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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돌아와줘, 기다릴게”...안산 단원고를 밝힌 500여명의 염원

안산=김백겸 기자  발행시간 2014-04-18 00:06:02 최종수정 2014-04-18 07:26:33

17일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는 전날 전남 진도 인근 해안에서 침몰한 ‘세월호’에 탑승한 학생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염원이 모였다.

이날 오후 8시 30분 단원고 운동장에는 세월호 실종 학생들의 선·후배와 다른 학교 친구들, 시민 등 500여명이 모여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빌었다.

이들은 행사를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학교에 모여들었다. 친구끼리 만나 실종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감정에 북받쳐 오열하다 실신하는 학생도 있었다.

단원고 학생들, 세월호 생존자 우리가 구해줄께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500여명이 '돌아와줘,보고싶어,배고프지,기다릴께'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 중 진도에서 침몰 사고를 당한 2학년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들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1시간가량 운동장에 그대로 서서 ‘모두들 돌아와줘, 기다릴게’, ‘희망 잃지 마’, ‘배고프지? 엄마랑 밥 먹자’, ‘너희들 미소가 그립다’, ‘조금만 기다려 금방 구해줄게’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무사귀환을 염원했다. 참가자들이 펼쳐든 무사귀환 메시지에는 그리운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 있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들고 있는 메시지 뒤에 핸드폰 불빛을 비춰 마치 작은 은하수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우산이나 우비도 없이 쌀쌀한 날씨에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자리를 지키는 학생도 많았다.

학생들은 1시간 뒤 학교 건물로 올라오자 참아왔던 감정을 쏟아내듯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열하는 친구에게 울지 말라고 다독이면서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세월호 생존자 구조, 단원고 500여명의 기원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500여명이 '돌아와줘,보고싶어,배고프지,기다릴께'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 중 진도에서 침몰 사고를 당한 2학년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실종된 김진희·강부정 양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던 한 여학생은 “중학교 때부터 친해져서 고등학교가 달라졌어도 매일 만났다”며 “친구들이 보고 싶다.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이 학생은 ‘희망을 잃지 마’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다.

단원고 옆 단원중학교 학생들도 선배들이 무사하길 기원했다. 단원중 3학년인 한 남학생은 “자주 축구를 같이 하면서 잘 놀아 주던 형이 실종됐다”며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학년 4반 박정훈 군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는 노승리(16) 군은 “축구나 농구 등 운동을 같이 하던 친한 형”이라고 박 군을 소개하며 “제발 다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러면서 “공기가 남아있는 공간인 에어포켓에 사람이 있다고 한다”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단원고 행정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애들이 이런 것을 계획하다니 잘했고 기특하다”며 “아이들이 구조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 같고 그때까지 학교에서도 지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시 와동에서 온 백모(37) 씨는 학생들이 운동장에 서 있는 동안 주변에서 촛불을 들고 마음을 함께 했다. 백씨는 “아이들을 보면서 짠하다”며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단원고 전교회장의 이름으로 올라온 “이번 일로 우리가 후배들을 위해서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다 같이 마음을 모아서 메시지를 전달해볼까 한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이것인 것 같다”는 내용의 글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이번 행사가 이뤄졌다.

앞서 이날 단원고에서는 오후 8시 실종된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위한 ‘안산시민 촛불 기도회도 열렸다.

세월호 생존자 우리에게 돌아와줘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500여명이 '돌아와줘,보고싶어,배고프지,기다릴께'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수학여행 중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안산단원고
안산단원고 학생 등 500여명이 세월호 침몰로 실종된 친구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메시지를 종이에 적어 간절한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민중의소리
세월호 생존자 구조 기원하는 단원고 학생들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500여명이 '돌아와줘,보고싶어,배고프지,기다릴께'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 중 진도에서 침몰 사고를 당한 2학년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생존자, 보고싶어 돌아와 단원고에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500여명이 '돌아와줘,보고싶어,배고프지,기다릴께'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 중 진도에서 침몰 사고를 당한 2학년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생존자 보고 싶은 단원고 학생들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 500여명이 '돌아와줘,보고싶어,배고프지,기다릴께'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수학여행 중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생존자 구조 위한 눈물의 촛불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시민들이 연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자 무사귀환 촉구 촛불기도회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양지웅 기자
눈물의 촛불 기도, 세월호 생존자 구해주세요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시민들이 연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자 무사귀환 촉구 촛불기도회에서 한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생존자 구조 기원하는 아이들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시민들이 연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자 무사귀환 촉구 촛불기도회에서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생존자 위해 기도하는 안산 시민들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시민들이 촛불 기도회를 열고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안산시민 촛불 기도회, 세월호 생존자를 위해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시민들이 촛불 기도회를 열고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생존자 구조 기도하는 시민들의 촛불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시민들이 촛불 기도회를 열고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세월호 사고자들을 위한 촛불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 안산시민들이 촛불 기도회를 열고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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