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오물풍선에 6년만의 대북확성기, 한겨레 “강대강 악순환”



[아침신문 솎아보기] 과거 사례 비춰볼 때 북한 무력 도발 예상

조선 “북한 도발 상수… 경제난 북한 어떤 불장난 할지 모른다”

18일 의협 집단휴진 돌입, 대형병원부터 동네병원까지 셧다운?

상임위원장 야당 단독 선출 예고, 한국일보 “민주당이 양보해야”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06.10 07:25

  • 수정 2024.06.10 07:26

 

  • 언론자유를 지키는 힘, 미디어오늘을 지지해 주세요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결정한 9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당 시설물 안에 확성기가 설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북한이 연달아 오물풍선을 보내자 정부가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과거 2015년 대북 방송으로 군사적 대치가 벌어진 전례가 있어 이번에도 무력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한국군의 기강 확립을 강조했고 한겨레는 불필요하게 군사적 긴장을 높였다며 정부의 방송 재개 결정을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은 북한 정권에는 감내하기 힘들지라도, 북한의 군과 주민들에게는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일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거듭 살포하자 긴급 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담배꽁초, 폐지, 비닐 등 오물·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남쪽으로 살포하고 있다. 지난 2일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고 했으나 지난 6∼7일 탈북민들이 대북 전단을 띄우자 재개했다.

 

조선 “철저한 군사적 대비책 마련” 한겨레 “대북전단 막는 게 급선무”

조선일보와 한겨레 사설이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군에 “어떤 도발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0일자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풍선 도발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생화학 무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최악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며 “최악 경제난으로 김씨 왕조의 체제 결속력도 예전 같지 않다. 어떤 불장난을 할지 모른다”고 했다.

▲ 10일자 국민일보 4면 사진기사.

이어 “그런 와중에 경기도 최전방의 서울 길목을 지키는 육군 1사단장이 지난 1일 오물 풍선 살포 때 음주 회식을 하느라 작전 지휘 현장을 벗어난 사실이 드러났다. 북 도발이 예고돼 대비 태세 강화 지시가 떨어진 상황에서 지휘소를 떠나 술을 마셨다니 군기가 무너졌다”며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만큼 북한 도발은 상수(常數)로 봐야 한다. (중략) 군은 철저한 군사적 대비책을 마련하고 긴장 관리에 한 치 빈틈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겨레는 정부의 대북 확성기 재개 결정을 ‘강대강 악순환’이라며 비판했다. 사설에서 한겨레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브레이크 없이 고조되고 있는 셈”이라며 “애초 대북 전단 살포를 지혜롭게 제어했다면 무릅쓰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위험”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북의 오물 풍선 살포는 두말할 나위 없이 무책임하고 유치한 도발”이라면서도 “우리 정부의 대응 또한 합리적이라 하기 어렵다.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멈추겠다며 물러선 만큼, 원만한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면 정지한 데 이어 끝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가뜩이나 민생이 위기인데 군사적 긴장까지 높여서 어쩌자는 것인가”라고 했다.

대북 전단 살포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대북 전단 금지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한겨레는 “헌재는 당시 ‘전단 살포에 대해 형사처벌까지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면서도 전단 살포 금지 자체에 대해선 ‘국민 안전 보장과 남북 긴장 완화 등 국가 책무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렇다면 결정 취지에 맞게 형사처벌 아닌 방법을 찾아 대북 전단을 막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의협 집단휴진 예고에 신문들 일제히 비판 “무책임한 행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집단휴진(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한다고 예고한 상태라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10일자 동아일보 6면 사진기사.

이번 파업으로 동네병원까지 18일 문을 열지 않을 수 있다. 동아일보는 1면 <의협 “18일 집단휴진” 총파업 선언… 동네병원도 닫을 듯>에서 “대학병원 등이 진료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동네 병의원까지 휴진하면 환자들의 고통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1면에서 “대형 병원부터 동네 의원까지 국내 의료기관이 전면 셧다운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10일 아침신문은 일제히 의협의 결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명분도 실리도 찾을 수 없는 의사들의 집단 휴진> 사설을 내고 “이미 내년 의대 정원은 확정됐다. 수험생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는 수정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의료개혁 TF를 구성해 개혁안을 마련 중인데, 의사들은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를 외면한 채 거리로 나오겠다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찾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했다.

▲ 10일자 중앙일보 사설.

한겨레도 사설 <또 집단휴진 결의한 의협, 환자 불편은 안중에 없나>에서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집단이기주의의 발로이자, 국민 불편과 환자의 건강쯤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했다.

한겨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한참 밑도는 의사 수를 늘리자는 논의는 왜 의료 정상화가 아닌가. ‘의대 증원 백지화’만 외치며 외곬으로 치달은 게 누구인가”라며 “이미 확정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라는 주장이다. ‘의사 불패’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아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예고한 민주당, 강대강 국회 반복?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10일 본회의에서 단독 선출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라고 반발하며 본회의를 보이콧하겠다고 맞선 상태다. 주요 이견 지점은 법사·운영·과방위원장이며 국민의힘은 관례에 비춰 법사위와 운영위가 여당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기사

  •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재명 “영일만 석유, 십중팔구 실패” 조선일보 “하지 말자는 건가”

  • [아침신문 솎아보기] 9·19 합의 효력정지, 한겨레 “오물 풍선 막지도 못하면서 대결 조장”

  • MBC는 ‘尹 수사 외압 의혹’ KBS는 ‘북한 오물 풍선’

 

▲ 10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했다. 10일 <민주당, 법사위 양보로 상임위원장 ‘반쪽 선출’ 막아야> 사설에서 한국일보는 “여당이 독식하던 상임위원장을 민주화 이후 1988년 13대 국회부터 의석 비율에 따라 배분해 왔다. 국회 운영이 다수결로만 이뤄진다면 승자 독식이 불가피한 만큼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며 “여당은 법사위원장을 갖고 야당은 운영·과방위원장 중 일부를 확보하는 식으로 관례를 존중하면서 원 구성에 합의하는 노력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협상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세계일보는 <10일 민주당 상임위장 단독 선출 예고… 추가 협상 이어가야> 사설에서 “민주당이 먼저 비판받아야 하지만, 무기력한 국민의힘을 향한 여론도 곱지 않다. 사상 최초로 여당이 국회 개원에 불참한 것을 놓고 보수층에서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며 “여당임에도 변변한 협상 카드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 해시태그

 

 

박재령 기자구독

ryoung@mediatoday.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