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에도 단식 투쟁 불사한 장옥기 위원장
임금 삭감 철회 쟁취하는 지역 늘어나
"11월 9일 저 위에 있는 동지들과 함께 내려가겠다"

지난 2일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문승진 사무국장과 경기도지부 김선정 부지부장이 일당 2만원 삭감안 철회와 건설 노동자 고용입법안 제정을 요구하며 여의2교 인근 광고판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 ⓒ한경준 기자
지난 2일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문승진 사무국장과 경기도지부 김선정 부지부장이 일당 2만원 삭감안 철회와 건설 노동자 고용입법안 제정을 요구하며 여의2교 인근 광고판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 ⓒ한경준 기자

지난 2일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문승진 사무국장과 경지도지부 김선정 부지부장이 국회가 보이는 여의2교 인근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건설노조는 매주 목요일 18시 30분 농성장 인근에서 ‘건설노조 투쟁문화제’를 진행하고 있다. 24일 건설노조 문화제에 함께 했다.

여의2교에 다다르면 건설노동자들의 요구가 담긴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건설노조는 ‘내국인 우선고용 보장하라!’, ‘건설노동자 고용입법안 제정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있다.

건설 노동자들은 이른바 ‘노가다’라고 불리며 사실상 하층민 대우를 받았다. 이러한 인식은 건설 현장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건설 현장은 누가 하나 죽어도 모르는 죽음의 현장, 식사와 배변 등 기본적인 권리도 지켜지지 않는 비인간적인 현장이었다. 건설노조가 만들어지고 투쟁을 통해 단체 협약과 일자리 보장, 노동자를 위한 안전한 현장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건폭몰이를 하면서 노조를 탄압하고 조합원들을 고용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었다. 그러면서 건설현장은 다단계 하도급, 외국인 인력으로 채워졌고 빈번한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

문화제에는 건설 조합원을 비롯해 건설노조를 응원하고 고공농성하는 동지들을 지지하는 많은 연대단체 회원들과 진보당 등 진보정당 당원들로 가득 찼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단결의 열기는 문화제가 진행되는 장소를 훈훈하게 데웠다.

​24일 오후 18시 30분, 여의2교 고공농성장 인근에서 개최된 건설노조 투쟁문화제에서 장옥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24일 오후 18시 30분, 여의2교 고공농성장 인근에서 개최된 건설노조 투쟁문화제에서 장옥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한편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은 22일, 고공농성 사태 해결을 촉구하면서 삭발하고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그는 2013년 투쟁하다 쓰러져 심근경색을 앓고 있다. 아직까지 약을 복용하는 등 단식 투쟁하기에 매우 위험한 몸 상태다.

장옥기 위원장은 “11월 9일 서울에 올라와서도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저 동지들이 내려오지 못한다면 윤석열을 그냥 놔두고 내려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건설노동자들에게는 칼을 들이대고 자기 패거리들의 죄는 묻어버리는 이런 권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 패거리를 퇴진시키는 것이 양회동 열사의 염원”이라며 “함께 투쟁해서 함께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이태환 수석부위원장은 “건설노조를 사수하는 것이 바로 민주노총을 사수하는 것”이라며 “양회동 열사의 유지가 살아있는데 주저하거나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11월, 12월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끌어내겠다는 결심을 조직하는 것이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라며 “건설노동자와 우리 국민들의 삶과 미래를 위해 윤석열 정권 끌어내리자”고 호소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11월 9일 노동자대회와 민중총궐기 성사를 위해 양경수 위원장이 전국의 현장을 순회하고 있다. 9월 12일 충북을 시작으로 강원, 울산, 제주, 인천, 대구, 경남, 경기, 부산, 전북의 현장에서 조합원들 만나서 11월 9일 윤석열 퇴진 투쟁에 함께 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오후 18시 30분, 여의2교 고공농성장 인근에서 개최된 건설노조 투쟁문화제 ⓒ한경준 기자
​24일 오후 18시 30분, 여의2교 고공농성장 인근에서 개최된 건설노조 투쟁문화제 ⓒ한경준 기자

윤석열퇴진경기운동본부 이종철 상임대표는 “대통령 하나 잘못 뽑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윤석열 정권이 보여주고 있다”며 “2년 반 만에 어떻게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릴 수 있는가”라고 한탄했다. 그리고 “짙은 어둠은 여명을 예고하듯 우리의 저항이 곧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고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열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언제 사람이 죽어도 이상하지 않고 현장에서 제대로 먹고 싸는 것도 허용되지 않던 것이 건설 현장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건설노조는 일당을 포기하면서까지 투쟁해 많은 것을 쟁취했고 우리는 건설노조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공 하늘 감옥에서 손짓하는 저 두 동지의 손을 맞잡고 사악한 정치와 건설 자본에게 반대한다 목소리 높여 달라”고 호소했다.

고공농성을 하는 건설노조 경기도지부 김선정 부지부장은 전화 통화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건설 노동자들이 희망을 잃고 목숨을 끊는 소식이 올라오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기에 우리는 이곳에 올라와서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옥기 위원장님의 단식 투쟁, 전국의 동지들이 함께 싸우는 그 힘을 믿고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24일 오후 18시 30분, 여의2교 고공농성장 인근에서 개최된 건설노조 투쟁문화제에서 양회동 열사의 부인 김선희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24일 오후 18시 30분, 여의2교 고공농성장 인근에서 개최된 건설노조 투쟁문화제에서 양회동 열사의 부인 김선희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한경준 기자

양회동 열사의 부인 김선희 씨는 “조합원분들은 목숨은 걸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며 “오늘은 제가 그동안 받은 위로의 말을 드리겠다. 지치지 말자. 힘내시고 건강하시라”고 말했다.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정양욱 지부장은 “저 위에 있는 두 동지는 자랑스러운 건설노조와 위대한 우리 조합원 동지들의 단결력만 믿고 버티고 있을 것”이라며 “더욱더 힘있게 투쟁하고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문화제를 마무리하면서 사회자는 “대구경북과 부산, 울산, 경남은 총파업으로 돌파했다”며 “다시 한번 힘차게 싸워보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파업가를 부르며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고공 농성장 인근에 설치된 응원 현수막 ​ⓒ한경준 기자
고공 농성장 인근에 설치된 응원 현수막 ​ⓒ한경준 기자
고공 농성장 인근에 설치된 응원 현수막 ​ⓒ한경준 기자
고공 농성장 인근에 설치된 응원 현수막 ​ⓒ한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