는 필요없다는 김광동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에 앉히고, 민주노총은 김정은의 기쁨조라고 막말하는 김문수와 여성가족부를 해체하겠다고 한 김현숙을 경제사회노동위원장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임명한 윤석열 정부의 인사폭주"를 거론하고는 "김순호를 경찰대학장에 임명한 것은 친일파를 육사교장 시킨 것과 다름 없는 짓거리"라고 맹비난했다.

성규관대학교 재학생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김재영씨는 "이태원 참사로 국민들이 경찰행정에 무거운 책임을 묻고 있는 와중에도 초고속 승진을 하고 있는 김순호는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를 상징한다"며 "윤석열은 김순호처럼 동지도, 신념도, 정의도 다 버리고 시키는대로 움직이면 개같이 출세할 수 있다, 이런 걸 보여줘서 경찰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한편, 오기태 성균관대민주동문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성균관대민주동문회,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관련자모임,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원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서울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함께 했다.

김순호 신임 경찰대학장의 임명을 철회하라 (전문)

김순호 신임 경찰대학장! 그는 1988년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이하 인노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다가 1989년 치안본부가 인노회를 탄압할 무렵 자취를 감춘 뒤 그해 8월 경장으로 보안 특채 되어 곧바로 치안본부에서 근무하는 등 여러 행적에서 80년대 군부독재정권이 민주화운동을 탄압했던 시절 암약했던 밀정(프락치)의혹을 받아왔습니다. 그런 그를 작년 7월 29일 초대 경찰국장으로 임명한다는 언론 보도를 처음 접하고 인노회사건 관련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에 언론 제보가 이어지고 여러 단체들의 호응 속에 함께 성실한 해명을 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소설같은 이야기’다. ‘확인하기 어렵다’ 등 모르쇠로 일관해 왔습니다.그가 그렇게 존경한다는 홍승상조차 인터뷰에서 밀정에 대한 결정적인 증언을 했음에도 발뺌을 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대법원 재심에서 순수 노동운동단체로 확정판결이 난 인노회를 이적 용공단체로 몰아붙이며 80년대 공안정국의 행태를 되풀이 하였습니다. 

더욱이 경찰에 특채된 후 치안본부에 근무하며 홍승상과 함께 민주화운동 탄압에 앞장서 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났으며 96년까지 밝혀진 것만 269명을 구속시키기에 이릅니다. 민주화 운동동료에 대한 배신을 넘어 체포 구속에 앞장서며 민주헌정질서 확립을 가로막고 그 대가로 오히려 포상과 고속승진을 이어왔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언론에 밝혀졌던 존안카드에 대한 진실한 답변을 회피하고 오히려 강제징집 녹화사업의 피해사실만을 부각시키며 모든 책임을 물타기로 넘기려는 속셈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성균관대학교 민주동문회 및 인부노회 등 노동운동을 함께한 선후배를 비롯해서 민주화 단체들이 집회를 갖고 퇴임을 외쳐왔으며 국회에서, 국감장에서 추궁해 나갔고 경찰청 앞에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위를 연일 이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맹목적인 감싸기로 일관하며 해임요구를 외면하고 급기야 작년 12월20일 치안 정감으로 승진시키고 경찰대학장으로 인사 조치를 강행하였습니다. 저희는 그 뻔뻔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순호 경찰대학장은 소위 비경찰대 출신의 순수함을 강조하며 인사의 정당함을 주장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14만 경찰에 대한 모독입니다. 그는 경찰대 출신이 아닐 뿐 아니라 최 일선에서부터 국민의 민생을 위해 땀흘려온 비경찰대 출신은 더더욱 아닙니다.  비정상적 특채와 함께 오직 정권의 하수인으로 민주화를 가로막는데 전념해온 그야말로 태생부터 경찰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입니다. 더구나 경찰의 직분을 다하며 땀흘려온 참 경찰들을 비웃듯 초고속 승진을 이어오며 정권의 하수인으로 기회주의적 행태만이 출세할 수 있다는 전형을 보인 경찰의 수치입니다. 그런 그를 경찰대학장이라는 자리에 앉힌 저의가 무엇이겠습니까?

