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9.11 ⓒ민중의소리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최초의 친일정권”이라고 규정했다. 뉴라이트 인사 대거 등용을 일반적인 분석과 달리 의도적인 배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재 권력의 본질은 김건희”라며 “김건희 여사를 왜 좀 조용히 시키지 못하냐는 식의 주장은 잘못된 설정”이라고 지적했다. 의료대란, 민생난 등 국정 난맥상이 분출되는 정국과 관련, “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도 글에서 보수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한다”며 “최근 의료대란을 거치면서 이런 인식이 기득권 세력 상층부로 전염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줄곧 ‘집권을 준비하는 수석이 되겠다’고 말했다. 현 상황에 대해 “확고한 민주당 우위 단계로 들어섰다”고 짚은 그는 “전당대회 기간부터 ‘이제는 대세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필요한 것은 전속력으로 강력한 집권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처음부터 집권플랜 본부장이 되겠다고 최고위원에 나섰다. 어느 정도 정리를 해서 추석 후에 공식적으로 띄우겠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연휴 전인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김 최고위원과 일문일답이다.
-의대증원은 진보진영에서 의료개혁의 부분으로 주장해온 것인데 정부가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재난적 상황을 불렀다. 지난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장도 하셨는데 어떻게 보시나. =필수의료 확대, 지방의료 부족 해결 등을 위해 지역의사제와 같은 대안과 함께 의대증원도 민주당이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개혁의 여러 요소를 누락한 채 2천명이라는 숫자에 집착하면서 과격하게 추진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저희가 신중하게 접근했고, 국민도 의대증원은 지지하는 여론이 많았다. 그런데 한계에 부딪혔다. 정부의 정교함, 섬세함이 떨어지고 코로나 변이와 맞물리면서 전혀 핸들링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 앞에서 “응급실에 가보라”고 하면서 기름을 부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키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세상일이 면피하려 해도 면피가 안 된다. 민주당이 전제조건을 걸지는 않았지만,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고 의료계도 거부감이 큰 장·차관을, 문책 아니라도 좋으니 경질해야 한다. 정부 협상창구를 그대로 두고 일단 오라니 뭐가 되겠나. 한 대표가 이런 걸 세게 밀지를 못한다. 채해병 특검도 본질적인 문제는 피하고, 김건희 여사 문제도 “국민의 눈높이” 한마디 하고는 끝이다. 아직 덜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 모른다?
모르는데 어떻게 뽑는 족족 이상한 사람들인가
친일과 김건희가 이 정권의 본질”
-정부 요직에 뉴라이트 인사가 대거 등용되고, 정부의 외교안보 노선도 친일 논란을 부르고 있다. 윤 대통령이 뉴라이트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다는 시각이 많은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나. =뉴라이트에 대한 이해 깊지 않다? 그렇게 보지 않는다. 윤 대통령의 본질이 뉴라이트라고 포장된 친일매국이고 그것이 권력의 뿌리다. 이 정권의 속성이 검찰도 있고 독재도 있지만, 핵심 DNA를 하나로 정리하면 친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제가 해방 후 물러가면서 다양한 세력을 박아놨고, 학계와 군, 검찰, 기업 등에서 성장했다. 군사독재 시절에는 군사정권과 결합하고 이후 기업과 결합했다 이제 검찰권력 창출에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에 대한 의존성이 있고, 통상 미국에 대한 의존성이 큰데 윤석열 정권은 최초로 친일 우위 정권, 일본 중심 정권이다. 윤 대통령은 뉴라이트를 모르는 게 아니다. 모르는데 어떻게 뽑는 족족 이상한 사람들인가.
-정권 내내 지속되는 김건희 여사 문제는 어떻게 보시나. =김건희가 권력의 본질이다. 김건희 씨가 최근에 시찰한 거 보면 딱 나오잖나. 왜 주저앉히지 못하지, 집에 조용히 있게 하지 못하지 하는 건 착각이다. 그가 곧 권력이고 절대 퇴진하지 않는다. 대통령 부부의 관계에서 김건희의 우위, 이걸 명확하게 인식해야 이후의 상황도 예측이 가능하다. 친일과 김건희가 이 정권의 본질이다.
