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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향한 검찰 칼날에 한겨레 “김건희는 뭉개면서 낯 뜨겁지 않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검찰, 문재인 뇌물 혐의 피의자로… “억지 수사”

조선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직접 받은 돈 없는데도 감옥 갔다”

11년 만에 열린 여야 대표 회담, 동아일보 “용산, 회담 결과 존중해야”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09.02 07:36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9년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 뒤쪽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 연합뉴스

검찰의 칼날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 피의자로 보고,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를 두고 한겨레·경향신문은 검찰이 억지 수사에 나섰다고 지적했으며, 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에 무혐의 결정을 내려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 대통령 수사 속도를 내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는 이상직 전 의원이 설립한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영입돼 2018년 7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일했다. 검찰은 문다혜씨 부부가 문 전 대통령에게 사위 취업 전까지 생활비를 받고 있었던 만큼, 사위의 취업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수사를 둘러싼 주요 일간지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친윤 이창수 전주지검 부임 후 속도”… “일반 법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겨레는 사설 <‘김건희 사건’ 뭉개면서 또 전 정권 수사, 낯 뜨겁지 않나>에서 “현 정권 출범 2년 반이 되도록 전 정권 수사에만 매달리는 검찰이 과연 정상인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친윤’인 이창수 지검장이 (전주지검에) 부임한 지난해 말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돼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무혐의 처분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권력 앞에선 꼼짝도 못 하면서 그 반대편을 향해선 먼지털기식 수사를 일삼으니, 검찰이 어떤 수사·기소를 해도 불신받는 지경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 <‘사위 월급이 뇌물’이라는 검찰의 문 전 대통령 억지 수사>에서 “살아 있는 권력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하는 검찰이 ‘죽은 권력’을 겨냥해 2년 넘도록 억지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받은 명품가방은 뇌물이 아니고, 전임 대통령의 사위가 받은 급여는 뇌물이라는 검찰의 논리는 일반 법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9월2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반면 조선일보는 사설 <‘文 가족 비리’ 감싸려면 ‘朴 경제 공동체’ 판결문부터 보라>에서 “(문 전 대통령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는 민주당) 주장을 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직접 받은 돈이 한 푼도 없는데도 최순실씨와 ‘경제 공동체’로 엮여 감옥에 갔다”며 “일반적으로 ‘경제 공동체’는 부부와 같은 가족을 이른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가족이 아닌데도 최씨가 딸을 위해 받은 돈 때문에 뇌물 유죄가 됐다. ‘경제 공동체’라면 문 전 대통령과 딸 관계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보다 더 가까울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권은 집권 후 전 정권을 먼지 털 듯 수사해 2명의 전직 대통령 등을 구속했다. 민주당 사람들은 문 전 대통령 관련 수사에 대해 ‘정치 보복’이라고 따지기 앞서 두 전직 대통령의 판결문을 읽어볼 일”이라고 밝혔다.

▲9월2일 조선일보 6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6면 <“김정숙, 친구에 5000만원 주며 딸에게 부쳐달라 했다”>에서 김정숙 여사 지인이 문다혜씨에게 5000만 원을 송금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중간에 사람을 끼워 돈거래를 하는 것은 보통 돈의 출처를 감추려고 ‘돈세탁’을 할 때 쓰는 방법”이라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 인터뷰를 전했다.

중앙일보·국민일보 등은 검찰이 정치보복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엄정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피의자 문재인’ 적시…검, 공정하고 원칙 있는 수사 하길>을 내고 “이 사건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고, 고발된 지도 3년이 넘었다. 의혹이 있다면 서둘러 조사해 기소하거나 혐의가 잡히지 않으면 신속히 종결해야 했다”며 “ 수사를 질질 끌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서야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했으니 나빠진 여론을 돌리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란 뒷말이 나오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9월2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결국 文 전 대통령도 수사, 논란 없게 신속·공정해야> 사설에서 “정권 초기엔 뭉개고 있다 지금에서야 갑자기 먼지떨이식 수사에 나서는 것도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권력이 여론에서 고립되는 등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 역시 수사 명분인 범죄척결의 순수성을 믿기 어렵게 한다”며 “김건희 여사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의 지지부진, 명품백 수수에 대한 무혐의 결론에 여론 비판이 커지는 시점에 이렇게 수사 속도를 내는 게 단지 우연이라고 보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피의자 문재인’ 압수수색… 정치보복 오해 사지 않아야> 사설을 통해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혐의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밝혀 엄중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능성과 한계 보여준 여야 공식회담 “용산도 힘 실어야”