과거 군부독재시절 경찰은 ‘민중의 몽둥이’라는 오명을 쓰며 외면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민주화의 흐름과 함께 ‘치안본부’를 해체하고 ‘민중의 지팡이’로 거듭나기 위한 각고의 노력 속에 지금은 젊은이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바뀌었습니다. 정권의 하수인이 아닌 정치적 중립이라는 경찰의 사명을 위해 힘써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찰 독립의 역사를 거스르는 경찰국을 만들고 구시대적 인물을 수장으로 앉히더니 이제는 경찰대학장으로 치켜올리며 경찰들의 사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인사는 만사입니다. 잘못된 인사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그 피해로 이어져온 숱한 지난 역사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행안부 내 조직을 신설해 경찰을 지휘 감독하겠다며 경찰국을 만들었다면서 참사가 터지자 경찰 지휘 감독 권한이 없다 고 발뺌이나 하는 행정안전부장관. 검찰개혁을 무시하고 경찰 길들이기에 급급하며 국민과 소통을 차단하고 민생을 외면해온 편집과 교만에 찬 인사는 결국 차마 입에 담기조차 황망한 비통하기 이를 데 없는 비극으로 이어졌습니다. 책임회피를 넘어 현장에서 넋을 잃어가며 뛰어다닌 경찰과 소방관들 심지어 희생되신 분들에게까지 책임을 전가하려는 후안무치에 국민들은 절망합니다.

책임을 지십시오. 유가족의 찢어진 가슴에 비수를 꽂는 패륜망언을 중단하고 사과하십시오. 경찰들도 반대하는, 민생과는 거리가 먼 경찰국을 해체하고 경찰대학생들이 진정 존경할 수 있는 학장을 임명하십시오. 행정안전이라는 이름에 전혀 걸맞지 않은 복지부동의 불안전의 상징 이상민장관을 파면하십시오. 국민들은 불안합니다.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고 책임을 다하는 인사를 통해 나라를 지켜나갈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도대체 대한민국 얼마나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입니까. 
거듭 거듭 촉구합니다.

-경찰들도 반대 한다 경찰국을 해체하고 김순호 경찰대학장의 임명을 철회하라!-민주 노동인사 밀고자가 경찰대학장 밀정 김순호를 즉각 파면하라!
-책임회피 책임전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처벌하라)
-용산 참사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2023년 1월 12일 
김순호 파면 국민행동성균관대민주동문회,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사건관련자모임,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원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서울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우리는 왜 김순호에게 분노하는가 (전문)

우리는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피해자입니다.
우리는 김순호의 선배였고 친구였고 후배였습니다.
우리는 군사독재정권에 맞섰다는 이유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학생운동을 했다고 군대에 끌려가 녹화공작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정신을 개조해서 군사독재정권의 개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 치욕의 순간을 견디고 살아남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그 상처를,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고통과 싸우며 버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살아냈던 그때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있었기에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우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우리가 지켜낸 가치가 소중한 것이라고 지금도 당당하게 이야기합니다.

김순호씨, 당신도 그때 우리와 같은 일을 겪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한때 동지라고 생각했던 당신을 경찰대학장에서 끌어내리려 하고 있고 당신은 그 자리에서 눈과 귀를 닫고 철면피처럼 버티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당신이 책임지던 노동자단체, 인천부천지역노동자회는 경찰에 털려 박살이 났습니다.
당신의 배신을 믿을 수 없었던 최동 선배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신을 형제처럼 믿고 아꼈던 최동 선배였지요.
사라졌던 당신은 경찰, 그것도 그 악명높은 대공3과 소속 경찰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한때 동지였던 당신은 민주주의를 외치는 우리를 때려잡는 군사독재정권의 앞잡이가 되었지요.

김순호 당신은 승승장구했고 결국에는 경찰국장을 거쳐 경찰대학장이 되었군요.
우리는 지금 당신이 자랑스럽게 버티고 있는 그 자리가 배신과 밀고의 대가로 얻어낸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김순호씨, 당신은 경찰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요?
배신의 열매는 달콤하다고 가르칠 것인가요?
배신하고 동지들을 팔아넘기면 출세할 수 있다고 가르칠 것인가요?

김순호씨, 옛 동지들 가슴에 대못박지 마시고 당장 사퇴하십시오.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실규명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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