-정부의 한미일 동맹 추진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 근원이라고 봐야 한다. 2차대전 후 미국과 중국에 밀린 그들이 일본식 은인자중, 도광양회를 하다 굴기를 하고 있다. 역량이 약화되는 미국이 받아들이고 양국의 이해가 일치한 결과다. 즉 동북아 상당 부분을 일본에게 위임해 온 것이 강화되는 추세인데, 윤 대통령이 딱 맞춰주고 있다. 기시다 방한에 ‘일본 총리 퇴임잔치까지 돈 들여 열어주냐’고 하지만, 일본 극우 입장에서는 마지막까지 윤석열을 관리하는 것이다.
-명절인데 민생이 걱정이다. 정책 일관성도 없어서 감세와 건전재정을 동시에 추진하고, 경기침체에 긴축을 하고, 부동산가격을 부양하면서 가계대출을 관리하겠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덕수 총리는 국회에서 경제지표가 좋다고 큰소리를 쳤다. =두 가지가 보이는데, 하나는 경제를 보는 이론과 현실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하다. 두 번째로는 국제경제 상황을 돌파하면서 도약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제일 아쉬운 게 역대 보수진보 정권은 모두 혁신산업 또는 신산업의 성과를 내려 했는데, 지금은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20년처럼 가도 상관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실력이 부족한 면도 있는데, 권력의 핵심과 주변이 그냥 상황을 방치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다.
-재보궐선거가 다가온다. 곡성군수의 경우 당규가 총선 전 바뀌긴 했으나 민주당 귀책사유 불공천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당규가 있을 때도 불가피한 선거에 후보를 내는 결정을 해왔다. 정당이 고상한 도덕주의만으로 살 수는 없다. 지금 그것을 논하는 것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다.
-호남 기초단체장 두 곳이 관심인데 조국혁신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을 대체하겠다 나섰다. =우선 민주당이든 조국혁신당이든 재보선에 올인하는 것은 맞지 않다. 정치적 심판은 지난 총선으로 끝났다. 기초단체장 4개 선거로 무슨 심판을 또 하나. 그리고 지금 할 일이 너무 많다. 기존 특검도 다 못하고 있고, 친일이나 민생 문제도 그렇다. 이런 문제에 집중하면서 선거는 각 시도당이 책임지고 중앙당이 적절히 지원하는 게 맞다. 한 달 반이나 남았는데 선거에 올인할 시기인가도 의구심이 든다.
-이재명 대표는 호남 경선에서 지방소멸, 소득증대 해법으로 ‘햇빛농사 바람농사’를 제시하기도 했는데, 민주당의 호남정치 비전은 무엇인가. =민주당은 호남에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시대가 변하면서 민주당은 호남에 뿌리를 둔 전국정당이 됐다. 더 이상 호남당이라고 하기엔 불가능한 단계가 됐다. 이제 민주당이니까 찍어주세요, 민주당 말고 찍어주세요, 이런 건 모두 올드한 이야기다. 민주당은 ‘민주적 먹사니즘’ ‘호남형 먹사니즘’으로 호남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져야 한다. 이번 선거는 2년 후 지방선거의 예비선거 성격이다. 기본소득과 에너지고속도로는 민주당과 이재명의 브랜드 정책이 됐는데, 이번 선거가 열리는 영광은 에너지고속도로, 곡성은 출생기본소득을 실현하기에 맞춤이다.