여야 대표의 공식 회담이 11년 만에 열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쟁점 현안에서 구체적 합의를 하진 못했으나 ‘민생공약 협의 기구’를 구성하기로 하며 대화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여야 대표들이 대화에 나서려고 시도한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언론의 평가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양당 대표들이 쟁점 현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1면 <채 상병 특검도 의료대란도 ‘빈손’>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의료대란 대응,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금융투자소득세 등에 대한 이견만 확인하거나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사실상 ‘빈손’ 대표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기대 못 미친 여야 대표회담, ‘의료대란’ 대처라도 힘 모아야>에서 “민생은 힘겨운데 갈등만 하는 무기력한 정치의 돌파구를 기대했던 국민들로선 아쉬움이 크다”며 “민생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두 대표는 이번 만남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정치 복원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9월2일 중앙일보 1면 갈무리

중앙일보는 여야 대표가 대화 복원을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중앙일보는 1면 <여야 대표 174분 회담 대화 복원 첫발은 뗐다>에서 “양당 대표의 시각차는 컸으나 공동의 관심사와 접점은 분명히 존재했다. 11년 만에 이뤄진 여야 대표회담에서 정치 복원의 싹을 찾아볼 수 있던 이유”라며 “회담 시작부터 두 대표는 확고한 정치 복원 의지를 드러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현안 합의 못한 여야 대표, 정치복원 물꼬는 살려라>에서 “최대 이슈에 이견을 확인했지만 공통공약 즉각 실행방안 등 민생과 직결된 우선 과제에 합의를 이룬 건 절망을 덜게 한다”며 “여야 대표 간 공식회담이 열린 자체가 2013년 이후 11년 만이다. 협치가 실종된 여의도에 정치 복원의 계기가 되도록 모두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바란다”고 했다.

▲9월2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韓·李 민생 공통 공약 추진 기구 합의… 이에 용산도 힘 실어야> 사설을 통해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의 관계 재정립을 추진한다지만 그렇다고 국정의 한 축으로서 대통령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처지에서 여야 대표가 국가적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추석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정부에 함께 주문한 것은 주목할 대목”이라며 “대통령실과 정부도 이런 회담 결과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좌파 방송 장악” 주장하는 사람이 만든 역사교과서는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1면 <“좌파들이 방송 장악” “일제가 만행?” 이런 사람들이 역사교과서 만들었다>에서 “친일 인사·이승만 독재 옹호, 일본군 ‘위안부’ 축소 서술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한국학력평가원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필진이 뉴라이트 성향에 가까우며 교과서에도 이 같은 인식을 반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과거 ‘좌파 성향 인물이 방송 미디어에 진출해 각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한 인사가 교과서 필진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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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사설 <‘뉴라이트’ 교과서 검정 통과, 역사교육 우경화 우려한다>를 내고 “처음 검정을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는 역사교육 우경화 징후를 보여준다. 이 교과서는 이승만·박정희의 공을 부각한 반면 일본군 ‘위안부’ 기술을 축소하고 ‘친일’을 희석했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선장 유죄 선고 사실, 검찰 수사 결과 등을 나열하면서도 국가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집필자 중 한 명이 교과서 검정을 앞두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 보좌관이 된 것으로 나타나 검정 신청 자격 시비도 일고 있다”며 “역사 연구의 다양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의 역사를 존중하고, 국가 건설이나 근대화에 공이 있다고 하더라도 독재의 역사를 미화해서는 안 된다는 이 사회의 합의된 원칙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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