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신 특별전을 언제부터 고민했고, 기획 과정은 어땠나.
"국립진주박물관에 근무할 때부터 조금씩 생각하고 있었다. 박종평 선생님이 <난중일기>(글항아리) 번역본 책을 선물로 주셔서 이순신에 대해 좀 더 고민을 하게 됐다. 나중에 전시로 풀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전시는 기획 단계가 가장 어렵다. 기존 다른 전시에서는 이순신을 어떻게 조명했는지, 그렇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키포인트와 메시지를 갖고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인지 밑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전시 방향과 스토리라인이 정해지면, 전시하고 싶은 (대여와 같은) 유물 확보가 무척 중요하다. 이번에는 일본과 스웨덴 등 외국의 기관에 있는 유물도 대여해왔다."
- 특히, 해외 기관으로부터 유물을 대여하는 과정은 매우 까다로울 것 같은데.
"해외 기관과 유물 대여와 관련해 소통하는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일본 같은 경우 통상 2년 전쯤에는 섭외하고 접촉해야 한다. 스웨덴과는 계속 메일을 주고받았다. 이번에 전시한 일본 기관의 유물은 미리 가서 실사를 하고 유물 상태를 점검했다. 돌아와서는 대여 협조 문서를 보낸다. 그런 뒤에도 유물 대여에 관해 그쪽에서 방침을 결정하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때로는 상호 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한다.
대여가 확정이 되더라도, 유럽 같은 곳에서는 압류 면제 조항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유물을 반출해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유물 대여가 최종 확정되면 서로 보험을 들고, 호송관을 통해서 유물이 가져오는 절차를 밟는다. 이번 이순신 특별전에는 유물이 국내·외 45개 기관에서 왔다."
전시장 배경 음악, 한산·명량·노량 해전의 바다 소리
- 이번 전시에서 디테일한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전시실 내부 디자인과 영상 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전시할 유물이 확정되면 디자인 작업에 들어간다. 디자이너가 전시 기획자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디자인을 수정·보완하면서 완성해나가게 된다. 전시 영상도 효과가 크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영상도 전시 주제에 맞게 기획하고 작업을 진행한다. 디자인이나 영상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민해야 한다. 그 후 실제 전시실 공사가 진행되고, 마지막에는 그래픽 작업을 한다. 진열장, 인테리어 재질, 색, 받침대, 글자 포인트나 폰트 등 세부적인 부분을 확정하고, 패널을 만들어 설명카드를 완성하면 전시 준비가 마무리된다."
- 전시장 안에 잔잔하게 흐르는 배경 음악도 낯선 듯 익숙했다. 전시장에 전체적으로 배경 음악을 트는 게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이번 전시에는 시작부터 끝까지 음향을 넣었고, 이를 위해 스피커 20대를 설치했다. 전시의 서사와 함께 음향의 서사를 도모했다. 음향은 전시를 온몸으로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일종의 장치다. 이순신이 크게 이겼던 한산·명량·노량 해전의 바다 소리를 채집했다. 여기에 국악의 타악기, 구음, 칠채장단을 결합해 각 전시 파트별로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통일되게 음향을 만들어 전시 공간 전체에 흐르게 했다. 음향은 의식하지 않으면 잘 모를만큼 자연스럽게 전시장을 채웠고, 관람을 방해하지 않고 전시와 조화를 이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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