-조희연 교육감이 해직교사 복직 건으로 자리를 잃고 보궐선거를 하게 됐다. 가뜩이나 학생인권조례 폐지, 뉴라이트 교과서 논란 등으로 어려운데 서울교육이 위기에 처했다. =조희연 교육감이 이렇게 낙마한 것은 굉장히 안타깝고 억울한 일이다. 공익 추구 정책행위에 너무 기계적으로 법 적용을 했다. 서울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하는 게 아니지만 재보선에서 제일 큰 선거로 다들 주목하고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 출마에 진성준 정책위의장의 우려가 전해지고, 저한테도 묻길래 당과 지도부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은 전체의 문제에 민주당 내부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그렇다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보수정권 재창출 불가 인식 확산
전속력으로 대세를 만들고 집권을 준비해야
집권플랜 본부 띄우겠다“
-‘집권을 준비하는 수석’을 자임하셨다. 언론의 단골 비판 소재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져도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시겠나. =틀린 분석이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이미 국면은 변했다. 대통령 지지도, 정당 지지도, 차기 후보 지지도 세 가지를 종합하면, 큰 틀에서 민주당 우위 단계로 들어갔다. 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도 글에서 보수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고 고백한다. 최근 의료대란 거치면서 기득권 세력 상층부로 전염되고 있는 인식이다. 총선 때는 이 대표한테 여론조사 좋게 나와도 끝까지 한 표만 더 해달라는 메시지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 전당대회에서는 신중론 국면은 지났다고, 대세를 만들기 위해서 전속력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되치기 당한다고 주장했다. 집권 준비를 처음 제기했을 때는 생뚱맞은 이야기는 반응도 있었는데 공감대가 많이 확산됐다. 언제 정권이 바뀌어도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준비를 1년 내에 마무리해야 된다.
-탄핵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는데 정권교체가 됐다. 다음 민주당 정부는 잘할 수 있냐는 의문을 극복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정권에 대한 평가는 재창출을 했느냐, 못 했느냐에 있다. 김대중 정권은 재창출을 했고, 나머지 두 정권은 못했다. 후보에 대한 평가는 어떤 불리함을 극복할 만큼 압도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라고 본다. 지난 대선은 정권에 대한 평가가 낮았고, 그런 불리함을 극복할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한 후보의 전력이 결합된 결과다. 정말 잘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줄 정도의 전력을 갖춰야 된다.
-총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며 당원권리 강화는 당내에 합의가 된 듯하다. 외부에선 여전히 강성 팬덤정치라고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도 당원권리 강조하며 새 명칭 공모하고 있다. 당의 발전 방향을 어떻게 전망하나. =국민의힘도 좋은 보수 정당으로 변하기를 바라지만 될지 모르겠다. 민주당은 세계 최초의 대규모 숙의민주주의 실험으로 가고 있다. 정치학자들이 말하는 숙의민주주의는 대부분 공론화위원회 같은 소그룹이다. 민주당은 이걸 세계 최대 규모로 실험하고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 한다면, 기술적으로는 AI 민주주의를 들 수 있다. 처음 국회의원 할 때 전자민주주의연구회라는 걸 시작했는데 이제 AI 민주주의 시대로 가고 있다. 집권 플랜에서 제가 세 가지를 얘기한다. 첫째 당원주권, 둘째 정책협약, 셋째 예비내각. 당원 주권은 단순한 권리 확대를 뛰어넘어서 숙의민주주의로 가려면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조직이론을 보면 전체의 4%가 핵심적 고관여층이라고 하더라. 비슷하다. 200만 당원 중 10만 핵심당원을 정치적으로 훈련되고 활동력도 뛰어난 당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저도 그렇고 이 대표님도 그렇고 교육연수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책협약은 통상적인 정책정당에 더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된다. 최근에 의료대란이 심각한데, 과거에 DJ 때는 노사정 대타협을 했다. 끝으로 예비내각은, 어디 보도가 났던데 무슨 내각을 꾸린다는 차원을 뛰어넘는다. 내각과 기관장 등 각 부분을 포괄할 인재풀을, 발굴하고 영입하고 배치하는, 그리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런 집권플랜 본부장이 되겠다고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해 추석 후에는 공식적으로 띄워야 되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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